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와 기타 방사성 물질들이 가라앉아 해저에 축적된다는 논란도 있다. 방사성 원소가 다른 원소보다 무겁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규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방사성 원소가 무겁다고 반드시 가라앉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해양의 모든 원소는 퇴적물로 가라앉는 입자(먼지, 생물 사체 등)와의 흡착 성질에 따라 100만 년 이상 해수에 녹아 있기도 하고, 수년 내 가라앉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라늄은 아주 무거운 원소이지만 바닷물 속 탄산염과 화학결합하면 잘 가라앉지 않고 물에 녹아 수백 만 년 이상 해양에서 아주 높은 농도로 일정하게 존재한다(물론 먼지나 해양 부패물 입자와 결합하면 바닥에 가라앉을 수도 있다). 세슘 등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들은 일반적으로 입자에 잘 흡착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비가 오면 물에 녹아 쉽게 지하수로 흘러 든다. 물에 녹아 있는 방사성 원소는 일반적으로 바다에서 잘 가라앉지 않는다.
김석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김 연구원은 “바닷물에 녹아서 안정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원소들은 표층이나 심층에서 농도 변화가 거의 없다”며 “우라늄처럼 원자량이 200이 넘는 원소도 산소가 풍부한 해수에서 안정적인 형태로 존재해 해수에서 농도 변화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입자에 잘 달라붙는 원소들은 식물플랑크톤과 같은 입자에 부착돼 심층으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다”며 “가라앉는다는 것은 바닷물의 상층부에서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팩트체크
❶방사성 원소가 무겁다고 반드시 바다 아래로 가라앉는 것은 아니다. 표층과 심해에서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거의 같다.
❷드물게 입자에 붙어 심해로 가라앉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바다 표층의 방사성 물질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