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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쌉쌀한 첫사랑에 빠진 도형


달콤쌉쌀한 첫사랑에 빠진 도형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로 향하던 중 열차 고장으로 브라쇼브를 여행하게 된 허풍과 도형. 드라큘라 성에서 진짜 드라큘라일지도 모를 백작을 만난다. 이를 안 허풍과 도형은 두려움에 재빨리 루마니아를 떠나 터키로 향하는데….

1. 이스탄불 최고 요리를 맛봐라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는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한 허풍과 도형. 이곳저곳 구경거리를 찾아 신나게 돌아다니고 있다.

“도형아, 아무리 구경거리가 많아도 잊지 말고 꼭 찾아봐야 하는 것이 있단다.”

“선생님, 그 정도는 저도 알아요. 벌써 몇 번째 나라인데…. 바로 맛있는 음식~!”

바쁜 여행 도중에도 식사 시간만큼은 꼭 챙기는 허풍과 도형. 시내에 있는 작은 식당에 들어선다.
세계에서도 손꼽힌다는 터키 음식을 기대하며 눈을 초롱초롱 빛낸다.

“윽…, 퉤!”

땡그랑, 스푼을 세게 내려놓고만 허풍. 씩씩거리며 주방장을 부른다.

“이걸 어떻게 먹으란 거요? 이렇게 맛없는 음식을 내다니 경성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오.”

“정말 죄송합니다. 평소 사용하던 저울의 눈금이 이상해져서 계량이 잘못됐습니다. 다시 만들어 오겠습니다.”

고개를 들지 못하는 주방장 앞을 한 소녀가 가로막으며 말한다.

“우리 아빠의 요리는 이스탄불 최고라고요. 저울만 고장 나지 않았다면….”

“아저씨, 제가 그 저울을 한번 볼 수 있을까요?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서요.”

주방으로 안내 받은 도형은 설명을 듣는다.

“그러니까 저울의 눈금을 정확하게 맞추려면 이 표를 이용해야 하는데 표에 써진 숫자가 지워져서 눈금을 맞출 수 없다는 거죠? 어디 보자. 붉은색 테두리 안에 지레원리를 이용해 받침점(▲)을 중심으로 평형상태가 되도록 0부터 3까지의 숫자를 넣으라는 거군요. 당연히 테두리마다 받침점이 들어가야 하고, 표 밖에 써진 수는 그 줄에 들어갈 숫자의 합을 나타내는 거라면….”
 

저울의 받침점 예시


2. 미네에 대한 마음이 부끄러운 도형

금세 저울을 고친 도형. 주방장은 재빨리 음식을 다시 내온다.

“음~! 이스탄불 최고라는 말이 정말이었어요. 진짜 맛있어요.”

“이 정도 맛이라면 경성에서도 먹히겠어!”

문제를 해결하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은 허풍과 도형.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혹시 오벨리스크는 둘러 봤니?”

주방장의 딸인 미네가 로마제국의 황제가 이집트에서 오벨리스크를 가지고 왔다고 알려 준다.

“이집트라면 수수께끼를 내는 괴물이 있는 곳이지? 그곳에서 퍼즐이나 수수께끼를 많이 가지고 온건가? 히히.”

“너, 퍼즐을 좋아하는구나? 호호.”

“잠깐 잠깐, 나의 풍부한 경험에 따르면 지금 너희 둘은 연애 초기 단계가 틀림없어. 서로의 관심사를 알아가는….”

허풍의 말에 얼굴이 빨개진 도형은 허둥지둥 말을 돌린다.

“참, 선생님. 우리 빨리 숙소로 돌아가요.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식당을 나선 허풍과 도형은 숙소로 향한다.

“도형아, 남녀관계란 말이다….”

“아까 미네가 오벨리스크 근처에 가면 재미있는 퍼즐이 있다고 했어요. 가는 길에 잠깐 들렀다가 가요.”

아직도 얼굴이 빨간 도형은 후다닥 광장을 향해 달려간다.

“도형아, 경험자로서 말이다….”

“이 근처라고 했는데…, 여기다! 음…, 삼각형 안에 숫자는 꼭짓점에 있는 알파벳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혹시 알파벳마다 나타내는 숫자가 있는 게 아닐까? 그럼 알파벳이 나타내는 숫자와 삼각형 안에 숫자가 나타내는 관계식을 알아 내면 쉽게 해결하겠는걸.”

도형은 허풍의 말을 못 들은 척한다.

알파벳이 나타내는 숫자와 삼각형 안에 숫자가 나타내는 관계식


3. 사랑의 메신저로 나선 허풍

“선생님, 선생님. 빨리 일어나세요. 배고파요. 밥,밥 먹어요.”

“도형아, 아직 해도 안 떴는데 밥 타령이니? 혹시 빨리 식당에 가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 아니냐?”

어제부터 계속해서 얼굴이 빨개지는 도형.

“아, 아니에요. 너무 이른 시간인가? 그러고 보니 졸린 것 같기도 하고….”

도형은 다시 침대에 누워 일부러 코를 곤다.

