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오 포스코 사장, 김범수 NHN 대표, 민현식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심명필 인하대 공대 학장….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공과대학을 나와 성공한 사람들이다.
요즘 공학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퍼지고 있고 우수한 청소년들은 의대나 법대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세계의 변화를 주도하는 지금, 공학은 가장 많은 부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공학자야말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 될 수 있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철학자나 정치가가 아니라 바로 공학자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에게 공학에 대한 꿈과 비판적 안목을 심어주기 위해 서울대 공대와 과학동아가 2004년부터 함께 펼치고 있는 ‘비사이언티스트’ 프로젝트가 책으로 엮여 나왔다. ‘공학에 빠지면 세상을 얻는다’는 이름의 이 책에서 과학동아 기자들이 직접 만나 인터뷰한 20명의 공대 출신 유명 인사들은 한 목소리로 “공학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한다. 공학이 삶의 보람과 부를 함께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김범수 대표는 벤처 사업을 체계적으로 꾸려나가는데 산업공학이라는 그의 전공이 한몫했다고 말한다. 대학 시절부터 공학과 경영학을 함께 배워 창업에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로봇 전문가인 김문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지금 생각해도 로봇 분야에 몸담길 참 잘했다”며 인간의 동반자인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여종기 LG화학 사장은 “일단 시작하면 재미와 보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미래의 공학도를 격려한다. 이밖에도 양흥준 LG생명과학 사장, 김동진 현대자동차 사장, 송문섭 팬택앤큐리텔 사장, 정윤찬 영국 사우스햄턴대 박사, 장문석 IBM본사 연구원 등 쟁쟁한 선배 공학도들이 독자와 만난다.
아직도 공학을 기계공학, 전자공학, 화학공학 등으로만 나누고 있다면 이 책에서 공학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뜰것이다. 로봇공학, 자동차공학, 항공우주공학부터 이동통신공학, 포토닉스, 생체재료공학, 수자원공학, 지구환경시스템공학 등 20개 첨단 공학 전공의 현재와 미래를 서울대 공대 교수들이 친절하게 설명한다. 미래를 설계하는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지침서일 뿐 아니라 공대를 지망하려는 수험생에게는 최고의 면접 참고서다.
이제 과학기술은 한 나라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됐다. 공학자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국가의 자립조차 장담할 수 없는 ‘공학의 시대’다. 이 책은 한 사람의 공학자가 사회와 국가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현대에는 작은 세라믹 콘덴서를 개발하거나 성능이 뛰어난 철강을 만드는 것이 무기를 든 전쟁에서 이기는 것 이상으로 국가에 이익을 안겨준다.
어떤 분야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나를 알고 그 분야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20명의 공학도 선배들은 젊고 성실한 인재가 공학을 전공했다면 앞날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공학을 바로 알면 누구보다 더욱 즐겁고 풍요로운 인생을 얻을 수 있다고 귀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