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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골격 로봇

일당백 슈퍼솔저가 온다

명령만 하면 자기 몸 아끼지 않고 임무를 수행한다. 보통 사람보다 몇 배나 힘이 세고, 백발백중의 사격술에 지치지 않는 무한체력도 갖췄다. 두 팔과 두 다리로 험난한 절벽도 쉽게 기어오를 수 있다. 이런 ‘ 슈퍼솔저 (Super Soldier)’를 만들 수 있을까.



전혀 허황된 꿈은 아니다. 수십 년 뒤라면 이런 로봇 병사가 개발될지 모른다.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것같은 인간형 로봇병사를 만들면 된다.



하지만 당장 10~20년 안에 이런 로봇은 만드는 것은 무리다. 넘어야 할 벽이 너무 많다. 지금은 로봇을 뛰고, 걷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과학자들은 차선책을 생각했다. 평범한 군인을 일당백의 슈퍼솔저로 바꾸는 방법이다.



슈퍼솔저를 만드는 핵심 기술은 ‘외골격 로봇(Exoskeleton Robot)’이다. ‘입는 로봇(Wearable Robot)’을 뜻한다. 사람이 옷처럼 입고 움직이면 몇 배나 큰 힘을 내도록 도와주는 기계장치다. 외골격 로봇을 입은 병사가 시력을 높여주는 안경, 소리를 잘 듣도록 도와주는 보청기, 언제든지 병사들끼리 통화할 수 있는 무선장치, 손목형 컴퓨터와 인공위성위치확인장치(GPS) 등 각종 편의장치도 갖추면 현재 기술로 실현 가능한, 가장 현실적인 ‘슈퍼솔저’로 변모할 수 있다.



만화영화의 단골소재였던 ‘기갑보병’이 정말로 현실화 되는 것이다.


 



슈퍼솔저 특공대… ‘정밀 제어’가 관건



슈퍼솔저는 100kg이 넘는 무게를 짊어지고도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대전차 로켓, 휴대용 대공 미사일 등 보통 군인은 혼자서 다루기 어려운 중화기를 마음껏 취급할 수 있다. 중동 등 테러가 빈번한 지역에 슈퍼솔저 특공대를 투입하면적의 전차부대와 맞서는 것도 가능하다.



국군 기무사령부는 지난 2007년 5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공동으로 미래형 한국병사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국군 병사는 비디오카메라, 헤드폰, 음성인식 마이크 등이 모두 연결된 통합헬멧을 쓰고 전자지도, GPS 장치 등 각종 전자장비도 갖춘다.



이런 기능은 대부분 이미 상용화 됐거나 상용화 직전 단계에 와 있다. 따라서 슈퍼솔저를 탄생시키기 위한 최대의 숙제는 역시 외골격 로봇의 현실화에 달려 있다.



먼저 로봇이 강한 힘을 내도록 만드는 ‘액추에이터’ 기술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



액추에이터란 사람의 근육과 같은 장치다. 로봇이 팔, 다리를 움직이는 힘을 만든다.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군용 로봇은 대부분 기름의 압력으로 움직이는 유압식 액추에이터를 쓴다.



박상덕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민군실용로봇단장은 “로봇을 만들 때는 전용 액추에이터 역시 함께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작고 가벼우면서 고출력을 유지한 채 정밀제어가 가능해야 하는데, 티타늄 등 강하고 가벼운 재료를 쓰고 가공을 얼마나 정밀하게 할 수 있느냐가 기술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숙제도 있다. 로봇의 동작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외골격 로봇은 입고 있는 사람의 동작을 얼마나 잘 따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센서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로봇이 사람과 똑같이 따라서 움직여야 한다. 관절의 반응속도를 얼마나 사람과 똑같이 맞출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고도의 힘 제어 기술, 감지 장치 개발이 필수적이다.







“90kg 역기 손쉽게 든다”



군사용 외골력 로봇 연구는 미국이 가장 앞서있다. 레이시온 사르코스사는 2000년부터 미 육군용으로 외골격 로봇 ‘엑소스’를 개발해 왔다. 이 로봇을 입은 병사는 90kg이 넘는 역기를 손쉽게 들었다 놓는 괴력을 갖췄지만 두 손으로 펀칭볼을 두드리고, 축구를 할 정도로 민첩하다. 록히드마틴사도 외골격 로봇 ‘헐크(HULC)’를 개발을 완료하고 최근 사람을 대상으로 최종 실험을 성공했다. 이 로봇을 입으면 90kg 이상의 짐을 지고 시속 16km로 움직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생기원 민군실용로봇사업단이 ‘하이퍼(HyPER)’를 개발 중이다. 하이퍼가 사람을 따라서 움직일 수 있는 비결은 신발, 허리, 발목 등 곳곳에 숨어 있는 25개의 정밀한 힘 센서다. 사람이 몸을 움직이려고 하면 센서에서 힘을 느끼고 동작을 따라 움직인다. 생기원은 11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로보월드 2010’ 행사장에 하이퍼를 개량한 민간용 입는 로봇 ‘로봇슈트’도 선보였다.



2020년이면 실제 도입 가능



군사전문가들은 지금의 속도로 외골격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 2025년에는 군인 한 명이 수십 명의 병사와 맞먹는 힘을 갖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 후인 2020년에는 실제로 외골격 로봇이 일부 도입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 해결하지 못한 큰 문제가 남아 있다. 바로 동력 확보다. 생기원의 하이퍼는 6시간 이상 움직일 수 있지만 하루종일 야외 활동을 하기엔 아직 부족하다. 헐크는 최대 12시간가량 움직일 수 있다. 실제 전장에 투입되기 위해서 메탄올이나 수소 등을 전기로 바꾸는 ‘연료전지’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박상덕 단장은 “배터리 문제가 해결된다면 일당백의 슈퍼솔저를 만드는 일도 결코 꿈은 아닐 것”이라며 “적은 인원으로도 충분한 국방력을 갖출 수 있을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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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전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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