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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양도 단번에 나눈다! 햄 샌드위치 정리

이번에 나눌 대상은 햄 샌드위치다. 직육면체 샌드위치라면 대각선 방향으로 칼질하면 한 번에 반으로 자를 수 있다. 만약 한쪽 빵은 누군가 귀퉁이를 뜯어먹었고 가운데 들어간 햄은 삐뚤어진 타원 모양이라면 어떨까? 샌드위치 재료를 마구잡이로 쌓아도 한 번의 칼질로 정확하게 반으로 자를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햄 샌드위치 정리’다. ‘n차원 *유클리드 공간에 놓인 양의 부피 혹은 면적을 가진 n개의 물체는 n-1차원의 공간으로 자를 수 있다’는 정리다. 쉽게 말하면 3차원 유클리드 공간에 놓인 3개의 물체는 2차원 평면으로 한 번에 반으로 자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반으로 자른다는 건 모든 물체가 각각 넓이나 부피가 반이 되도록 나누는 것이다. 

 

 

햄 샌드위치 정리는 1968년 폴란드 수학자인 후고 슈타인하우스가 처음으로 제안했고, 1942년 영국 수학자 아서 해롤드 스톤과 미국 수학자 존 튜키가 n차원에서 증명했다. 3차원의 경우 물체 3개를 한 번에 자르는 거라 빵 2장과 햄 1장이 들어가는 햄 샌드위치에 비유해 문제를 설명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유클리드 공간 고대 그리스 수학자 에우클레이데스(유클리드)가 생각했던 거리와 길이, 각도를 좌표계에 도입해 임의 차원으로 확장한 공간으로, 초중고에서는 이 공간에서만 기하학을 공부한다.

 

 

 

햄 샌드위치 정리는 이산수학에서 집합을 정확히 반으로 나눌 때도 쓰인다. 오른쪽 그림을 보면 파란색 점과 빨간색 점이 흩어져 있다. 이를 빨간 점들의 집합과 파란 점들의 집합으로 나눠 생각한다면, 평면에 놓인 2개의 집합을 정확히 반으로 나누는 직선이 반드시 있다는 것 역시 햄 샌드위치 정리로 설명할 수 있다.

 

이산수학에서 집합의 부피는 점의 개수로 정의되기 때문에 똑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고, 점들이 아무리 뿔뿔이 흩어져 있어도 직선 하나로 2등분할 수 있다. 

 

 

이렇게 유용한 햄 샌드위치 정리에는 한 가지 맹점이 있다. n차원의 어떤 복잡한 경우에도 반드시 해가 있지만, 그 해를 햄 샌드위치 정리가 찾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를 구하는 것은 컴퓨터를 이용하거나 다른 방법을 통해 계산해야 한다. 

 

맛있는 피자, 케이크, 햄 샌드위치가 눈앞에 있으면 허겁지겁 먹기 바쁜데 이렇게 분배 문제를 고민한 수학자가 많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문제를 떠올리고 풀면서 먹는 것보다 즐거워했을 수학자의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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