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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동아가 선정한 10대 웰빙기술

 

흔히 전문가들은 “육체적 웰빙뿐 아니라 정신적∙사회적 웰빙이 모두 실현돼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진정한 웰빙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얼마전 발간된 ‘2003년 재난연감’ 에 따르면 지난해 재난은 총 28만8백69건으로 전년도 26만9천7백4건에 비해 4.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로 인해 발생한 인명피해만도 39만1천8백37명, 재산피해액은 2천1백79억원에 이른다.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사람은 모두 38만3천5백83명. 전년보다 8%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들어 지난 3월까지 전국 93만2천6백개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인한 인명피해는 2만6백49명, 하루평균 2백26명씩 사망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있다는 얘기다. 수도권 주민 1천명당 4백29명이 자신이나 주위사람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이상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이 중 12.4%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전체 장애인의 88%가 선천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사고로 인한 후천적 원인으로 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지난해 국내 농가에서 사용된 화학비료와 농약은 66만여t. 1ha당 3백42kg의 화학비료와 13kg의 농약이 우리의 식단을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통계를 보고 있자면 최근 유행하는 웰빙 열풍은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보인다. 너무나도 끔찍한 현실에서 벗어나 좀더 건강하고 여유롭게 자연스러운 삶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불고 있는 웰빙 바람은 묘한 여운을 자아낸다. 몸과 정신, 자연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삶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웰빙이란 화두는 미디어의 힘을 얻으며 이제는 하나의 거대한 상업적 트렌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웰빙 딱지를 붙인 공기청정기와 세탁기, 아파트가 소비자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한편에서는 천연성분을 사용한 고급 화장품과 운동 보조기구들이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웰빙 식품 시장규모는 연간 4천억원, 한해 팔려나가는 공기청정기 시장도 3천억원 규모에 이른다.

과연 이런 현상들이 인간에게 진정한 ‘웰빙적 삶’ 을 보장해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생활 주변을 고가품들로 채우거나 값비싼 음식을 먹는 삶이 새삼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상품에 초점이 맞춰진 웰빙이 얼마만큼 과학적 근거를 두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행복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현대인에게 ‘과학’으로 포장된 얄팍한 상술이 효과적으로 먹혀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웰빙은 지극히 개인의 소비와 노력으로만 이뤄진다는 편견이 지배적이다.

흔히 전문가들은 “육체적 웰빙뿐 아니라 정신적·사회적 웰빙이 모두 실현돼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진정한 웰빙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행복해질 때 가장 이상적인 웰빙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문명의 성장을 앞당겨 온 과학기술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과학동아는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의 건강과 안녕을 실현시켜줄 미래의 10가지 기술을 선정했다. 맑은 공기를 쐬려고 공기청정기를 사거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슬로우 푸드를 먹는 것이 웰빙이라고 설명하기엔 너무나 부족함이 많다.

불의의 사고로 시력과 청력을 잃고 시름에 빠진 사람들에게 다시 삶의 빛을 되돌려 주는 인공시청각부터 자동차 사고를 원천적으로 막아주는 충돌방지기술까지 각기 특색있고 미래 지향적인 연구들이 소개된다. 외모 콤플렉스나 업무상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현대인에게 자신감과 건강을 되찾아 주는 해피 드럭과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 때문에 밤마다 잠 못이루는 사람들에게 즐거운 밤을 되찾아주려는 연구자들의 노력도 함께 소개된다. 자연과 하나가 된 미래도시의 모습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과학기술은 성장 위주의 정책에 끌려왔던 경향이 없지 않다. 성장 제일주의라는 구호아래 ‘돈 되는’ 상품 개발에만 연구비를 투자해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성장 동력을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한해 수조원의 연구비가 집중적으로 투자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작 삶의 질과 관련되는 기술 개발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돈 안되는’ 기술에 연구비 투자가 이뤄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10대 웰빙 기술을 선정하면서 진정한 웰빙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려고 한다. 무조건적인 성장이 아닌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춘 과학기술에 대해 새로운 관심이 생겨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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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박근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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