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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에볼라바이러스┃피 토하며 죽게 만드는 치명적 바이러스

 

2013년 12월 26일 아프리카 기니의 멜리안두 마을, 두 살배기 남자아이가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다. 기니에서 시작된 에볼라는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까지 퍼지며 수많은 사망자를 낳았다. 


에볼라바이러스가 유행한 건 이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에볼라바이러스 증상은 1976년 중앙아프리카 자이르(Zaires·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최초로 보고됐다. 에볼라 강 유역을 여행한 뒤 미열 증상을 보인 44세 남성 환자였다. 말라리아에 걸렸다고 생각해 입원했던 이 환자는 며칠 뒤 코와 잇몸 등 온몸에서 피를 쏟아내며 사망했다. 


이후 이 환자와 접촉했던 사람들이 연이어 사망했다. 환자가 찾아갔던 병원의 간호사들, 가족, 그리고 그의 시체를 만진 사람들이 잇달아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사망한 것이다. 이 지역 일대는 원인 모를 역병으로 공포에 휩싸였다.


이 무렵 수단에서도 비슷한 감염병이 돌았다. 벨기에 바이러스학자 피터 피오트 박사는 수단 환자의 혈액과 조직 시료를 받아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1983년 이 미지의 바이러스는 자이르에서 유행한 바이러스와 같은 에볼라바이러스지만, 다른 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까지 밝혀진 에볼라바이러스는 6종이며, 그중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된 건 4종이다.


에볼라바이러스는 첫 발견 이후 지금까지 20회 이상 출현하며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등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간헐적으로 유행했다. 그러던 2014년, 기니를 중심으로 서아프리카에서 대규모 유행이 발생했고, 이는 에볼라바이러스의 첫 발견 이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에볼라 유행이었다. 당시 에볼라바이러스는 치사율이 70%가 넘는 자이르에볼라바이러스의 변종으로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8월 8일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WH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2016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유행 동안 2만8616명이 감염됐고, 1만310명이 사망했다.


에볼라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 계열 중 하나인 필로바이러스 과(Filoviridae)의 하위 속인데, 필로바이러스는 길쭉한 실 모양으로 생긴 게 특징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과 설사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심하면 피부발진과 내출혈 증상이 동반된다. 내출혈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에볼라 출혈열 유행병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렸다.


에볼라바이러스는 숙주세포 표면 수용체에 바이러스의 당단백질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숙주세포 속으로 침투한다. 이때 감염된 세포는 출혈을 일으키며 혈관에서 떨어져 나오고, 심하면 혈액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에볼라바이러스는 소변, 타액, 체액 등으로 감염되며, 감염 시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다. 에볼라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약 20년 전부터 진행됐고, 첫 백신은 2019년 11월 13일 승인된 ‘어베보(Erveb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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