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요즘 독도에 엄청 관심이 많아졌어요.
정말요?
네. 그리고 관심을 갖고 생각을 하다 보니까, 독도를 지키는건 역사적인 사료를 찾는 것도 좋지만 독도에 대해서 우리가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도 주변 지형은 어떻게 생겼는지, 주변 해수는 어떤 성분이고 그 안에는 어떤 어류가 살고 있는지 과학적인 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얼마 전에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가 완공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운영하는 곳인데 본격적인 활동은 6월부터래요.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알고 있나요?
음. 울릉도와 독도의 해양자원을 조사한다고 들었어요. 독도 주변 해양생물, 해저미생물도요. 참. 몇 년 전에 크게 유행했던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화장품이나 음료 개발 연구도 한대요.
그렇군요. 경상북도에서는 앞으로 이곳을 해양 연구 중심지로 활용하겠다고 했어요. 본래의 취지대로 성공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선생님. 심층수를 사용한 화장품 선전도 하던데요. 도대체 심층수가 뭐길래 이러죠?
과동이. 쿠로시오 해류, 북태평양 해류를 알고 있나요?
네. 주로 바람 때문에 바닷물이 순환하는 거잖아요. 북태평양 해류는 편서풍의 영향을 많이 받고요. 북적도 해류나 남적도 해류는 무역풍의 영향을 많이 받죠.
그래요. 그런 흐름은 지상풍의 풍향과 방향이 거의 같죠. 바람이 바닷물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표면에 한정돼 있어요. 이런 바닷물의 순환을 표층순환이라고 합니다.
그럼 그 아래에서는 순환이 일어나지 않나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수온 약층 아래에도 바닷물은 흘러요. 고여 있진 않답니다. 주로 수심 1000~4000m 이상 깊은 곳에서 흐르는 바닷물의 흐름을 심층순환이라고 해요. 물론 우리나라 주변의 표층순환 해류인 쿠로시오 해류처럼 하루에 수 백km씩 이동하진 않지만, 평균적으로 하루에 2~3cm씩 꾸준히 움직이고 있죠.
깊은 곳은 바람이 불지도 않는데 어떻게 바닷물이 움직이죠?
좋은 질문이에요. 주 원인이 달라요. 심층순환은 주로 바닷물의 밀도차에 의해 일어납니다. 주로 극지방에서 시작돼 전 세계를 순환하죠.
아! 밀도가 큰 물과 밀도가 낮은 물이 만나면 바로 섞이지 않고 층을 이루는 거 알아요. 차가운 물이 따뜻한 물보다 밀도가 크죠. 그래서 차가운 극지방 물이 아래로 침강하는군요.
그렇습니다. 우와. 과동이 대단한데요. 이것을 커다란 모형으로도 만들 수 있어요. 커다란 얼음을 수조에 띄우고 주변에 파란색 물을 천천히 떨어뜨려 주면 온도가 낮아진 파란색 물이 아래로 침강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자, 그리고 또 한가지. 밀도차를 발생시키는 다른 원인이 있어요. 뭘까요? 힌트. 심층해류는 지중해나 홍해에서도 발생해요.
아! 염분 때문인가요? 두 곳 모두 염분이 높은 곳이잖아요.
정답! 염분이 높을수록 바닷물의 밀도는 커집니다. 얼음이 얼 때는 물 속 순수한 물만 얼려고 해요. 그래서 바닷물이 어는 곳 주변 바닷물은 염분이 높아진답니다. 그러면 밀도가 커져서 침강하죠. 사실 수온이 낮다는 것만으로는 침강이 잘 일어나지 않아요. 염분이 중요하죠. 바닷물이 어는 곳 주변에서 침강이 일어납니다. 주로 북대서양 북부와 대서양 남부 남극 주위에서 일어나요.
그렇군요. 차갑고 짠 바닷물이 아래로 내려간 자리를 따뜻한 바닷물이 채우고, 침강한 심층수가 저위도로 내려가고 이렇게 순환을 하는 거군요.
이런 해수의 순환은 고위도와 저위도의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해요. 만일 순환이 멈춘다면, 적도 지역은 계속 뜨겁고 극지방은 계속 더 추워지겠죠. 아마도 지금과는 크게 다른 기후를 맞이할 거예요.
심층수는 심해 생물에게도 고마운 존재예요. 표면에서 산소를 얻어 침강하는 차가운 물이기 때문에 용존 산소량이 많아요. 따라서 수면에서 산소를 얻을 수 없는 심해 생물에게는 참 고마운 존재죠.
하지만 사람이 마셨을 때 병을 치료한다거나 특정한 기능을 가진 물이라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매우 빈약합니다. 미네랄이 풍부하다지만 표층수보다 의미 있게 많은 정도는 아니에요.
무조건 믿지 말고 과학적인 사실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는 자세가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