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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꿈나무, ★나라행 티켓을 따다

오라클 우주여행 당첨된 울산대생 허재민씨

“아직도 약간은 얼떨떨합니다. 해외여행도 한 번 못해봤는데 우주여행이라니 꿈만 같아요.”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일이 이처럼 큰 행운으로 이어질 줄은 처음에는 몰랐다. 전화로 당첨 사실을 통보받은 뒤에도 한동안 전혀 실감하지 못했다. 호화유람선을 태워준다고 해도 귀찮았을 것을, 하물며 허무맹랑하게만 들리는 우주여행 티켓을 따기 위해 장장 3개월간 계속된 퀴즈 이벤트에 응모하겠다고 마음먹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닐 듯하다.
 

“내년 우주여행 가요”국내 최초로 한국오라클 퀴즈행사에 당첨된 대학생 허재민씨.


대단한 ‘호기심맨’이 아니면 ‘뚝심’의 승리라고밖에 보기 힘들다. 그리고 한 개인에겐 뜻밖의 행운으로 되돌아왔다.

우주여행 티켓을 따낸 행운의 주인공은 울산대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에 재학중인 허재민(24)씨. 그는 세계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공급업체인 오라클이 개최한 ‘개발자를 위한 오라클 우주여행’에 최종 당첨됐다.

이 행사는 오라클이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자바(JAVA), SOA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와 정보기술 체계와 관련된 전문분야의 기초지식을 측정하는 퀴즈 대회다. 허 씨를 포함한 4명의 대상 수상자들은 오는 2007년 민간우주선 ‘스페이스십원’을 타고 대기권 밖을 비행하게 된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허 씨는 IT 전문가의 꿈을 키우던 평범한 공학도였다. 그가 행운의 열쇠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즐기던 웹서핑 덕분.

“지난해 여름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오라클에서 우주여행이라는 경품을 걸고 개발자를 위한 퀴즈 이벤트를 연다는 뉴스를 봤어요. 오라클이 컴퓨터 전공자에겐 워낙 인지도도 높고 우주여행이라는 상품이 특이하기도 해서 한번 접속해봤죠.”

지난해 6월부터 약 3개월간 인터넷을 통해 모두 12회에 걸쳐 진행된 이 대회는 매주 출제되는 6문제를 모두 풀어 제출한 응모자 가운데 한 명을 추첨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이번 대회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참가한 사람만 모두 2만명. 이 가운데 8000명이 한국인이었다. 퀴즈 난이도가 일반인 수준의 IT 지식이나 상식을 묻는 것이 아니라서 푸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3개월간 매주 새로운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응모자들이 중도에 포기해버렸다. 허 씨는 “1회 이상 만점자 중 추첨을 해서 한 명을 뽑는 거였는데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다”고 말한다.

이번 대회에는 수업시간에 배운 지식과 전공서적을 철저히 활용했다. 수업시간에 배운 JAVA나 C, 닷넷은 든든한 배경 지식이 됐다.

“예전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고, 모든 컴퓨터 관련 기술의 근본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어렵기도 어렵고 이해 안 되는 부분도 많지만 다른 기술을 배우기 위한 기본기인 셈이죠. 열심히 공부하다보니 흥미도 생겼지만 여전히 어렵습니다.”

졸업을 1년 앞둔 허 씨도 취업예비생이라면 누구나 하는 진로 걱정을 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 당첨은 그에게 분명한 목표를 심어줬다. 그는 미술과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접목한 전문 프로그래머가 되기로 방향을 잡았다. 예전부터 미술 쪽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프로그래밍과 디자인을 결합한 웹기획이나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많다.

요즘 그는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일반 비행기가 아닌 우주선에 승선하기 때문에 ‘건강이 제일’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외국의 최종 선발자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영어 공부에도 전념하고 있다.

정부의 우주인 선발사업이 주춤하는 사이 연초 매스컴을 달궜던 ‘빅 뉴스’의 주인공이다 보니 유명세도 이미 톡톡히 치뤘다. 요즘은 별것 아닌 일에도 행동을 조심한다.

“지금은 좀 잠잠해져서 예전 생활과 크게 바뀐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음식점에 가서 밥을 먹을 때 가끔씩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만 빼고요.” IT 꿈나무의 건투를 기대해본다.
 

허 씨의 몸을 싣고 솟구칠 우주선은 스페이스 어드벤처사의 '스페이스십원'. 2004년 지상 100km 고도를 돌파하며 첫 민간 우주비행에 성공한 최신 기종이다.


우주인 사업 어디로 가나

2007년 4월로 예정됐던 한국 첫 우주인 배출사업이 예정보다 1년 늦어지게 됐다. 과학기술부는 “최근 러시아가 한국인의 소유즈 우주선 탑승 계획을 늦춰달라고 요청해왔다”며 “우주인 배출 시점을 1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로 예정된 우주인 선발 계획은 물론 전체 훈련과 임무 개발 일정 모두가 연기돼 사업 추진에 대한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우주인 배출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오명 전 과기부총리가 물러나면서 사업추진 시점은 물론 재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우주왕복선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2008년 탑승도 어렵지 않겠는가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과기부 공보관계자는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면서도 “만일 그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과기부의 결정에 따라 우주인 선발 계획을 1년간 연재하려던 연중기획 ‘나는 대한민국 우주인이다’도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나올 때까지 잠시 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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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박근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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