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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6. 삼중수소가 몸 속에서 암을 유발한다?

유전체를 아주 세밀히 들여다보면 A, T, C, G와 같은 염기가 두 개씩 손을 잡고 있다. 이런 연결은 100mSv 이하의 저선량 방사선에도 끊어질 수 있다. 삼중수소는 붕괴하며 베타선을 방출한다. 이때 방출되는 베타선의 에너지는 평균 5.7keV로 C-14(49KeV), 세슘-137(1176KeV)이 방출하는 방사선에 비하면 에너지가 크지 않다. 하지만 삼중수소가 유전체를 끊을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삼중수소가 몸속에 들어오면 대부분은 물(H2O)에서 하나의 수소가 삼중수소로 바뀐 ‘HTO’ 형태로 존재한다. 그리고 간혹 유기화합물과 만난 ‘OBT(유기결합삼중수소)’로 존재하기도 한다. HTO로 존재하는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반감기는 약 12일이다. 12일 이후에는 인체에 흡수된 삼중수소 절반이 체외로 배출된다. 다만 OBT의 경우 짧게는 40일에서 길게는 350일까지 우리 몸에 머문다.

 

이렇게 몸에 남는 삼중수소의 양은 극히 적다. 2011년 캐나다원자력안전위원회가 ICRP의 ‘삼중수소수의 생물역학’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 몸에 삼중수소가 들어와 존재할 수 있는 형태의 97%는 HTO다. 나머지 3%는 반감기가 약 40일인 OBT와 반감기가 350일인 OBT다.

 

몸속 삼중수소는 거의 물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47%가 소변으로, 3%가 대변으로, 50%는 땀 등의 배설물로 배출된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삼중수소가 빠져나가기 전, 몸속에서 붕괴해 세포가 피폭될 가능성이다.

 

ICRP에서 제안한, 자연 방사선 외에 인공 방사선에 대한 추가 피폭 제한 권고치는 연간 1mSv이다. 정용훈 교수는 “일본이 방류할 계획인 삼중수소의 양은 1500Bq/L로, 그럴리 없겠지만 방류된 오염수를 매일 2L씩 마신다면 1년에 피폭량이 0.02mSv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전복 1마리, 바나나 200개 정도를 먹었을 때 몸에 미치는 영향 정도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부 피폭 위험이 아예 없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도경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대한의사협회지를 통해 유전체 사슬이 1개만 끊어졌을 경우엔 바르게 회복되지만, 2개 이상 끊어지면 극히 드물게 암이 발생하거나, 암 억제 유전자의 손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또 다시 저선량 방사선의 위험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진다.

 

강건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의료학과 교수는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세포는 계속 죽고 DNA는 계속 변화하지만, 우리 몸의 수정 메커니즘이 탁월하다”며 “저선량 방사선으로 인한 세포 변형이 암을 일으킨다는 역학적 근거가 아직은 부족하다”고 의견을 표했다.

 

전문가 팩트체크

❶삼중수소가 방출하는 방사선의 에너지는 매우 약해서 전문가들은 대부분 삼중수소가 몸속에 들어와도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

❷삼중수소는 대부분 몸 밖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극히 일부는 몸 안에 1년 가량 머문다.

❸저선량 방사선으로 인한 유전자 변형이 암을 일으킨다는 역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❹저선량 방사선의 위험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드물지만 암세포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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