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라, 고니, 아타우, 곳푸, 루핏은 모두 2009년 발생한 태풍 이름이다. 그런데 태풍 이름을 가만히 살펴보니 어느 나라 말인지, 어떤 뜻인지 알 수 없는 알쏭달쏭한 단어가 많다. 태풍 이름은 어떤 방법으로 정하는 걸까? 그리고 또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지금부터 태풍 이름을 정하는 방법과 태풍 이름의 뜻을 알아보자.
✚ 태풍 이름은 1953년 호주 기상 예보관들에 의해 처음으로 지어졌다. 태풍이 한 지역에서 여러 개 발생하면서 혼란을 막기 위해 이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호주 기상 예보관들은 태풍에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였다. 예를 들어 싫어하는 정치가 이름이 앤더슨이라면 “현재 앤더슨이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 와 같이 예보했다.
이후 미국 공군과 해군에 의해 태풍 이름이 공식적으로 정해졌다. 보통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해서 태풍 이름을 지었는데, 그 결과 1978년까지 태풍 이름의 대부분은 여성 이름이었다. 사라와 루사, 그리고 마리아와 같은 이름이 대표적인 예다.
한편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아시아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과 경계를 높이기 위해 아시아 지역 14개국에서 각각 10개의 이름을 정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총 140개의 태풍 이름을 5개의 조로 나눈 뒤 순서대로 태풍 이름을 부르도록 결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상청에서 태풍 이름을 공모하여 순우리말 70개를 태풍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중 발음하기 쉬운 10개의 이름 개미, 제비, 나리, 너구리, 장미, 고니, 수달, 메기, 노루, 나비가 태풍 이름으로 채택됐다.
각 나라에서 내놓은 태풍 이름에는 어떤 뜻이 있을까? 나라마다 제출한 태풍 이름에는 공통적으로 동물이나 식물을 뜻하는 단어가 많았고, 지역 이름이나 신의 이름도 있었다. 동물을 뜻하는 태풍 이름의 예로는 캄보디아의 사리카(노래하는 새), 일본의 우사기(토끼), 중국의 하이마(해마)가 있다. 그리고 식물을 뜻하는 태풍 이름의 예로는 마카오의 린카(연꽃), 말레이시아의 믈로르(자스민 꽃), 태국의 꿀랍(장미)이 있다. 이처럼 태풍 이름은 발음하기 편한 것, 그리고 예쁘고 순한 동물이나 식물을 사용한다. 태풍이 고요하게 지나가기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듯 보인다.
이제부터 태풍 이름을 먼저 알고 태풍을 기다려 보면 어떨까? 올해 태풍이 이름에 담긴 뜻처럼 고요하게 지나가길 바라면서 말이다.
너무 강한 태풍은 이름 바꿔~!
세계기상기구는 매년 열리는 회의에서 막대한 피해를 준 태풍 이름을 더 이상 쓰지 않기로 결정한다. 2000년 이후 은퇴한 태풍 이름은 16개다. 2002년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준 태풍 루사는 누리로 바꿨고, 2003년 태풍 매미는 무지개로 이름이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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