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에서 스포츠가 된 야구는 이기고 지는 승부가 중요하다. 한 경기 안에서는 1점을 더 내기 위한 작전이 치열하다. 한 시즌 전체의 승리를 위한 경쟁도 대단하다. 오랜 야구의 역사는 수많은 승리의 방정식을 만들었다.
순위 결정의 원리
우리나라의 프로야구팀은 총 8개다. 1년 동안 1팀은 다른 7팀과 19경기씩 총 133경기를 치른다. 4개 팀만 참여하는 포스트시즌에 들기 위해 매년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이때 순위를 정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순위는 주로 승률을 비교해 정한다. 문제는 무승부를 처리하는 방법에 있다. 가장 오랫동안 쓰였던 방법은 무승부를 승률 계산에 넣지 않는 것이다. 승률을 ‘승수÷(승수+패수)’로만 계산한다. 일본에서도 이 방법을 쓰고 있다.
하지만 기록을 중요하게 여기는 프로야구에서 모든 기록이 담긴 경기를 제외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승부를 0.5승으로 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승수+무승부×0.5)÷경기 수’로 승률을 계산하는 것이다. 합리적인 방법이었지만 승부를 내지 않고 무승부로 끝나는 경기가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겼다. 1993년에는 무승부가 18경기나 나왔다.
승률없이 승수만을 따져서 순위를 정하는 방법, 미국처럼 승부가 날 때까지 경기를 계속 하는 방법을 써보기도 했다. 그 결과, 현재는 무승부를 패배로 계산하도록 해 최대한 승부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쓰고 있다. 승률은 승수를 경기수로 나눠 계산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동점을 만들었더라도 무승부로 끝나면 진 경기와 같게 되는 문제점이 남았다.
프로축구처럼 승 3점, 무승부 1점, 패 0점의 승점을 주는 방식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축구와 달리 야구는 비 때문에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를 적게 치른 팀은 승점이 낮을 테니 중간 순위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이때 승점을 경기 수로 나눈 평균승점으로 순위를 정하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내년이면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30세가 된다. 이젠 순위를 정하는 합리적인 방법이 나타날 때가 됐다.
완벽한 타순 만들기
야구에는 9명의 타자가 순서대로 타석에 들어선다. 1번부터 9번까지 이어진 타순에는 승리의 방정식이 녹아있다. 1루까지 살아나가는 것이 중요한 만큼 1번 타자는 발이 빠르고 안타를 잘 치는 선수가 맡는다. 3번은 타율이 가장 좋은 선수, 4번은 힘이 좋은 선수가 맡는다. 8, 9번 타자는 타격보다 수비가 좋은 선수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수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타율이 가장 좋은 선수를 2번에 놓고, 타격 능력이 가장 부족한 선수를 7, 8번에 두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타자 9명의 상세한 기록을 컴퓨터에 넣고 수학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순서를 계산한 결과다. 심지어 타순을 타율이 높은 순서대로만 놓아도 원래 타순보다 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론 타격 능력만 생각하고 도루나 주루 능력은 생각하지 않은 결과일 수 있다.
9명의 타자로 타순을 짜는 경우의 수는 무려 36만 2880(=9×8×7×6×5×4×3×2×1)가지나 된다. 야구 감독은 이 중에서 단 한 가지의 타순을 정해야 한다. 최고의 승리 방정식을 찾기 위해 수학자의 도움을 받는 건 어떨까?
야구에 유리한 손 있다
왼손 타자는 공을 친 다음 1루까지 거리가 짧다. 하지만 왼손 투수 앞에서는 불리하기 마련이다. 왼손 투수의 공은 왼손 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치기 어렵다. 왼손 투수는 1루 주자를 쉽게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하다. 오른손과 왼손의 차이는 수비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1루수는 오른손으로 공을 받는 왼손잡이가 수비 범위가 더 넓다. 반대의 이유로 3루수는 오른손잡이가 유리하다. 유격수는 왼손으로 공을 받아 2루로 오는 주자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른손잡이가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