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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맛 끌어올리는 수학 모형

 

커피 맛은 원두의 종류, 물의 온도와 양, 커피를 내리는 사람의 기술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하지만 보통 20g 정도의 커피 원두를 최대한 미세하게 갈아 뜨거운 물에 노출되는 커피 원두의 표면적을 넓혀야 커피 맛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영국 수학자 제이미 포스터가 이끄는 팀은 커피 맛을 좌우하는 표면적을 넓히는 방법을 수학적으로 연구했다. 물과 커피 원두의 양, 원두 가루의 알갱이 크기, 수압 등의 요인을 따져 추출 효율을 예측하는 수학 모형을 만들었다. 

 

그러자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표면적을 넓히기 위해 곱게 갈린 원두 가루가 커피 원액을 거르는 필터를 막아 버렸다. 실제로 효율이 낮아 원두 낭비가 컸다. 이후 수천 번이 넘는 추출 실험과 계산 끝에 연구팀은 추출 효율을 크게 높이면서 맛의 차이가 크지 않은 방법을 찾았다. 바로 원두 가루의 알갱이를 크게 하고, 물을 덜 사용하거나 원두의 양을 일반적인 방법보다 15g 적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커피를 만들면 커피 찌꺼기와 재료비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었다. 한 카페에서 1년간 이 방법으로 커피를 판 결과 한 잔당 13센트씩 1년간 3620달러(약 478만 원)의 재료비를 절감했다고 한다. 에스프레소를 제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5초에서 7~14초로 줄어들었고, 커피 추출 수율은 18%에서 22% 로 높아졌다. 

 

여기서 커피 추출 수율이란 커피에서 커피 고형분이 얼마나 많이 추출됐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원두 20g, 물 200g을 사용해서 커피 200g을 얻었을 때 물이 196g이고 고형물이 4g이면 커피 추출 수율은 20%다. 

 

 

수학으로 예측하는 커피 맛 

 

영국 수학자 윌리엄 리는 커피 가루에 뜨거울 물을 붓는 순간 커피의 맛이 결정된다고 보고 그 맛을 예측하는 수학 모형을 만들었다. 리는 커피 원두를 아무리 곱게 갈더라도 확대해보면 가루 사이에 공간이 있어 물을 부으면 공간은 물로 채워지고, 물에 의해 커피 가루는 움직인다고 봤다. 

 

구멍이 뚫려있는 물체는 물 같은 유체에 의해 움직인다. 커피 가루를 구멍이 있는 물체로 보면, 커피 가루가 물에 녹는 현상은 물이라는 유체의 힘으로커피 가루가 움직이는 것이다. 마치 바짝 마른 스펀지에 물을 부으면 스펀지에 공간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모양이 변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용한 그라인더에 따라 가루 입자는 투박하게 클 수도 있고 미세하게 작을 수 있다. 그 결과 입자 사이의 공간의 크기도 달라진다. 커피 가루 입자가 크면 당연히 입자 사이에 공간도 많아져 물을 부어도 잘 투과한다. 반대로 커피 원두가 미세하게 갈리면 상대적으로 공간이 적다. 비어있는 공간은 물을 부으면 메꿔진다. 

 

리는 이러한 특징을 모두 수치로 표현해 수학 모형으로 나타냈다. 이 모형을 이용하면 커피가 얼마나 잘 갈렸는지, 커피의 농도는 얼마인지 알 수 있어 커피 맛 또한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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