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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발표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21세기 내에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 면적이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감소하는 극지방 빙하의 면적은 지구 온난화의 결과이지만,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도 된다. *영구동토층에 봉인돼 있던 메탄가스가 방출되면서 다시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에 영국 해양물리학자 피터 와드햄스는 녹아내리는 얼음의 속도를 예측하기 위해 방정식을 세웠다. 그는 북극의 얼음이 녹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을 온도라고 가정하고, ‘푸리에 법칙’을 이용해 방정식을 완성했다. 푸리에 법칙은 열이 물체 안에서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우선 북극의 얼음이 바다 위에 떠 있는 형태를 본떠, 아래쪽 그림과 같이 물과 얼음, 공기를 지름과 부피, 두께가 일정한 원기둥이라 생각했다. 얼음을 원기둥으로 가정하면, 방정식에 각 변수를 대입해 얼음이 녹는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그 결과 얼음에서 전도되는 열의 양은 물과 얼음, 얼음과 공기 사이의 온도 차와 접촉된 단면적에 비례하고, 얼음의 두께에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와드햄스는 이 방정식으로 얼음의 변화량을 예측해본 결과, 얼음이 없는 북극해가 2050년 이전에 반드시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빙하 속 바닷물의 흐름도 예측

 

미국 응용수학자 케네스 골든은 극지방의 빙하를 연구한다. 여러 차례 남극과 북극을 방문한 골든은 특히 빙하 속 빈 공간을 들락거리는 바닷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주목했다. 빙하와 바닷물의 상호 작용이 빙하가 녹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골든은 엑스선(X-Ray)과 컴퓨터 단층 촬영장치(CT)를 이용해 빙하 속 빈 공간의 미세한 구조를 조사했다. 그리고 그 구조가 기온과 바닷물의 염도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관찰한 뒤, 그 결과를 수식으로 표현했다.

 

이때 빙하의 내부 구조와 바닷물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이미 알려진 이론 중에서 바닷물이 빙하 속을 흐르는 것과 유사한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을 찾아냈다. 그 뒤 이 수식의 변수들을 기온과 바닷물의 염도 등 관측한 정보에 맞게 적절히 변환했다.

 

사용한 이론은 덩어리지어 흐르는 유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여과 이론’과, 무작위로 형성된 배관이나 전기 저항을 설명하는 ‘랜덤 파이프 네트워크 이론’이다. 소금물이 빙하 속 빈 공간을 이동하는 현상이 마치 모양을 알 수 없는 복잡한 배관을 통과하는 것과 비슷해서다.

 

골든이 2007년에 만든 이 수식을 이용하면 빙하 속 바닷물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다. 이는 빙하가 녹는 현상을 더욱 자세히 이해하거나 기후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용어 설명

*영구동토층 : 토양 온도가 0℃ 이하로 최소 2년 동안 유지되며 얼어 있는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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