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처럼 프로축구에서도 팀이 승리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프로야구에서는 선수의 가치가 주로 연봉으로 드러나지만, 프로축구에서는 연봉과 함께 이적료를 통해 나타난다. 매년 천문학적인 금액의 돈이 선수의 이적료로 각 구단 사이에 오고 간다.
세계 4대 축구 리그인 영국의 프리미어리그(EPL), 이탈리아의 세리에A, 스페인의 라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에서는 이적 시장이 1년에 두 번 열린다. 6월부터 8월까지 약 2개월 반 동안 열리는 여름 이적 시장과 1월 한 달 동안 열리는 겨울 이적 시장이다. 이때 우리 구단에 꼭 필요한 선수를 이적료를 내고 데리고 온다.
이적료는 선수를 영입하려는 구단에서 선수의 현 소속 구단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금액은 지금 받는 선수의 연봉과 나이 등 현재와 미래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한다. 보통 실력이 비슷하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한 유망주의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된다.
이적료 측정은 통계로!
적정한 이적료를 책정하기란 어려운 문제다. 고액의 이적료를 지급하고 선수를 데리고 왔는데, 그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 비용을 낭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021년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에서는 선수의 가치를 수치화하는 방법을 고안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2년 7월부터 2021년 11월 사이 유럽 5대 리그 팀(세계 4대 리그와 프랑스 리그1)에 소속된 선수의 정보를 바탕으로 ‘다중 선형 회귀 분석’을 해서 선수의 가치를 알 수 있는 공식을 만들었다. 다중 선형 회귀 분석이란 2개 이상의 독립변수(xi)를 가진 자료에서 독립변수가 종속변수(y)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독립변수에 따른 종속변수의 값을 예측하는 통계 기법이다. 이 연구에서 독립변수는 선수를 영입할 때 구단에서 고려하는 요소이고, 종속변수는 구하고자 하는 선수의 가치다.
구단에서는 선수를 영입할 때 기본적으로 12가지 요소를 고려한다. 남은 계약 기간, 선수 나이, 최근 2년 동안 공식 경기에서 뛴 시간, 지난 1년간 선수의 성적 향상 정도와 성적 저하 정도, 2년 동안 기록한 골 수, 1년 동안 기록한 어시스트 수, 1년 동안 패스에 성공한 횟수, 1년 동안 드리블 성공 횟수, A매치 출장 경기 수, 현 구단의 경제 수준, 지난 4번의 이적 시장에서의 상위 100개 이적 수수료의 평균값인 이적료 인플레이션이다. 여기서 이적 수수료는 선수가 이적시 에이전트가 가져가는 돈으로, 이적료의 최고 10%까지 부과된다.
수학자가 꼽은 최고 가치를 지닌 선수는?
2021년 당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톰 크로포드 박사는 누가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인지 수학적으로 찾기 위해 데이터 알고리듬 ‘The GOAT 인덱스’를 만들었다. GOAT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를 뜻한다.
The GOAT 인덱스는 발롱도르를 2번 이상 받은 축구 선수 10명을 추려 경기 기록, 우승 경력 등을 비교해 점수로 알려준다. 그 결과 최고점인 100점을 받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위에 올랐다. 2위는 호날두의 라이벌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로, 94점이고, 3위는 펠레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에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로, 85점이 나왔다.
여기서 발롱도르는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 풋볼’이 만든 상으로, 현재 전 세계 스포츠 기자로 구성된 기자단이 매 시즌 투표를 통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축구 선수에게 상을 준다.
크로포드 박사는 실시간 스포츠 정보를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 ‘라이브스코어’에서 “축구 세계에서 수학을 사용하는 방법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어 즐거웠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호날두가 최고 선수에 올랐지만, 다른 후보들의 기록도 쟁쟁해 GOAT 논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