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ER는 1988년부터 시작해 무려 수십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 초장기, 초대형 프로젝트다. ITER 회원국 7개국을 대표해 2015년부터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고 있는 베르나르 비고 ITER 사무총장을 e메일 인터뷰했다.
Q. 현재 ITER의 건설은 얼마나 진행됐나?
→ 건물을 건설하는 작업은 2007년 시작해 공사가 약 70% 완료된 상태다. 핵심 부품 조립은 올해 7월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계획보다 늦었지만, 2025년 말까지 ITER 건설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밤낮없이 작업하고 있다.
Q. ITER는 7개 국가가 참여한다. 회원국의 임무는?
→ 현재 모든 국가는 ITER 건설에 필요한 부품을 개발하고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을 포함해 모든 회원국의 헌신이 없었다면 ITER 건설은 현실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ITER가 완공된 이후에는 ITER를 이용해 회원국이 개별 또는 협력해 실험을 진행한다. ITER 회원국의 궁극적인 임무는 하나다. 핵융합 에너지를 통해 인류에 기여하는 것이다.
Q. 국제 협력 관점에서 ITER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 그 어떤 국가도 핵융합 에너지를 단독으로 연구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전 세계 최고의 핵융합 기술을 갖춘 국가가 모여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서로의 기술력과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ITER다. 과학기술도 국가의 자산인 만큼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지금까지 많은 경쟁이 있었다. ITER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다른 분야의 연구에서도 국제협력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Q. 한국이 ITER에 기여한 바를 평가한다면?
→ 한국은 ITER에 후발주자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핵융합 연구 역사도 다른 국가에 비해 짧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이 없다면 ITER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의 역할은 ITER가 건설된 후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한국의 플라스마 운전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한 마디?
→ 핵융합 에너지는 후손에게 남길 자랑스러운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런 핵융합 에너지가 완성되는 과정을 직접 수행하고 지켜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ITER와 한국이 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지지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