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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희망’을 쐈다! 달 건너뛰고 화성으로 직행

올해 7월 화성으로 향하는 탐사 레이스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성공적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UAE는 7월 20일 자국의 화성 궤도선 ‘아말(Al Amal)’을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일본의 우주발사체 H2A에 실어 화성으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예정대로라면 아말은 7개월간 총 4억9350만km를 날아 UAE가 건국 50주년을 맞는 2021년 2월 화성 궤도권에 진입한다.

 

‘희망’ 뜻하는 아말 보내 화성 대기 연구
 

중동의 일곱 개 에미리트(부족국가)가 합쳐진 UAE는 인구 약 990만 명의 비교적 작은 나라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중동의 대표적인 산유국으로 국제유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1971년 연방정부가 출범해 2021년에 개국 50주년을 맞는다. 


UAE가 우주 탐사에 뛰어든 건 비교적 최근이다. 이번 ‘에미리트 화성 탐사(EMM·The Emirates Mars Mission)’를 총괄하는 UAE 우주청도 2014년에야 생겼다. 후발주자이지만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무엇보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달에 탐사선을 먼저 보내지 않고 곧장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건 UAE가 처음이다. 


아랍어로 ‘희망’이라는 뜻인 아말은 화성의 대기층을 연구할 목적으로 설계됐다. 아말에는 화성 대기층에 있는 오존의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특수 카메라(EXI)와 수소와 산소 성분을 측정하는 자외선 분광기(EMUS), 대기 중 얼음 결정과 수증기를 측정할 수 있는 적외선 분광기(EMIRS) 등 과학 실험 장비가 달려 있다. 


아말은 태양전지판을 펼쳤을 때 세로 3m, 가로 7.9m, 무게 약 1.35t(톤)인 궤도선이다. 기상 악화로 두 차례 연기 끝에 7월 20일 오전 6시 58분 14초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일본의 H2A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일본은 2012년 발사된 한국의 인공위성인 아리랑 3호를 시작으로 국제적으로 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발사를 포함해 총 42차례 발사된 H2A 로켓은 2004년 단 한 차례의 실패 이외에는 모두 성공했다.


첫 화성 탐사에 나서는 UAE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미국 콜로라도대 대기우주물리학연구소, 애리조나주립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등과의 협력을 택했다. UAE 우주청이 지원하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Mohammed Bin Rashid Space Centre)는 이들 기관과 공동으로 탐사선 아말에 탑재될 분석 장비를 설계하고 개발했다.


아말은 화성 시간으로 1년(약 687일)간 다양한 계절과 시간대별로 화성의 대기층을 관측해 화성의 1년을 담은 기후도를 제작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완성된 기후도는 전 세계 200개 이상의 대학과 연구기관에 제공될 예정이다.


최근 UAE는 우주 탐사에 부쩍 속도를 내왔다. 2018년에는 자체 제작한 정찰위성 ‘칼리파샛(KhalifaSat)’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에는 UAE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하자 알 만수리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냈다. 알 만수리는 2019년 9월 러시아의 소유스 MS-15 우주선을 타고 ISS에 도착해 8일간 머물렀다. 2117년에는 화성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사람들을 이주시킨다는 장기 우주 개발 로드맵도 꾸렸다.


UAE가 우주 탐사에 주력하는 이유는 과학기술의 집약체인 우주산업이 포스트 석유 시대를 이끌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UAE는 지난 10년간 우리 돈으로 5조 원 넘게 우주기술에 투자하며 우주 개발을 통해 미래 경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MBRSC는 장기 우주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의 NEK 시설에서 2020년 11월부터 8개월간 유인 우주 탐사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NEK 시설은 고립된 환경에서 인간의 심리적, 육체적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곳이다. 


정도는 다르지만 UAE는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물도 식량도 부족한 나라다. 100년 안에 화성에 사람을 보내고 신도시도 건설한다는,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UAE 우주청의 계획 안에 우주 개발을 통해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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