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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1. 대유행┃ 최근 50년간 인간을 괴롭힌 바이러스 7

전쟁보다 무서운 바이러스

프랑스의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포탄의 파편을 맞고 큰 수술을 받았지만, 다행히 건강을 되찾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종전을 이틀 앞두고 사망했다. 사인은 독감이었다. ‘스페인독감’으로 알려진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스페인독감은 1918년 발병해 이듬해 1919년까지 그야말로 전 세계를 마비시켰다. 당시 스페인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50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일부 섬나라에 소수로 모여 살던 원주민은 전멸했다. 


제1차 세계대전 전사자는 약 1000만 명으로 추산되니, 당시 전쟁이 아닌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은 셈이다. 그러니 당시 인류에게 전쟁보다 무서운 것은 어쩌면 독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혹자는 바이러스가 제1차 세계대전의 종결을 앞당겼다고 말한다.


찬란한 황금빛의 색채로 ‘키스’라는 명작을 그린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과감한 에로스 표현으로 유명한 에곤 실레도 이 시기에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다.


한국에서만 1만 명 넘는 사망자를 낸 주범도 있다. 1951년 한국전쟁 중 한반도를 덮친 천연두바이러스다. 천연두바이러스는 기원전 3세기 고대 이집트 왕국 시대에도 기록이 남아있다. ‘총보다 무섭다’는 표현에 걸맞게 천연두바이러스는 오랫동안 끈질기게 인류를 괴롭혔다. 이 바이러스는 20세기에만 수억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긴 시간 인류를 끊임없이 위협하는 천연두바이러스는 1978년 영국 사진사의 사망을 끝으로 더는 발생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0년 천연두바이러스의 종결을 선언했다. 인류가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거둔 첫 승리다.


그러나 WHO의 천연두바이러스 종식 선언과 함께 감염병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몇 년 만에 사라졌다. 1980년대 인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로 새로운 공포에 휩싸였다. 
수천 년간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새로운 변종으로 모습을 바꿔 주기적으로 찾아와 인류를 괴롭혔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인류의 영양 상태와 위생이 개선돼 면역력이 좋아졌고, 과학기술과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바이러스에 대응할 백신과 바이러스를 물리칠 치료제도 개발됐다. 


하지만 바이러스도 돌연변이라는 전략을 앞세워 바뀐 환경에 적응하며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만만한 상대로 여겼던 코로나바이러스는 21세기에만 무려 세 번이나 모습을 바꿔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지금도 인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대인 바이러스와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50년간 전 세계를 강타하며 수많은 사망자를 내는 등 인류에게 치명적이었던 바이러스 7개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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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최근 50년간 인간을 괴롭힌 바이러스 7 

1981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2002년 사스코로나바이러스

2009년 A형 인플루엔자바이러스

2012년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9년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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