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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의 신 1. 그래프로 패스를 분석하라!

축구의 기본은 패스다. 패스를 잘할수록 공격의 기회가 많아진다. 그런데 패스를 유기적으로 잘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한 스페인 데이터 과학자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래프 이론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래프 이론이란 수학에서 점과 이들을 연결하는 선들로 구성된 그래프의 성질을 연구하는 분야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하자 데이터 과학자인 하비에르 로페즈 페냐는 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한 이유 중 하나를 패스에 따른 조직력이라고 보고, 이를 그래프 이론으로 분석한 논문을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게재했다.

 

먼저 그는 선수 11명을 11개의 점으로 보고, 선수들 간의 패스를 선으로 본 뒤 그 관계를 행렬로 나타냈다. 예를 들어 4명의 선수가 그림 ❶과 같이 패스를 주고받았다고 하자. 행렬의 원소인 aijij로 패스한 횟수라 한다면, a11은 0, a12는 1, a13은 1, a14는 0이다. 같은 방법으로 행렬의 모든 원소를 구하면 그림 ❸과 같다.

 

 

페냐는 이렇게 행렬로 표현한 축구 기록에 그래프 이론의 ‘사이 중앙성’과 ‘클러스터’ 개념을 적용했다. 사이 중앙성은 서로 다른 점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인데, 여기서는 선수들끼리 패스할 때 특정 선수를 통해 패스가 거쳐 가는 정도다. 즉, 사이 중앙성 값이 큰 선수는 이 선수를 거쳐 가는 패스가 많다는 뜻이다. 클러스터는 그래프 안에 조밀하게 모여 있는 집단을 뜻하는데, 축구에서는 3명의 선수가 삼각형 구도를 통해 패스를 주고받는 상황이라고 봤다.

 

그는 이 같은 방법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팀의 경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우승팀인 스페인의 패스 수는 다른 국가보다 월등히 많았고, 삼각형 구조로 패스를 주고받는 능력이 뛰어났다. 이뿐만 아니라 스페인 팀은 사이 중앙성 값도 작았다. 독보적인 스타 선수 중심이 아닌 모든 선수가 많은 패스를 통해 조직적인 경기를 치렀다는 뜻이다.

 

그래프를 이루는 모든 점이 나머지 모든 점과 연결된 그래프를 뜻하는 ‘완전 그래프’의 수치도 9로, 11명 중 무려 9명이나 서로 간에 모든 패스를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패스 그래프는 어떨까?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16강전에서 우리나라의 패스 횟수는 227회, 클러스터링 평균값은 24.4로 분석됐다. 우리에게 1 대 2 패배를 안겼던 우루과이의 패스 횟수는 117회, 클러스터링 평균값은 14.3으로 우리나라보다 적었다. 

 

반면 스타 선수 의존도를 나타내는 사이 중앙성의 평균값은 우루과이(4.8)가 우리나라(2.6)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그만큼 두 팀의 스타일이 크게 달랐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패스 그래프를 보면 앞서 나온 스페인의 그래프와 비교해볼 때 굵은 선의 개수가 적고, 굵기도 가늘다. 스페인보다 상대적으로 패스의 횟수가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주장인 7번 박지성 선수를 주축으로 16번 기성용 선수와 17번 이청용 선수가 활발히 패스를 주고받은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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