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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성 탐사 계획은? 화성에 가져갈 ‘잇’템 7

평균적으로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는 약 40만km, 화성까지는 2억km가 넘는다. 거리가 멀수록 탐사선을 실을 발사체에는 연료가 많이 들어가고, 연료를 많이 채우면 무거워져 비행 가능 거리가 짧아지는 악순환으로 임무 성공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전 세계는 화성 탐사를 포기하지 않는다.


화성은 태양계에서 지구를 제외하고 인간이 살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달의 경우 지구와 거리가 가깝지만 대기가 없어 온도차가 심하다. 금성은 표면 온도가 464도에 달해 사람은커녕 로봇조차 버티기 힘들다.


우리나라도 화성 탐사를 통한 우주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우주 탐사는 천문학적인 예산과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독자적인 탐사보다는 특정 기술을 앞세워 국제협력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령 캐나다는 캐나담(Canadarm)으로 불리는 로봇팔 기술에 특화돼있고, 이를 통해 우주 탐사에 참여하고 있다. 캐나담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돼 있으며,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추진 중인 달 정거장 게이트웨이(Gateway)에도 설치된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우주과학연구팀장은 “2030년대 유인 화성 탐사 등 국제 공동 프로젝트 참여를 목표로 삼고 있다”며 “6월 말 신설 팀을 꾸려 한국이 유인 화성 탐사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항우연이 유력한 후보로 꼽는 기술 중 하나는 생명 유지 장치다. 유인 탐사에는 호흡에 관련된 특정 기체를 탐지하거나 변환하는 장치 등 우주인의 생명을 유지하고 탐사 활동을 도울 다양한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게다가 이 기술은 잠수함 내 유독가스 탐지 같은 국방기술이나 미세먼지 관측 같은 환경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의 앞선 자동차 기술을 적용할 수도 있다. 화성 탐사 로버는 울퉁불퉁한 화성 표면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위해 자동차처럼 바퀴가 달린 형태가 유리하며, 자율주행기술도 활용할 수 있다. 최 팀장은 “올해 말까지 한국이 잘할 수 있는 주력 분야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 여러분이 화성에 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지고 가겠습니까. 과학동아는 독자 커뮤니티인 사이언스 보드 홈페이지(www.scienceboard.co.kr)를 통해 멤버들에게 ‘화성에 가져가고 싶은 3가지’를 물어봤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언급된 물건 7가지를 공개합니다. 사이언스 보드의 NASA 보드 어드바이저인 전인수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우주환경그룹장의 코멘트도 소개합니다.

 

화성에 가져갈 ‘잇’템 7

 

1. 식물(씨앗)
이유 : 국제우주정거장(ISS) 이외의 우주에서도 
싹을 틔울 수 있는지 궁금해서

전인수 : 먼저 화성의 환경을 살펴봅시다.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3분의 1 정도이고, 햇빛의 양도 지구의 절반밖에 안 됩니다. 대기권의 두께나 밀도도 낮아 자외선의 양은 훨씬 많고, 자체 자기장도 없어서 방사선의 세기도 훨씬 큽니다. 
일 평균기온은 영하 60도 정도로 대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이뤄져 있습니다. 화성의 토양에는 사람이나 미생물에 안 좋은 과염소산염(perchlorate)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모두 식물을 키우기에는 어려운 조건이죠.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NASA도 어떤 식물이 화성의 환경에 가장 적합할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ISS에서 하는 실험도 미래에 화성에서 시도할 여러 실험에 대비해 경험을 쌓고 지식을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2. 카메라(망원경)
이유 : 화성의 경관을 찍고,
 화성에서 밤하늘을 보려고

전인수 : 지구에서 사용하는 일반 카메라가 화성에서도 작동할까요? 다행히 화성에서 사진을 찍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화성에 가는 탐사선에 탑재된 특수 카메라도 우리가 쓰는 일반 카메라와 작동 원리는 같습니다. 다만 화성에서는 햇빛의 양이 적기 때문에 어둡게 나오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3. 탐사기지(집)
이유 : 화성에서 내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전인수 : 화성에서도 당연히 사람이 살 집이 필요합니다. 온도, 방사선, 모래폭풍 등 여러 위험에서 우리 몸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구에 있는 집을 화성에 가지고 가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NASA는 화성에서 직접 재료를 구해 집을 짓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ISRU(In-Situ Resource Utilization)’라고 합니다. 이번에 화성으로 떠나는 마스 2020에 실린 산소-이산화탄소 변환 장치(MOXIE)도 ISRU 기술 중 하나입니다. 이외에도 화성의 토양에서 물을 추출하는 기술 등이 필요하겠죠.


4. 과학동아
이유 : 막상 화성에 갔는데 심심할까봐

전인수 : 좋은 생각! 화성까지 가는 시간을 포함해 화성에 도착한 뒤에도 남는 시간이 많을 겁니다. 사람이 잠자는 시간 빼고 계속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우주인도 휴식시간이 꼭 필요하겠죠.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때 풀었던 수학 문제집이나 대학에서 공부했던 양자역학 전공서를 가지고 가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골치는 아프겠지만 문제를 풀다 보면 시간은 잘 갈 테니까요(웃음).

 

 5. 와이파이(WiFi) 공유기
이유 : 우주에 고립되지 않고 지구와 소통하기 위해

전인수 : 좋은 생각. 하지만 지구에 있는 친구와 소통하려면 와이파이보다는 최고 성능의 워키토키(휴대용 양방향 무선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고성능 안테나도 필요합니다. 실제로 화성에 간 로버들이 지구와 통신할 때 이런 방법을 이용합니다. 로버와 지구가 서로 마주 보고 있을 때는 극초단파(UHF) 같은 전파로 지구와 직접 교신하고, 로버와 지구가 직접 교신할 수 없을 때는 로버가 화성을 돌고 있는 궤도선에 신호를 보내면 궤도선과 지구가 교신합니다. 물론 이 모든 통신은 빛이 화성에서 지구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어 지연이 발생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겠죠.

 

6. 우주복
이유 : 튼튼한 우주복으로 몸을 보호하려고

전인수 : 화성에 갈 때 우주복은 필수입니다. 화성의 여러 지역을 탐사하려면 산소호흡기, 온도 조절 장치, 방사선 차폐 장치 등 우리 몸을 화성의 혹독한 환경에서 보호할 우주복이 꼭 필요합니다. NASA도 가볍고 성능이 좋은 우주복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7. 물곰
이유 : 생명체 중 가장 생존력이 강하고 극한의 환경도 버티는 물곰이 화성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보기 위해

전인수 : 실험 정신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참고로 지구에서 발견된 박테리아 중 영화 ‘코난-바바리안(Conan the Barbarian)’에서 이름을 딴 ‘코난 더 박테리움(Conan the Bacterium)’이라는 박테리아가 있는데, 방사선에 아주 강하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박테리아도 좋은 실험 표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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