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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계의 끝판왕, 울트론은 내년 개봉 예정인 ‘어벤 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나오는 인공지능로봇이다. 울트론을 개발한 앤트맨은 자신도 히어로지만 다른 히 어로에 비해 능력이 부족하다는 열등감을 갖고 있었다. 이 열등감으로 인해 군법 회의에 회부되고 이혼까지 당 하는데, 이 책임을 다른 히어로에게 돌리게 된다. 히어 로들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힘을 넘어선 새로운 악당 ‘울트론’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울트론이 처음부터 히어 로들이 힘을 모아 상대해야 할 정도로 강력한 적은 아 니었다. 울트론이 강해진 이유는 앤트맨이 심어준 ‘인공 지능’에 있다.

인공지능은 현대 과학기술이 지향하는 최종 단계 중 하나다. ‘무인 ○○ 기술’이라는 이름이 붙기 위해서 는 반드시 인간을 대신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인공지 능이 필요하다. 앞으로 10년 안에 상용화가 될 것이라 는 무인 자동차도 결국은 자동차에 내장된 인공 지능 덕분에 가능하다. 항공기에는 이미 자동 이착륙 프로 그램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무인 전투기 ‘X-47B’가 베테랑 조종사도 어려워하는 항공모함 이착 륙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울트론의 능력은 단순히 주변의 정보 를 모아 상황판단을 하는 정도로 그치지 않 는다. 울트론의 인공지능은 정보를 학습하 고,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무시무시한 능력이다. 즉 ‘학습’을 통해끊임없이 발전하고 강력해지는 것이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같은 회사에서 개발하는 인공지능도 유사하다. 이 인공지능들은 ‘깊이 학습(deep learning)’이라는 기술을 이용한다. 구글 검 색엔진을 예로 들어보자. 아이디 ‘sol*****’를 가진 김 주황이 서울 용산에서 ‘신화’라는 키워드를 검색한다는 사실이 구글 인공지능에 저장된다. 처음에는 신‘ 화’를 검 색했을 때 그리스·로마 신화와 관련된 자료가 나온다. 그러나 아이돌 신화를 계속 선택하면 나중에는 아이돌 을 중심으로 자료를 제공한다.

그러나 구글의 검색엔진이 진정한 의미의 ‘학습하는 인공지능’은 아니다. 학습하는 인공지능이 되려면 인공 지능 스스로가 인간이 초기에 만들어 준 알고리즘을 바 꿀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간이 인공지능이 작동 하는 알고리듬을 ‘1→2→3→4→5→?’에서 답을 7이 나 오도록 프로그램을 입력해도 스스로 6이 나오도록 알고 리듬을 수정하는 것이다. 단순한 예시지만 현재 개발된 인공지능들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설정한 알고리듬 안 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알고리듬을 ‘스스로’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은 어마어마한 의미를 가진다.

울트론은 진정한 의미에서 ‘학습하는 인공지능’이다. 코믹스에서 앤트맨이 처음 만들어낸 울트론과 히어로 들이 없애려고 싸우는 최종 단계의 울트론은 완전히 다 르다. 자신의 단점을 스스로 보완하고 개조한 데다, 용 도에 따라 크기가 작거나, 혹은 힘이 센 복제 울트론을 만들어 적재적소에 사용한다. 상황에 따라 최적의 판 단을 내리고 실행한다.

한 가지 더. 울트론은 인공지능으로 끝나는 것이 아 니라 사람처럼 완벽하게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이다. 지난 해 12월 ‘DARPA 로보틱스 챌린지’를 보면 로봇이 자율 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 일인지 엿 볼 수 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로봇이 모였지만 ‘주 차구역을 걸어서 빠져나갈 수 있다’와 같은 평가 항목을 보면 아기가 걸음마 하는 것을 묘사한 듯하다. 하물며 히어로와 싸울 정도로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자율적 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과 더불어 아직은 갈 길 이 멀다.

악당계의 끝판왕, 울트론은 과연 언제쯤 눈앞에 나타 날 수 있을까.


울트론의 뛰어난 인공지능이 기능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가 받쳐줘야 한다. 수많은 자료를 모으고, 정리한 뒤 원하는 결과를 찾아내고, 최선의 결과를 선택한 뒤 부족한 부분을 보완까지 하는 인공지능을 대체 어떤 컴퓨터가 감당할 수 있을까. IBM의 왓슨만 해도 커다란 방 안에 가득 들어차 있는 슈퍼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 울트론의 두뇌에는 차세대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나 DNA컴퓨터라도 장착된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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