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약 105m×68m인 운동장 위에서 11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공 하나로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다. 105m×68m = 7140m2이므로 한 명이 무려 약 650m2을 책임져야 한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도 650m2이나 되는 공간을 한 사람이 맡기 힘들기에 선수들은 동료 선수와 협력해서 상대 팀 선수를 막아야 한다.
그런데 선수들이 아무 위치에나 서 있다면 자신의 구역을 사수하지 못하고, 결국 경기에서 질 수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대형이다. 축구 경기를 보면 한 번쯤 들어봤을 4-4-2, 3-5-2, 4-3-3 등이 바로 대형의 종류다. 대형은 선수를 경기장에 어떻게 배치하고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인지를 나타낸다.
보통 대형에서는 선수를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로 나눠 얼마나 많은 선수를 배치할 것인지 표시한다. 골키퍼를 빼고 수비수가 몇 명인지 먼저 쓰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4-4-2라고 하면 수비수 4명, 미드필더 4명, 공격수 2명을 배치하는 대형이다.
대형의 목적은 효율적으로 상대 공격을 막고 공을 빼앗아 골을 넣는 것이다. 주위의 동료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움직여야 하는데, 여기에 ‘+1’의 비밀이 숨어 있다.
공 근처에 상대 팀 선수보다 우리 팀 선수가 많으면 당연히 공을 사수하기에 유리하다. 그래서 선수들은 일정한 지역 안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수비수 3, 4명이 상대 공격수 1명을 막는다면 오히려 다른 곳에서 ‘수적 열세’에 놓일 수가 있다. 따라서 1명 정도만 더 많은 상황에서 막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대형 배치법이다.
수비수가 4명인 대형에 비해 수비수가 3명인 대형은 상대 팀보다 선수를 한 명 더 유지하기 위해 상황에 따라서 수비수가 올라가기도 하고 미드필더가 내려오기도 하는 등 움직임이 복잡하다. 좌우 수비와 중앙 수비, 미드필더 등 여러 위치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는 점도 제약이다. 따라서 수비수가 4명인 대형이 조금 더 유연하게 전술을 펼칠 수 있다.
삼각형 대형이 승리 비결
앞서 공을 잡았을 때 우리 팀의 선수를 한 명 더 유지해 수적 우위를 점하는 방법에 관해 알아봤다. 이제 축구에서 또다른 중요한 전술인 ‘압박’에 대해 살펴보자.
축구에서 압박을 강하게 하는 방법은 ‘삼각형’에서 찾을 수 있다. 상대 팀 선수가 공을 잡았을 때 세 방향에서 둘러싸는 것이다. 공을 잡은 선수 주위를 3명이 둘러싸면 각각이 꼭짓점이 되는 삼각형을 이룬다.
위의 경기장 그림과 같이 우리 팀 선수가 배치되면 상대 팀 선수가 공을 잡았을 때 주변에 있던 선수 3명이 삼각형 대형으로 압박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설명했듯이 우리 팀 선수 3명이 1명을 상대한다면 우리 팀이 2명이 더 많은 상태이므로 비효율적이다. 공을 잡은 선수가 패스하면 그곳에서는 오히려 선수가 모자라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선수들은 압박하는 삼각형의 면적을 줄이는 방법을 써야 한다.
공격과 수비 선수 사이의 거리가 멀면 그사이 공간이 넓고, 압박을 위해 만든 삼각형도 면적이 넓다. 이렇게 되면 공을 잡은 선수는 상대 선수가 다가오는 데 걸리는 시간 동안 여유 있게 주위를 둘러보고 드리블이나 패스 등 다음 행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공격과 수비 사이가 좁으면 삼각형의 면적도 좁다. 상대 선수가 순식간에 다가오므로 공을 잡은 선수는 다음 행동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어 공을 빼앗기거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압박을 강하게 하면 상대 선수가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는 삼각형 공간을 촘촘하게 만들 수 있다.
삼각형은 공격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아래의 삼각형 그림을 보자.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에 비해 한 명 더 많을 때 공격수는 2대 1 패스를 이용해 손쉽게 수비수를 지나갈 수 있다. 삼각형의 모양에 따라 양옆으로 넓게 벌리는 패스인지, 적진 깊숙이 침투하는 패스인지 성격이 달라진다.
공격수가 패스할 수 있는 상대가 2명이라면 더욱 좋다. 공을 잡은 공격수가 패스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2명이라면 상대 수비수는 삼각형의 가운데에 놓인다. 압박하기 위한 삼각형에서 공을 차지하고 있는 팀만 바뀐 것이다. 수비수는 공격수가 어디로 패스할지 모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지 못한다. 덕분에 공격이 훨씬 쉬워진다.
따라서 축구에서는 3명의 선수가 짝을 지어 연속적으로 삼각형을 만드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삼각형을 계속 유지한다면 짧은 패스를 통해 쉽게 상대 팀의 수비를 향해 돌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