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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예보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으로!

요즘은 외출할 때 날씨만큼이나 대기오염 정보를 확인하는 게 일상이다.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서 야외 활동을 할지, 마스크를 쓸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대기오염 예보는 어떻게 이뤄질까?

 

먼저 우리나라에서 주로 측정하는 대기오염 물질에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포함해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오존 등이 있다. 이 입자는 자동차 배기구, 공장 굴뚝 등 다양한 곳에서 발생해 이동한다.

 

입자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점성이 있는 액체와 기체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식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써야 한다. 이 방정식은 프랑스 물리학자 클로드 루이 나비에와 영국의 수학자 조지 스토크스가 고안한 것으로, 뉴턴의 운동 제2법칙인 F = ma를 유체에 작용하는 요인에 따라 나눠 *미분 방정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바람의 속도나 온도, 습도 등과 같은 기상 상태나 현재 대기오염 물질의 양, 앞으로의 배출량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구성하고 해를 얻으면 오염 물질의 이동과 확산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해를 정확하게 찾는 방법은 아직 수학계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따라서 현재 연구자들은 컴퓨터를 활용해 근삿값을 구해 대기오염 예측에 활용하고 있다.

 

 

자료 동화로 대기오염 예보 정확도 높인다!

 

대기 오염도를 예측하기 위해 사용하는 측정값과 수학 모형 모두 항상 정확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약 500곳에서 측정한 오염 물질은 통계 처리를 거치지만 오차가 여전히 존재한다. 또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바탕으로 만든 예보 모형도 어디까지나 근사해를 얻는 방식이니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서 KIM 모형에서도 나왔던 자료 동화를 통해 예보 모형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자료 동화의 핵심은 ‘베이즈 정리’다. 과거에 어떤 사건이 일어난 확률과 현재 상황을 알면 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확률을 구할 수 있다는 정리다. 예보 모형은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으로 이뤄져 있고, 이 방정식은 각종 측정 자료를 바탕으로 한 변수들로 구성된다.

 

간단히 예를 들면, 예보 모형을 이용해 얻은 값(C)이 정확할 확률이 70%, 실제 측정한 값(O)이 정확할 확률이 30%라고 한다면 다음 식으로 계산해 새로운 데이터 Cnew를 얻는다.

 

 

이 값을 다시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변수에 대입해 예보 모형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방정식에 필요한 상수, 계수 값도 조정해 실제와 조금 더 가까운 예측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면 오차를 줄일 수 있다.

 

황사 예측은 오일러리안 공간 모형으로!

 

꽃놀이 가기 좋은 따스한 봄날, 황사가 우리를 가로막는다. 황사는 주로 중국과 몽골 사막지대, 황토고원에서 시작해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 쪽으로 날아오는 흙먼지를 말한다. 보통 황사는 봄에 많이 발생하는데, 그중에서도 4월은 1년 중 평균적으로 황사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시기다.

 

황사에는 각종 중금속과 오염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 오랫동안 노출되면 감기나 천식, 기관지염은 물론 피부나 눈에도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황사가 일어나는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기상청은 우리의 건강을 위해 황사 특보제를 시행한다. 황사 특보제란 황사의 정도에 따라 ‘황사 주의보’, ‘황사 경보’를 발령하는 제도다. 황사 주의보는 시간당 평균 흙먼지의 농도가이상, 황사 경보는이상으로 2시간 넘게 이 농도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할 때 내린다.

 

황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예측이 중요하다. 먼저 기상청에서는 중국 환경부의 지상 관측망과 국내 지상 관측망, 위성 자료 등을 통해 황사를 관측한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는 통계적으로 처리해 정리한다. 그러면 황사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황사 발생량은 흙의 종류와 상태, 식물의 양, 비가 내리는 양, 바람의 속도 등에 의해 결정된다. 이런 요소와 황사 발생의 관계를 방정식으로 나타내고, 대기 중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든다. 여기에 기상 자료를 대입해 방정식의 해를 구하면 앞으로 발생할 황사를 예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현재 황사 예측 모형으로 KIM과 함께 ‘ADAM3’을 사용한다. ADAM3 모형은 흙먼지가 발생해 이동하고 퍼져 나가는 과정을 ‘오일러리안 공간 모형’에서 시뮬레이션한다. 18세기 스위스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의 이름을 딴 오일러리안 공간 모형은 대기를 격자로 나눠 각 칸 사이의 대기 물질의 이동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미세먼지 농도, 3가지 수치예보 모형 종합해 예측 

 

최근 황사보다 우리나라 대기질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 바로 미세먼지다. 미세먼지는 입자의 지름이 10탆 이하로 황사 입자보다 작다. 미세먼지는 황산염이나 질산염 같은 오염 물질로 이뤄져 있어 폐암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미세먼지가 이토록 위험한 이유는 입자의 기하학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 부딪히면서 막힌다. 하지만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다. 2.5㎛는 머리카락의 굵기의 약 25분의 1밖에 안 되는 값이다.

 

 

표면적이 크면 바람의 영향을 그만큼 많이 받아 공기 중에 더 오래 떠 있을 수 있고, 인체에 더 많이 붙을 수 있다. 게다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공기 중의 입자가 서로 충돌하고 뭉쳐서 더 큰 입자가 된다. 오염 물질과 뒤엉켜 무거워진 입자는 오염 물질을 품은 채 고스란히 우리를 향해 떨어진다.

 

미세먼지는 황사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예보한다. 먼저 대기 측정망, *라이다 관측, 위성 관측 등을 통해 대기의 미세먼지와 관련된 물질을 측정한다. 그다음 기상 모형을 비롯한 서로 다른 세 가지 수치예보 모형을 종합해 미세먼지의 예상 농도를 계산한다. 배출량 모형은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량을 계산하고, 대기질 모형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미세먼지의 생성과 확산을 계산한다. 

 

기상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수치예보 모형으로는 실시간 변화를 반영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수치예보 모형 결과와 예보관의 경험적 판단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예보 등급을 확정한다. 이때 미세먼지의 농도에 따라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의 4가지 등급으로 구분한다.

 

 

지난 1월 18일 오후 3시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여주는 대기 측정 결과다. PM10은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를 나타내고, PM2.5는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를 나타낸다. 1월 16일 오후 5시에 발표된 이날 예보에서는 PM10의 경우 모든 지역이 ‘보통’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을 보면 인천, 충남, 경북, 대구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좋음’을 나타내는 파란색으로 표시됐다.

 

 

 

용어 설명

*미분 방정식 : 시간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하는 대상을 수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 미분은 함수의 변화율을 구한다는 의미다.

 

*라이다 : 레이저를 이용해 대기 중 미세먼지 입자에 부딪힌 신호를 감지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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