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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사스코로나바이러스┃ 만만했던 코로나바이러스 위력 처음 실감

Chapter 01 I 대유행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2002년 11월 16일 중국 광둥성 포산시에서 처음 발생한 감염병이다. 사스는 불과 몇 개월 만에 아시아를 거쳐 북미, 남미, 유럽까지 습격하며 공식적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되지는 않았지만 대유행을 일으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사스가 대유행한 2003년 7월 31일까지 29개국에서 총 809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중 774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은 전 세계 평균 9.6%로 집계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남성과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사스에 더 취약했다. 한국은 단 3명만 감염됐고, 모두 완치됐다. 


사스는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에 돌연변이로 인한 변종이 생기면서 사향고양이로 옮겨진 뒤, 이 사향고양이를 요리한 요리사를 시작으로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을 숙주로 삼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나타나 동물에서 사람으로 종간 벽을 넘은 이종간 감염이 일어난 것이다. 


사스는 체액과 호흡기 분비물에 의한 비말 전파뿐 아니라 공기 중 전파도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독감과 비슷한 근육통, 기침 등이 증상으로 나타나며 38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스의 원인 바이러스는 코로나바이러스(CoV·coronavirus)의 변종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CoV)다.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바이러스 표면에 왕관 모양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가 있어 ‘코로나(왕관)’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특이한 구조가 사스 확산에 엄청난 역할을 했다. 연구에 따르면 세포에는 ACE2라는 막관통단백질이 있는데, 이 단백질이 사스코로나바이러스와 결합하는 수용체 역할을 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열쇠라면 숙주세포의 ACE2가 자물쇠 역할을 해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를 연 뒤 서로 단단하게 결합하면서 숙주세포 내부로 코로나바이러스를 통과시킨다. 


코로나바이러스 외피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숙주세포 침입에는 핵심 도구인 셈이다.  


ACE2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angiotensin-converting enzyme)의 사촌격 단백질이다. ACE는 원래 체내에서 혈압과 대사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ACE2도 체내 수분과 혈압을 조절하는 단백질이지만 ACE와는 다른 기질 특이성을 갖는다. 


과학자들은 ACE2와 결합하는 항체나 물질로 사스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를 진행했지만, 2004년 7월 WHO가 사스의 대유행 중단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도 효과적인 치료제와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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