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6년, 헝가리의 화폐 펭괴가 길거리에 버려진 모습.
전쟁을 대비하고 치르는 것도 문제지만, 전쟁이 끝나고 난 후에 발생하는 문제도 심각하다.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는 물론이고, 전후 처리 비용만 해도 천문학적이다. 전쟁을 누가 먼저 일으키느냐에 상관없이 전쟁에 패배한 나라는 패배한 죄로 승전국에 전쟁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폐허가 된 곳을 다시 복구해야 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또 무기를 개발하거나 구입하는 데 많은 돈이 쓰이는데, 전쟁을 치르려면 무기가 많이 필요하다. 전투기나 잠수함은 수천억 원이 넘고, 미사일 하나만 해도 수십억 원이다. 전쟁 중에는 이런 무기를 수없이 많이 이용하니 전쟁을 치르고 나서 경제 상태가 바닥이 되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이 때문에 전쟁 뒤에는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한다. 인플레이션은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 가치가 하락하며 상품 물가가 오르는 경제 상황인데, 초인플레이션은 화폐 가치가 극도로 떨어져 물가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로 수백 퍼센트의 인플레이션율을 기록하는 상황을 말한다.
휴지 조각이 된 화폐
본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전쟁 후에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이유는 전쟁을 치르기 위해 끌어다 쓴 국가 예산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전후 배상금 문제와 경기 활성화를 위해 화폐를 통제하지 않고 발행했다. 이는 초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1924년에는 100,000,000,000,000마르크화를 발행했다. 벽지보다 지폐가 싸서 지폐로 벽지를 바를 정도라는 소리가 나왔을 정도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헝가리 화폐 펭괴의 가치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헝가리 정부는 20,000,000,000,000,000,000,000,000,000펭괴를 발행했고 결국 펭괴는 포린트로 대체됐다. 전쟁의 결과는 이처럼 참혹하다.
그러나 지금도 세계 각국은 무기 개발을 하고 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군사기관 입장에서 전쟁 대비는 피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일어날지 안 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일로 매번 두려움에 떨어야 할 필요는 없다. 수학으로 무장한 우리 군대를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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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무기 속의 또 다른 무기
Part 4. 전투의 비밀병기, 수학
인터뷰. 육군사관학교 수학과 교수 박석봉
Part 5. 한 눈으로 보는 미래 전쟁
Part 6. 끝나도 끝나지 않은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