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을 방류하는 농도에 대한 국제 기준은 없다. 이에 도쿄전력은 자국의 방출규제기준에 따라 기준을 만들고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의 허가를 받았다. 그 기준은 삼중수소 6만Bq(베크렐)/L, 세슘-134 60Bq/L, 스트론튬-90 30Bq/L 등이다.
3월 31일 도쿄전력이 알프스 배출구 3곳에서 방사성 물질 농도를 측정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 핵종은 여러가지 핵종 중 삼중수소뿐이었다. 도쿄전력은 삼중수소를 희석 방류해 1500Bq/L 이하로 맞추겠다고 밝혔다.
베크렐은 방사성 물질에서 방사선이 얼마나 나오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국제 단위이다.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미치는 단위로는 시버트를 사용한다.
정용훈 교수는 “기준에 맞는 처리수가 희석돼 방류된다면, 이는 음용수 기준까지도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정한 음용수 기준은 연간 1mSv(밀리시버트) 이하인데, 일본이 기준에 맞춰 처리수를 방류한다면 그 물에 1년 동안 노출돼도 1mSv 이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버트라는 단위가 인체가 받는 영향을 완벽하게 나타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예시로 백도명 서울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워킹 레벨 월(working level month)’을 들었다. 이는 라돈에 노출되는 광부들의 누적 노출량을 측정하기 위해 만든 단위다. 1m³ 공기 중 라돈과 라돈이 붕괴하며 발생하는 핵종에 170시간 노출됐을 때 받는 피폭량을 기준으로 둔다.
백 교수는 “붕괴 이후 발생하는 다른 핵종의 방사선 영향까지 고려한, 구체적인 단위가 필요하다”며 “후쿠시마는 새로운 형태의 사건이고 재앙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새로운 체계가 연구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팩트체크
❶일본 자료에서 정화처리시설 배출구의 방사성 물질 농도는 삼중수소 제외 모두 기준치 이하였다. 계획대로 희석한다면 음용수 기준까지 만족하는 물이다.
❷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인류에 처음 있는 일이다.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없다.
❸광부들의 방사선 노출 문제가 대두되자 ‘워킹 레벨 월’이라는 새로운 단위가 만들어졌다. 오염수 방류 시에도 그 영향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단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