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개발의 핵심기술 중의 하나는 재료다. 재료개발 없이는 오늘날 인류가 우주를 정복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폰 브라운 박사팀에 의해 완성된 V2 로켓 개발을 시작으로 오늘날에는 군사용을 비롯하여 통신 관측 과학 및 우주개발을 위한 다양한 로켓이 연구개발되고 있다. 로켓의 발전은 우주 탐구와 우주 이용의 가능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로켓은 일반적으로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며, 용도에 따라서는 대기권 재돌입을 하는 비행체도 있다. 최근에 미국에서는 축적된 첨단의 로켓 기술을 이용하여 대기권 밖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우주 항공기 개발을 착수하였는데, 이 수송기의 속도는 마하 25로 뉴욕-도쿄를 2시간에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로켓은 극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상례인데, 고속 비행으로 로켓의 기체 표면 온도는 수백도까지 상승한다. 대기권 재돌입 로켓 기체(機體)의 일부분은 2천℃ 이상의 고온에 노출된다. 로켓을 우주공간으로 띄우기 위해서는 고체 또는 액체 추진제를 사용해야 한다. 고체 추진제의 경우 연소가스 온도는 3천5백℃까지 도달하므로 추진가스가 지나는 부분은 이같은 높은 열에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로켓 개발 주기술의 하나는 재료의 발전이며, 재료개발 없이는 오늘날 인간이 우주를 정복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가볍고 내열성 뛰어나야
로켓의 재료는 크게 기체용의 구조재료와 추진 기관용 내열재료로 나눌 수 있다. 로켓용 재료는 일반 재료와는 달리 가벼워야하며, 고온 또는 저온환경에 견딜 수 있어야 하는 특성을 요구한다.
■ 구조용 재료/감량이 최대과제
로켓개발 초기에 구조용 재료로는 주로 금속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경량성 복합재료가 사용되고 있다.
알미늄 합금은 추진제 탱크, 단 사이의 연결부 등에 널리 사용되는 재료다. 그 이유는 티탄 합금과 비교해서 밀도가 적어 가볍고, 또한 비강도(강도/밀도) 비탄성률(탄성률/밀도)면에서는 이들 재료와 대등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재가격이 싸고, 가공성 품질 신뢰성이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알루미늄에 동과 마그네슘을 첨가한 2000계열의 합금(2014, 2019)은 극저온에서 강도가 세고 용접이 양호하다. 따라서 일본이 N1 N2 H1 로켓의 탱크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7075 알루미늄 합금(아연과 마그네슘 첨가)은 상온에서 높은 강도를 갖기 때문에 높은 강도가 요구되는 스핀테이블과 스커트 부분에 사용된다.
높은 인장강도(80-1백80kg/㎟)와 양호한 경도를 가지며 용접성이 좋은 강(鋼)은 고체로켓모터 케이스에 많이 사용된다. 강의 일종인 스테인리스 강은 액체로켓탱크 재료로 알루미늄 합금 다음으로 많이 사용된다.
티탄합금은 고온에서 극저온까지 넓은 온도 범위에서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로켓뿐만 아니라 항공기 원자력잠수함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이용된다. 그러나 알루미늄 합금보다 비싸고 가공성도 좋지 않아 소형 모터케이스, 고압 헬륨가스 저장기, 2단 자세 제어용 수소 히드라진(hydrazine) 탱크에 한정적으로 사용된다. 또한 알루미늄 합금에 비해 열전도율이 1/20정도로 낮기 때문에 극저온의 액체수소 탱크와 전방 스커트부 사이의 단열 구조에 사용한다.
극저온으로부터 1천℃ 이상의 고온까지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갖는 니켈 합금은 액체 엔진의 연소실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금속재료보다도 비강도가 높고, 제조성이 좋으며 고온(2백-3백℃)에 의한 특성 노화가 적고, 결함에 대해 민감하지 않은 높은 인성의 재료가 로켓의 성능 향상을 위해 요구된다. 이와같은 재료가 바로 복합재료다.
복합재료란 고강도 고탄성률의 섬유 강화재에 매트릭스로 고분자 수지 금속 세라믹을 혼합해 새로운 물성을 갖는 재료를 만든 것이다. 로켓에서 사용되는 복합재료는 대부분 고분자 수지를 사용한 것이다.
