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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교수도 깜짝! 이런 것도 물어봤다고?

김범준 /한성과고 2학년

Q.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피에르 페르마처럼 ‘허준이의 추측’ 같은 300년 난제를 만들어볼 생각은 없나요?

 

아마 만들 일이 없을 거예요. 사실 없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거의 모든 연구를 공동연구로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공동연구팀이 설사 유명한 문제를 만들더라도 공동연구자의 이름을 다 붙이기에는 너무 길어서 그 이름이 붙진 않을 거예요.

 

고여은 /충북과고 2학년 

Q.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은 ‘뭘 하기엔 늦었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너무 늦었다’라는 건 언제, 어떤 상황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제가 수학 좀 잘한다고 인생을 사는 방법을 어떻게 알겠어요(웃음).

 

하성민 /한과영 1학년

Q. 학창 시절 가장 짜증났던 수학 분야는 무엇인가요?

 

저는 집합과 명제가 참 어려웠어요. 고등학교 수학 가장 앞에 나왔는데, 당시 많은 학생이 문제집에서 그 부분만 봐서 까맣게 돼 있었지요. 제 것도 거기만 까맸어요(웃음). 

 

p이면 q이다’와 ‘q가 아니면 p가 아니다’가 동치인 명제잖아요. 이해할 것도 별로 없는데 어렵더라고요. 제 생각에는 다른 분야에 비해 문맥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모든 것을 문맥상으로 이해하는 종류의 사람한테는 조금 힘들지요. 저는 아직도 가끔 헷갈려요.

 

고명준 /광주과고 3학년

Q. 수학자들도 계산 실수를 하나요?

 

많이 하죠. 어느 수학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해요.

 

강태현 /경북과고 2학년

Q. 수학 생각 안 할 때는 무슨 생각을 하나요?

 

하하, 너무 많은 생각을 해요. 당연히 그렇지 않나요? 살면서 생각할 일이 얼마나 많아요. 수학자가 수학 생각을 주로 하고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예요. 전 깨어 있는 시간에 한 5~10% 정도만 수학을 생각해요.

 

김유겸 /경북과고 1학년

Q. 교수님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개봉한다면 어떤 배우가 교수님 역을 맡았으면 좋겠나요?

 

재미있는 질문이에요. 생각해본 적이 없는 질문이네요. 근데 아마 절대 영화로 안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대중문화에서 수학자가 소비되는 것을 보면 보통 ‘주인공이 얼마나 이상한가’가 흥미의 포인트잖아요. 실제로 저는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진 않을 거예요.

 

박지원 /충북과고 2학년

Q. 장래에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수학자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수학 연구는 그전에 다가가 보지 못한 영역에 있는 것이 많아요. 특히나 어려운 문제는 기존에 알려진 것을 잘 조합해서 풀 수 있는 게 아니라 본질적으로 새로운 무언가가 요구되지요. 그래서 생성형 AI가 수학자를 위협한다기보다는 ‘얼마나 도움될 수 있는가’가 더 맞는 질문인 것 같아요.

 

예컨대 생성형 AI는 좋은 지도교수나 마찬가지지요.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지식의 총체가 너무 빈약해서 새로운 연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지도교수는 그동안 사람들이 어떤 연구를 해왔고, 서로 다른 분야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을 잘 알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서 생성형 AI가 지도교수 역할을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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