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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방정식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이화여대 수학과 민조홍 교수


 
컴퓨터그래픽(일명 CG)으로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수학이 필요하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물이나 불과 관련된 장면은 CG 전문가들도 만들기 어려워 수학자가 직접 나선다고 한다. 대체 어떤 수학이 쓰이는 걸까?

변화를 예측하는 수학!


수학 교수라고 하면 미해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이와 연필을 들고 어려운 수식을 적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민조홍 교수님은 종이와 연필 대신 컴퓨터를 이용해 수학 문제를 해결한다. 대체 어떻게 된 걸까?

한성현 : 수학 교수라고 하면 미해결 난제를 연구하실 줄 알았는데, 영화 관련 일을 하셨다고 해서 놀랐어요. 교수님이 하시는 연구는 어떤 분야인가요?

민조홍 교수 : 응용수학의 한 분야예요. 응용수학은 순수수학을 이용해 다른 학문의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이죠. 금융수학, 전산수학, 생물수학 등 그 범위도 아주 넓어요. 이 중에서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미분방정식으로 예측하는 거예요.

최예원 : 미분방정식으로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죠?

민조홍 교수 : 미분방정식은 연속적으로 변화는 양과 변화율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방정식이에요.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변화를 분석하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있죠. 그런데 변화는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작은 영역에서 일어난 변화를 바탕으로 미분방정식을 세워요. 전체를 알기 위해서는 이런 작은 영역을 모두 합치면 되죠.
컴퓨터는 이런 미분방정식을 풀 때 사용합니다. 각 영역마다 미분방정식을 손으로 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각 영역별로 컴퓨터를 돌리면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내일의 날씨나 주가 등이죠. 특히 제가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은 물의 움직임이에요.

어려운 CG 작업, 미분방정식이면 OK!

민조홍 교수님의 연구는 한마디로 미분방정식을 세우고 푸는 것! 그렇다면 영화 CG 작업을 하는 데 미분방정식이 왜 필요한 걸까?

"영화 ‘슈렉’에서 가장 만들기 어려웠던 장면은 파콰드 영주가 쿠키맨을 고문하기 위해 컵에 우유를 따르는 모습이에요. 자연스럽게 보이려면 시간에 따라 떨어지는 우유의 양과 컵에 채워지는 우유의 양이 같아야 하는 등 고려해야 할 조건이 많거든요.
그런데 이것은 미분방정식으로 해결할 수 있어요. 따라서 수학자들이 만들죠. 먼저 우유를 양수, 공기를 음수로 두고, 우유의 영역을 함수로 나타내요. 원이나 타원처럼 정해진 함수가 있는 모양 말고도 모든 모양은 함수로 표현이 가능하거든요. 컵에 우유를 따르는 장면이니 각 부분마다 영역의 모양이 다르겠죠. 우유의 영역을 격자로 나눠 함수로 표현한 뒤, 함수의 변화를 분석하면 미분방정식을 세울 수 있어요. 컴퓨터가 미분방정식을 풀어 나온 숫자를 영상으로 변환하면 컵에 우유를 따르는 장면이 만들어지죠.
저는 2004년 디즈니 픽사의 의뢰를 받아 물과 젤리로 소를 만들었어요. 당연히 미분방정식을 이용했죠. 제가 물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물의 원리를 이용하면 자연현상을 모두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자연현상은 크게 이동, 확산, 평형으로 설명되는데, 물은 이 3가지 현상을 모두 가지고 있거든요. 최근에는 물에 고체를 떨어뜨렸을 때 고체와 물이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꿈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로 정하세요!

민조홍 교수님의 연구는 영화 CG 작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 응용된다. 공항에서 독가스 살포와 같은 테러가 일어나면 수로를 따라 자동으로 물이 흐르는데, 이 장치에도 쓰인다. 그렇다면 교수님은 어떻게 응용수학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일까? 또 응용수학자 되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최예원 : 어린 시절부터 수학자를 꿈꾸셨나요?

민조홍 교수 : 어린 시절에는 막연하게 수학자를 꿈꿨어요. 그런데 대학에 와서 공부해 보니, 평생 순수수학 공부에 매달릴 수는 없겠더라고요.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대학에서는 순수수학만 가르쳤거든요. 하지만 전 순수수학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어요.

한성현 : 그럼 어떻게 해서 수학자가 되신 거예요?

민조홍 교수 : 졸업 후 회사도 다니고, 친구들과 벤처회사도 운영했어요. 그런데 실제 산업현장에서 일해 보니 수학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미국으로 수학을 공부하러 갔어요. 거기서 응용수학을 알게 됐답니다.

최예원 : 제 꿈은 교수님처럼 수학자가 되는 거예요.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민조홍 교수 : 제 생각에는 ‘나는 앞으로 이것을 재미있게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꿈을 정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수학자라는 꿈은 너무 막연하니까, 어떤 수학공부를 하면 재미있을지를 찾아보세요. 이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책도 많이 봐야겠죠?

물을 한 잔 따라 마실 때도 자연의 경의를 느낀다는 민조홍 교수님.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물의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구현해 내는 것이라는 교수님의 말씀에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수학자의 열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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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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