로켓의 모터케이스(추진제 저장탱크)는 그동안 강이나 티탄 합금으로 제작되었으나 최근에는 복합재료로 대체되고 있다. 개발 초기에는 유리섬유를 강화재로 하고 매트릭스로 에폭시를 사용한 유리섬유·에폭시가 제작됐으나, 새로운 재료의 개발로 케블러·에폭시, 최근에는 고강도 경량화가 가능한 탄소섬유·에폭시로 제작돼 사용되고 있다.
특히 트라이던트 엠엑스 미니트먼 크루즈전략미사일 퍼싱전술미사일의 모터케이스도 탄소섬유 에폭시를 통해 수십 %의 중량 감소를 달성하였다.
또한 우주 로켓의 동체나 부스터 몸체에는 흑연섬유·에폭시, 보론섬유·에폭시 등이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 로켓의 구조재로 복합재료의 사용은 더욱 증가하리라 예상된다.
■ 내열용 재료/탄소·탄소 복합재가 주류
앞서 언급했듯이 로켓의 외부와 내부는 높은 온도에 견뎌야 한다. 기체나 추진기관부는 열환경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비중이 작은 비금속 재료를 사용한 삭마(削磨) 냉각이 응용된다. 특히 추진기관부의 노즐은 로켓의 구성중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주로 노즐재료에 대해 설명해보자.
압축성형에 의해 제조되는 다결정흑연은 값이 싸고, 내삭마성이 우수하다. 또한 온도 증가시에 강도가 증가한다는 특성 때문에 노즐목 재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강도가 낮기 때문에 비교적 두꺼운 제품의 사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열충격에 약하므로 몇개의 조각으로 절단해 사용하기도 한다. 또 열확산이 잘되고 열팽창계수가 높기 때문에 사용이 제한되고 특수설계가 요구된다.
삭마재료의 매트릭스로는 탄화성이 용이한 페놀수지를 매트릭스로 한 복합재료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로켓 개발 초기에는 유리섬유나 석면을 섬유강화재로 한 페놀계 복합재료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추진제의 성능 향상으로 내삭마성이 우수한 재료가 요구돼 실리카페놀, 탄소섬유페놀 복합재로가 등장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노즐 재료로는 이 두가지 재료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탄소섬유·페놀소재는 실리카보다 우수한 내삭마성을 나타내고 있으나 열전도성이 높은 단점이 있다. 따라서 열을 차단하기 위해 유리섬유나 실리카섬유 복합재료를 탄소섬유 복합재 뒷면에 붙여 사용한다.
탄소·탄소는 오늘날 개발된 재료중에서 가장 높은 온도에서 장시간 사용 가능한 초내열재료다. 이 재료는 매트릭스도 탄소로 구성된 탄소섬유로 제조방법은 탄소섬유에 탄소를 증착시키는 화학침착법과 고분자수지나 피치(석탄 또는 석유계)수지를 함침하고 탄화하는 액상함침법이 있다.
탄소·탄소는 흑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열충격 열팽창에 강하다. 또 고온에서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고 치수가 매우 안정돼 안정성과 치수변화가 거의 없어 안정성과 신뢰성이 뛰어나다. 따라서 이 재료는 가장 극심한 조건에 노출되고 있는 노즐목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우주왕복선이나 대기권 재돌입 비행체의 날개는 2천℃ 이상의 온도로 상승하므로 탄소·탄소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서 퍼싱1A 로켓과 비교해 탄소·탄소 노즐을 사용한 퍼싱2 로켓은 비행거리가 2배 증가됐다. 이는 기존의 재료가 고온의 열 가스에 장시간 견딜 수 없었던 것에 비해 탄소·탄소는 이같은 극한 요구조건을 만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소·탄소는 6백℃ 이상의 산소분위기에서 내산화성이 저하되기 때문에 재료의 표면을 내산화성이 강한 실리콘 카바이드로 코팅해 사용하기도 한다.
앞으로 각종 로켓의 발전은 경량성 고온재료의 요구가 증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