“산책도 할 겸 나가 보자꾸나. 도형아, 빨리 씻어라 . 꾀죄죄한 얼굴로 만나려는 건 아니겠지? 하하.”

산책을 굉장히 짧게 끝내고 식당으로 향한 허풍과 도형.

“도형아! 아저씨! 일찍 나오셨네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꿀과 빵을 내올게요. 터키의 꿀은 아주 유명하답니다.”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미네의 안내로 이스탄불 여행을 시작한다.

“자, 그럼 이 몸은 차라도 한잔하면서 잠시 쉬고 있을 테니 둘이서 재미있게 다녀오도록 하렴. 후훗.”

경험이 풍부한 허풍은 둘만의 시간을 주기로 한다. 하지만 내심 도형이 같이 가자고 불러주길 바란다.

“쳇! 냉정한 녀석. 여자한테 빠져서는…. 어른인 내가 이해해야지. 그건 그렇고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허풍은 터키의 전통빵 시미트를 먹으며 퍼즐을 푸는 사람들을 발견한다.

“원과 네모 칸에는 한자리 숫자가 들어가고, 선으로 이어진 네모 칸에는 연결된 두 원에 들어갈 숫자의 곱이 들어가는 문제로군. 이 정도면 도형이 녀석도 쩔쩔매겠는걸. 써먹어야지. 히히.”
 

원과 네모칸에는 한자리 숫자가 들어가고, 선으로 이어진 네모 칸에는 연결된 두 원에 들어갈 숫자의 곱이 들어가는 퍼즐 문제


4 미네의 마음
 

숫자 조각


“도형아, 넌 여기저기 많은 곳을 가봤구나? 나는 아직 다른 곳엔 간 적이 없는데….”

“다 선생님 덕분이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 인정 많고 따뜻한 분이셔. 겁이 좀 많으시긴 하지만….”

도형은 허풍의 재미난 성격과 가끔 용감한 모습, 항상 긍정적인 태도 등 자기가 존경하는 허풍에 대해서 자랑처럼 이야기한다.

“난 우리 선생님을 존경해.”

“선생님은 참 멋진 분이구나. 난 네가 부러워.”

도형과 미네의 즐거운 시간도 해가 저물어 가자 끝이 난다.

“벌써 저녁이네. 선생님 많이 삐치셨으려나? 식사시간 늦는다고 화낼지도 몰라.”

둘은 서둘러 식당으로 돌아온다.

“도형아, 이 퍼즐 한번 풀어 봐라. 이 선생님께서 야심차게 준비한 퍼즐이란다. 쉽지 않을걸~.”

그러나 3분 만에 문제를 풀어 버린 도형.

“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구경했어요. 선생님도 같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 다음 번에 선생님도 같이 가요? 선생님?”

의기소침해 어떤 말도 들리지 않는 허풍.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저 멀리 에서 미네가 뛰어온다.

“무슨 일이야? 이렇게 뛰어오고?”

“이걸 전하려고요…. 여기 제 마음이….”

미네는 허풍을 향해 상자를 내밀지만 도형은 자신에게 주는 줄 알고 받아 든다.

“응? 마음? 아, 저기…, 사실은 나도 너를….”

도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저 멀리 달아나 버린 미네.

“오~, 나도형. 드디어 미네의 마음을 산 거냐?”

또다시 얼굴이 빨개진 도형은 상자를 열어 본다.

“숫자 조각이잖아. 숫자 뒤에는 글이 쓰여 있네. 가로세로가 각각 5줄이 되도록 정사각형으로 배열하면 되겠어. 그런데 각 행과 열에 나타나는 숫자가 서로 같아야겠는걸. 즉 2행과 2열에 나타나는 다섯자리 숫자는 서로 같아야 해.”

도형의 쓰라린 첫사랑

밤을 꼬박 새워가며 퍼즐을 푼 도형. 한숨을 내쉬더니 멍하게 앉아 있다.

‘아저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었어요. 하지만 제 마음은 표현해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용기를 냅니다. 지금은 어려서 어쩔 수 없지만 나중에 커서 꼭 아저씨의 나라에 갈 거예요. 그때는 아저씨가 이곳저곳을 소개해 주셔야해요. 그럼 그때까지 항상 건강하세요. 미네.’

도형은 멍하니 침대에 눕는다. 잠을 자려고 해도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마음 한구석이 쓰리고 아팠지만 처음 느끼는 이런 감정에 어쩔 줄을 모른다.

“녀석 참, 그렇게 마음에 걸리면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고백해 버려. 남자라면 사랑에 후회를 남겨선 안 되는 거야.”

혹시나 미네의 마음을 허풍이 알면 마음이 더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든 도형은 허풍의 말에 벌떡 일어나 허겁지겁 퍼즐 조각을 챙겨 숨긴다. 아무것도 모르는 허풍은 도형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대체 선생님의 어떤 점이 좋은 걸까? 나랑 선생님이 어디가 다르지?’

도형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허풍을 한동안 빤히 바라본다.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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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 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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