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RO 악당이 세계를 정복하려면](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2014/04/14926023035358c7acb49e6.jpg)
히어로와 악당의 경계는 모호하다. ‘맨 오브 스틸’의 조드는 지구인에게는 악당이지만 크립토니안에게는 희망이다. 크립토니안에 대항하면서 뉴욕을 초토화시킨 수퍼맨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겐 영웅이지만 뉴욕 시민에게는 원수일 수도 있다. 혹자는 악당과 히어로는 결과가 가른다고 말한다. ‘정의는 승리한다’가 아닌 ‘승리하는 자가 정의다’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악당이 ‘승리’해 ‘정의’가 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세계 정복의 목적을 분명히 하라
악당의 목적은 무엇일까. ‘악당=세계 정복’이라는 공식을 갖고 있지만 세계 정복이라는 말만큼 모호한 말도 없다. 세계를 정복해서 무엇을 할 것이란 말인가. 부를 한 손에 거머쥐는 것? 온 세상 사람들이 머리를 조아리는 것? 반면 히어로의 목적은 분명하다. 악당의 야망을 물리치고 현실을 유지하는 것이 히어로의 목적이다. 목적이 강한 만큼 그들은 강하다. 목적이 강할수록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지난해 9월 미국 코넬대 앤서니 버로우 교수는 ‘삶에 분명한 목적이 있을 경우, 인종에 대한 편견조차 깰 수 있다’는 연구를 ‘성격과 사회심리학 저널’에발표하기도 했다. 이 때문일까. 강력하고 매력적인 악당은 이제 ‘세계 정복’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악당은 세계를 정복하려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조드는 크립톤을 재건하기 위해 지구를 정복하려하고, 로키는 우주를 정복해 자신이 토르보다 왕이 될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려 한다. 끝까지 목적과 신념을 잃지 않는 악당은 퇴장도 아름답기 마련이다.
악당도 팀워크다
하나보다는 여럿이 강하다. ‘어벤져스’에서 쉴드는 막대한 에너지를 가진 큐브를 로키에게 빼앗기자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와 원래 쉴드 요원인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를 불러모아 팀을 짰다. 로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토르까지 합류했다. 반면 로키는 철저하게 혼자였다. 세계 정복은 한 사람의 뛰어난 능력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히어로가 없더라도 지구에 사는 70억 명과 싸워야하는 일이다. 이 때문에 매력적이고 유능한악당은 팀을 만드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다.
‘아이언맨 3’의 악당 알드리치 킬리언은 전쟁에서 다친 군인을 동료로 삼았다. 그가 만든 약물 익스트리미스는 희망을 잃은 군인들에게 새로운 삶을 제공했다. 그들은 무한히 돋아나는 팔다리에 희열을 느끼고 킬리언에게 충성했으리라. 매그니토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동료 뮤턴트를 모았다. ‘X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동료였던 찰스 자비에와 매그니토가 갈라서는 순간, 미스틱이 매그니토를 따라갔다는 것은 그만큼 매그니토가 팀원의 마음을 생각하고 매혹시키는 악당이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미국 미시간대 스티브 코즈로우스키 교수는 NASA의 유인화성 탐사와 관련해 재미있는 자료를 발표했다. NASA는 30년 안에 화성에 인간을 보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때 화성에 갈 우주인은 좁은 공간 안에서 8.5개월을 버텨야 한다. 코즈로우스키 교수팀은 8.5개월 동안 좁은 공간 안에 살아야 할 우주인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화성 정복’도 아닌 ‘화성 도착’에도 이렇게 팀워크가 중요한데, 지구 정복에서야 말할 것도 없다.
결정적 순간을 놓치지 말라
악당이 히어로에게 승리하고 세계를 정복하려면 ‘이러이러 해야 한다’라고 길게 늘어놓았지만,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악당이 히어로에게 승리하는 방법은 사실 매우매우매~우 간단하다. 왜 악당은 우위를 점했을 때 결정타를 날리지 않는가! 히어로를 궁지에 몰아넣고 최후의 한 방만 날리면 되는 상황에서 어째서, 왜 날리지 않는가. 히어로 영화에서는 히어로를 내려다보며 혼자 자아도취하다가 약점을 발견한 히어로에게 당하는 것이 악당의 역할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 12월 스포츠심리학 관련 저널에 실린 연구는 악당이 왜 마지막까지 자아도취하게 되는지 이유를 엿볼 수 있다. 호주 센트럴퀸즐랜드대 아만다 레버 교수가 발표한 이 논문에서는 자신의 목표를 다른 사람에게 널리 알릴수록 목표를 달성했을 때 성취감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악당에게 히어로는 자신의 목표를 이해하는 단 한 명의 청중이다. 목표 달성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성취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입을 여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악당은 쓰러지고 평화가 찾아오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악당이여, 아무리 성취감이 높다고 해도 목표 달성을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방심하지 말고 이제 지구를 정복해보자. 정복한 승리자가, 내가 곧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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