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이 찾아하는 건 아니지만 막상 하게 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게 되는 보드게임 중에는 수학을 토대로 만들어진게 있다. 수학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수학이 있는 줄 모르지만, 수학자의 눈에는 확실히 보인다.
프랑스의 국민 게임 ‘도블’은 카드마다 8개의 그림 중 1개의 그림만 같게 설계돼 있어 같은 그림을 먼저 찾는 게 게임의 규칙이다. 무작위로 카드 2장을 뽑으면 그림이 딱 하나만 같다는 소리다. 그런데 여기에 수학이 숨어 있다.
2014년 서승현 강원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는 학회에서 만난 김종락 서강대학교 수학과 교수에게 도블을 건네며, 수학적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잠시 생각에 빠진 김 교수는 문득 ‘파노 평면’이 떠올랐다. 그렇다. 도블은 차수가 2인 사영 평면인 파노 평면을 응용해 만들었다.
프랑스 국민 게임 도블은 사영 평면
차수가 2인 사영 평면은 점 7개와 직선 7개가 만드는 사영기하학의 평면 공간이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두 직선은 한 점에서 만나거나 평행하지만, 사영기하학에서 두 직선이 항상 한 점에서 만나고 한 직선에는 최소 점이 3개 있다.
프랑스의 국민 게임 ‘도블’은 카드마다 8개의 그림 중 1개의 그림만 같게 설계돼 있어 같은 그림을 먼저 찾는 게 게임의 규칙이다. 무작위로 카드 2장을 뽑으면 그림이 딱 하나만 같다는 소리다. 그런데 여기에 수학이 숨어 있다.
2014년 서승현 강원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는 학회에서 만난 김종락 서강대학교 수학과 교수에게 도블을 건네며, 수학적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잠시 생각에 빠진 김 교수는 문득 ‘파노 평면’이 떠올랐다. 그렇다. 도블은 차수가 2인 사영 평면인 파노 평면을 응용해 만들었다.
프랑스 국민 게임 도블은 사영 평면
차수가 2인 사영 평면은 점 7개와 직선 7개가 만드는 사영기하학의 평면 공간이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두 직선은 한 점에서 만나거나 평행하지만, 사영기하학에서 두 직선이 항상 한 점에서 만나고 한 직선에는 최소 점이 3개 있다.

차수가 2인 사영 평면에 대한 설명을 들어도 쉽사리 도블과 연결이 되지 않는다. 대체 어떤 관련이 있을까? 카드 1장에 있는 그림이 8개가 아니라 3개인 미니 도블을 생각해 보자.
미니 도블 게임이 되려면 카드가 몇 장 있어야 할까? 카드 전체 그림의 종류를 6가지로 하면 4장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카드의 수가 많을수록 게임이 더 재미있어지는 걸 생각하면 최대한 카드의 수를 늘려야 한다. 그림의 종류를 하나 더 늘려 7가지로 정하면 카드를 7장까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림의 종류를 8가지로 늘리면 카드의 수가 3장으로 오히려 줄어든다. 따라서 최대 카드 수는 7장이다.
미니 도블 게임이 되려면 카드가 몇 장 있어야 할까? 카드 전체 그림의 종류를 6가지로 하면 4장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카드의 수가 많을수록 게임이 더 재미있어지는 걸 생각하면 최대한 카드의 수를 늘려야 한다. 그림의 종류를 하나 더 늘려 7가지로 정하면 카드를 7장까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림의 종류를 8가지로 늘리면 카드의 수가 3장으로 오히려 줄어든다. 따라서 최대 카드 수는 7장이다.

이 7장의 카드를 점으로 두고, 같은 그림이 그려진 카드를 선으로 연결하면 차수가 2인 사영 평면이 나타난다. 사영 평면의 성질을 이용해 도블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영 평면은 차수에 따라 평면을 이루는 점과 선의 개수가 다르다. 차수가 n일 때 점과 선의 개수는 n2+n+1로, 파노 평면의 차수는 2이기 때문에 점과 선의 개수가 22+2+1=7이다. 미니 도블의 카드 수가 7장인 이유가 이 때문이다.
실제 도블은 카드 1장에 그려진 그림이 8개인, 차수가 7인 사영 평면이다. 차수는 그림의 개수 빼기 1로 결정된다. 따라서 카드가 72+7+1=57장 필요하다. 하지만 도블의 카드는 55장이다. 도블 제작자가 일부러 2장을 뺐다.

전공 살려 만든 보드게임
김 교수는 수학적 원리로 만들어진 도블이 인기가 있는 걸 보고, 수학 보드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사실 김 교수가 수학자의 길을 걷게 된건 마방진 때문이다. 마방진은 가로, 세로, 대각선의 합이 같도록 1부터 n까지 숫자를 표에 적는 퍼즐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가 낸 3차 마방진의 답을 찾지 못해 자존심을 구긴 일이 벌어졌다. 친구는 아는데, 나는 답을 알지 못한다는 데 꽤나 마음이 상했다. 그 길로 김 교수는 꼬박 1주일 동안 마방진에 매달렸다. 집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잠자는 시간 외에는 마방진만 생각했다.
그 결과 4차 마방진의 해법을 찾아냈다. 단순히 4차 마방진의 해를 하나 찾은 것이 아니라 마방진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아낸 것이다. 이 원리는 4차 마방진뿐 아니라 8차, 12차 마방진에도 적용됐다. 김 교수는 “운이 좋게도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종의 수학 연구를 경험했다”면서, “혼자 힘으로 문제를 풀었다는 성취감에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고, 수학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수학자로 살면서도 마방진에 대한 관심을 계속 이어갔다.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3차 제곱수 마방진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도블을 만나면서 보드게임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처음 만든 보드게임은 마방진에 기반을 둔 빙고 게임이다. 빙고를 맞추면 마방진이 되도록 설계된 숫자 카드를 이용한다. 이어 해밍부호를 적용한 보드게임도 개발했다. 바로 ‘짝꿍을 찾아라’다.
컴퓨터는 정보를 2진수로 보낸다. 전송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없다면 정보를 정확하게 해독할 수 있지만, 어떤 경우 0을 1로 하나만 잘못 보내도 큰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자는 정보를 받는 사람이 스스로 오류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 중 하나가 해밍부호다.
해밍부호는 2진수 메시지의 각 자릿수의 합이 짝수가 되게 추가로 넣은 수를 일컫는다. 어떤 자리에서 오류가 났는지도 표시해야 하기 때문에 자릿수의 조합마다 짝수가 되는 수를 넣어 여러 개의 해밍부호가 붙는다. 결국 해밍부호를 써서 메시지를 보냈을 때 2진수의 합이 홀수면 오류가 있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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