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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공부] 수학의 재미를 찾으려면

박병하 /경기북과고 3학년

 

Q. 우리는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나요?

  시시하지만 가장 좋은 답변은 ‘수학을 꼭 할 필요 없다’는 거예요. 수학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려면 일단 수학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게 첫 번째 단계인 것 같아요. 시, 음악, 영화도 그렇고, 사람들이 하는 대부분의 다른 행위가 꼭 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본질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행위인데 뭔가 필요한 것처럼 당위성을 부여하려고 하니까 왜곡된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는 거지요.
  수학을 잘하면 생각을 명료하고 깊이 있게 할 수 있어요. 또 자신이 현재 단계에서 명확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지점에 다다랐을 때, 금방 다른 길로 새지 않고 지구력을 가지고 오래 견디면서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굉장히 좋은 훈련이 되지요. 수학은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에요. 하지만 유일한 방법은 아니에요.

 

 

오원택 /대전동신과고 2학년

 

Q.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문제를 위한 수학 같고, 수학을 학문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기계적으로 접근하는 느낌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까요?

  저도 하루 종일 수능 문제나 한 10분 정도 걸리는 퍼즐 문제만 푼다고 생각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기초 체력을 기른다고 생각하면 그 자체로 즐거운 행위일 수 있지요. 예컨대 내가 축구를 하는 게 재밌어서 항상 축구만 하고 싶어요. 그래서 축구 하기 전에 하루에 2시간씩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는 거예요. 준비 운동 자체만 보면 굉장히 단조로운 활동이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기 위한 활동이라면 큰 즐거움이 될 수도 있지요.

 

 

황동현 /경기북과고 1학년

 

Q. 수학을 엄청나게 잘하시는 분으로서 중고등학교 때 푼 수학 문제가 연구에 도움된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

  A를 하는 게 B를 하는 데 도움이 되나요?’라고 물으면 아마 대부분이 그렇겠죠. 하지만 어떤 일을 할 때 ‘나중에 무언가를 하는 데 도움되기 때문에 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사고하기란 쉽지 않아요. 사람들은 어떤 두 가지 일 사이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데 굉장히 서툴기도 하고, 대부분은 자기도 잘 모르는 사이에 연관성을 만들어 내거든요.
  도움되기 때문에 하기보다는 그 자체를 즐겁게 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부분이지요.

 

 

김유진 /광주과고 1학년

 

Q. 포기하는 마음도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기준으로 포기해야 하나요? 지금까지 안 풀리는 문제를 포기하면 제가 의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거나 이 정도도 못 하는 사람이었냐고 자책했거든요.

  사람마다 달라서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수학자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7, 8년 동안 한 문제를 붙잡고 있는 사람도 있고, 한 30분 정도 생각해보고 잘 모르겠으면 흘려보내는 사람도 있어요. 꼭 어느 게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 없지요. 그건 자기 스타일이고, 스타일마다 장단점이 있어요. 저는 굉장히 잘, 쉽게 포기하는 스타일이에요.
  보통 절대 포기하지 않는 스타일의 장점은 많이 알려져서 사람들이 잘 알고 있어요. 앤드루 와일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교수가 13살 때 처음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겠다고 마음먹고, 여러 난관을 맞닥뜨렸을 때도 포기하지 않아서 결국 풀어냈다는 이런 종류의 성공 신화는 많이 알려져 있잖아요.
  잘 포기하면 의지가 약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잘 포기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좋겠어요. 잘 포기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이 생긴다는 거예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돌파력은 강해지는데 시야는 좁아진다는 단점이 있어요. 대신 잘 포기하면 유연성이 높아지고 시야가 넓어져서 무언가를 억지로 만들어내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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