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등장하고 나서 전쟁이 사라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의 총성이 끊이지 않는다. 미래에도 없어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어차피 막을 수 없다면 늘 실제 상황처럼 예측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뉴질랜드의 물리학자이자 군사이론가인 숀 고울리는 무질서해 보이는 현대 전쟁에서 특징을 찾아냈다. 뉴스에서 보도한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현대 전쟁이 일관된 경향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고울리는 언론에 공개된 데이터와 통계만을 이용해 현대 전쟁 경향을 분석했다. 가장 먼저 이라크전을 분석했다. NGO 보고서와 신문에서 공격하는 데 걸린 총 시간, 장소, 사용된 무기 정보를 모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고울리는 공격 규모의 분포에 주목했다. 공격 규모는 사망한 사람의 수와 공격을 가한 횟수에 따라 일관된 분포를 보였다.
전쟁을 예측하는 방정식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공격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방정식을 만들었다. 사람이 x명 죽는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구하는 식으로 P(x)=Cx-α(C는 상수)다. α는 조직의 구조를 나타내는데, 조직이 응집하거나 흩어져 있는 정도를 알 수 있다. α값이 2.5보다 크면 조직이 분산돼 있고, α값이 2.5보다 작으면 조직의 응집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α값이 모두 2.5 근처에 밀집돼 있었던 것이다. 전쟁이 벌어진 원인은 모두 달랐지만 근본적으로 전쟁 패턴이 같다는 분석이었다. 또 이 방정식을 이용해 가상 실험을 했는데, 실제 전쟁을 비슷하게 재현해 낼 수 있었다. 이 방정식으로 현대 전쟁의 패턴을 설명할 수 있으며, 모든 전쟁의 양상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가상 실험과 다르게 실제 전쟁에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어 이 주장의 타당성을 완벽하게 입증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오래전부터 군대에서는 수학을 이용해 전쟁을 분석하고 예측했다. 현대 군대는 수학을 이용해 예측한 정보를 바탕으로 가상의 상황을 설정해 훈련하면서 실전에 대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