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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연구] 수학을 하는 이유는?

강진현 /경북과고 1학년

 

Q. 교수님께 수학이란 무엇이고 왜 수학 연구를 하나요?

  현실적으로는 직업이니까, 둘째로는 재미있으니까 해요. 직업이어도 재밌지 않으면 안 하겠지요. 새로운 발견을 하는 과정에서 다른 데서는 느낄 수 없는 특유의 중독성이 있거든요.
  새로운 발견이라고 하면 과학에서의 발견과 비슷한 걸 생각하는데 수학은 조금 달라요. 과학에서의 발견은 이전에도 실재하던 대상이나 현상을 새로운 발상이나 기술적인 발전에 의해 관측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수학에서의 발견은 기술의 진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보기가 힘들어요. 200년 전에 살던 수학자나 현세대 수학자나 가지고 있는 도구는 종이와 펜으로 완전히 같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더 깊게 볼 수 있지요. 이를 스스로 경험하면서 이런 발견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참 신기하고 계속하고 싶어요.
  수학을 한다는 사실이 만족감을 주기도 해요. 일상생활에서는 인류가 하나의 큰 전체로서 조금씩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기가 힘든데, 수학 연구에서는 굉장히 극명하게 느껴져요. 200년 전 수학자와 지금 저와 제 동료들 모두 큰 유기체 속 세포 하나로서 작용하는 듯해요. 이 유기체가 새로운 방향으로 계속 함께 나아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지요.
  집단의 일원으로서 살던 옛날에 비하면 현대인은 개개인이 짊어지고 있는 무게가 굉장히 커졌잖아요. 하지만 수학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다 보면, 제가 큰 무언가의 작은 부분이라는 사실이 느껴져서 마음에 큰 위안을 줘요. 수학은 그러한 것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간의 행위 중에 하나지요.

 

 

이승민 /충남과고 3학년

 

Q. 여러 학문을 융합하는 사고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서로 다른 분야를 엮으려면 일단 각각의 분야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해요. 그리고 두 분야를 연결하는 데 적합한 언어를 만들어야 하지요. 그 분야를 자기 자신에게 설명할 때 사용하는 언어가 필요해요. 보통은 각각의 분야마다 필요한 언어의 종류가 굉장히 달라요. 그래서 최대한 같은 언어를 사용해서 내부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게 여러 다른 분야를 하나로 묶는 데 가장 중요한 기반 작업이에요.

 

 

우수한 /대구과고 3학년

 

Q. 실험처럼 활동적이지도 않고 쉬운 문제처럼 빨리 풀리지도 않는 수학 연구를 몇 달, 몇 년 동안 계속 진행하셨을 텐데, 그 긴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어떤 문제를 7~8년 동안 붙잡고 있을 때 그 생각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영화도 보러 가고, 가족과 식사도 하고 끊임없이 자연스럽게 삶을 살아나가면서 주위를 환기시켜요. 그러므로 ‘내가 이 문제를 절대 포기는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만 않으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서명원 /경기북과고 2학년

 

Q. 수학이라는 학문의 깊이가 너무 깊어져서 사람이 한평생 배워도 다 못 배워 학문을 발전하지 못하는 특이점에 대해 상상해봤습니다. 교수님은 이 특이점에 언젠가 도달하리라 생각하나요?

  제 직관으로는 절대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추세로 봤을 때 수학이 깊어지지만 동시에 발전하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어요. 많은 수학자가 매일 새로운 발견들을 해나가고 있지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이전에 있던 것들을 다 이해해서 그다음 돌을 한 칸 더 쌓는 게 아니거든요. 오히려 그전에 쌓여 있던 것들을 모르는 게 도움이 될 때도 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젊은 수학자도 새로운 발견을 많이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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