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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어진 모양에 대칭을 이용해 변화를 주고, 이 모양들이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계속해서 연구했어. ‘눈으로 하는 수학, 그림으로 하는 수학’에 집중하고 있었던 거지. 조아브로. 아까, 내가 프랙탈을 어떻게 세상에 선보이게 됐는지 자세히 이야기해달라고 했던가?

프랙탈이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조각난’이란 뜻의 형용사 ‘프락투스 (fractus)’에서 생각했어. 내가 프랙탈을 발표한 논문 서문에도 적었는데, 난생 처음으로 ‘이름을 짓는 것’에 커다란 성취감을 느꼈지. 이것이 가진 모든 성질과 의미를 함축해서 한 단어로 표현해야 하니까.

프랙탈의 가장 큰 특성은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이야.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계속 존재하는 형태지. 난 프랙탈을 모든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게 그려내는 일에 온 정성을 쏟았네.

하지만 내가 프랙탈을 처음 세상에 내놓았을 때는, 일반인은 물론 수학자마저도 차가운 반응을 보였어. 지금처럼 여러 분야에 사용되고, 유명해질 줄 몰랐지. 내가 프랙탈을 그려낼 수 있도록 가장 크게 도와준 것은 다름 아닌 컴퓨터였어.

IBM은 20세기 중반, 최고의 컴퓨터 회사였지. 내가 컴퓨터를 사용하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었어. 사실 내가 연구하던 프랙탈의 자료를 정리해 입력하고 분석하는 데 컴퓨터가 없었다면 프랙탈은 지금도 세상의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었을 걸세.

사실 가장 먼저 컴퓨터의 덕을 본 계기는 나의 스승 가스통 쥘리아의 ‘쥘리아 집합’에 대한 연구였어. 그때 그 연구는 혼자 진행한 것은 아니고 먼저 ‘쥘리아 집합’을 그려내려고 시도한 다른 연구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함께했지.

집합을 그린다는 게 어떤 뜻이냐고 물었던가? 쥘리아 선생은 ‘쥘리아 집합’의 각 원소가 복소평면이라는 또 다른 집합에 어떻게 대응되는지를 눈에 보이는 자료로 만들고 싶어했거든. 복소평면은 좌표평면과 비슷하지만 수의 범위가 다르지. 좌표평면은 x축과 y축이 모두 실수축이라면, 복소평면은 x축이 실수, y축은 허수의 범위를 갖거든. 가상의 평면인 셈이지.

나는 ‘쥘리아 집합’을 그래프로 그려내다 ‘만델브로 집합’을 찾아 냈네. 프랙탈 구조는 두 집합에서 모두 볼 수 있지. 결국 나는 스승 쥘리아의 문제를 해결하며 프랙탈을 더 자세히 알게 된셈이지. 난 이것들을 기초로 다양한 분야에서 프랙탈의 원리를 찾아내 마침내 1982년 ‘자연의 프랙탈 기하학’이라는 책을 출간하게 됐네. 자네가 태어나기 10년도 더 전의 일이군. 그때부터 사람들이 프랙탈을 조금씩 알아주기 시작했어. 수학과 컴퓨터의 만남이 시기적으로 잘 맞아 떨어졌던 게지. 허허.

내가 IBM에서 20년 가까이 연구하고 몰두하던 프랙탈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거야. 이제 프랙탈은 수학을 넘어서 공학, 미술, 경제학, 의학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어. 난 프랙탈을 더 발전시킬 후배들을 자랑스러워할 걸세.
 


만델브로 집합의 탄생
 

만델브로 집합을 그린 그림(❶)의 일부분을 자세히 확대해 관찰하면 자기 자신이 무한히 반복되는 프랙탈 구조(❷)를 찾을 수 있다.


만델브로는 박사 학위 논문 주제를 찾고 있을 때 삼촌인 숄렘 만델브로로부터 논문 하나를 건네받는다. 그것은 1917년에 발표한 가스통 쥘리아의 논문이었다. 복소평면 위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구조인 쥘리아 집합에 관한 문제였다. 하지만 만델브로가 논문을 처음 봤을 당시에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삼촌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하지만 30년 뒤, 그는 컴퓨터를 이용해 마침내 ‘쥘리아 집합’의 문제를 수학적으로 밝히고, 그래프로 그려냈다. 또한 이때 자신의 이름을 딴 만델브로 집합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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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수학동아 정보

  • 염지현 기자
  • 허라미
  • 글 및 사진

    박부성 교수
  • 도움

    이광연 교수
  • 도움

    박보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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