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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려면?

과학으로 노릇노릇, 박기자의 제빵왕 도전기

빵을 만들려면 일단 밀가루가 필요한데…. 밀가루를 못 먹는 사람도 있다더라고?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위기라니!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 수는 없는 걸까?

 

 

쫄깃쫄깃한 빵의 비밀, 글루텐
구수한 냄새와 함께 폭신폭신하면서도 쫄깃쫄깃한 빵을 한입 베어 물면 행복해져요. 이런 빵 맛의 일등 공신은 ‘글루텐’이에요. 밀에는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라는 단백질이 있어요.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하면 이 두 단백질이 섞이며 그물망 구조의 단백질 ‘글루텐’이 만들어져요. 이 구조는 빵 반죽이 발효할 때 생기는 이산화탄소와 알코올을 가두지요. 그 결과 반죽이 부풀고 빵이 쫄깃해진답니다.
그런데 빵을 먹으면 소화가 안 되는 사람들도 있어요. 글루텐 민감성이 있거나 ‘셀리악병’을 앓는 사람들이죠. 셀리악병은 소장에서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소장에 글루텐이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소장을 공격해요. 그럼 소장에 염증이 생겨 소화가 안 돼요. 글루텐 민감성 역시 알레르기 반응의 한 종류예요. 이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밀가루를 먹으면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거나 가려워, 평생 쌀이나 콩 등 글루텐이 없는 재료로 만든 빵을 먹을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같은 빵이라도 밀가루로 만든 빵과는 식감이 완전히 다르답니다. 글루텐이 빵의 식감을 좌우하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셀리악병이 있는 사람은 밀로 만든 쫄깃쫄깃한 빵을 못 먹는 걸까요?

 

 

맛있으면서도 알레르기 줄인 빵 만든다
지난해 8월, 68개국 2400여 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전 세계에서 90% 이상 재배되는 ‘차이니스 스프링’이라는 밀의 유전체를 95% 해독하는 데 성공했어요. 2005년, 밀 유전체 해독 연구를 시작한 이후 13년 만의 일이에요. 밀 유전체의 염기쌍 수는 160억 쌍으로 30억 쌍인 사람보다 5배 이상 많아 오래 걸렸지요.
연구팀은 밀 유전체의 전체 서열을 알아냈어요. 또, 변이가 생기면 기능이나 형태에 변화가 일어나는 DNA 염기 400만 개를 찾았지요. 그 결과 교배를 통해 새로운 밀을 만들 수 있게 됐어요.
이 연구에 참여한 고려대학교 생명공학부 서용원 교수는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을 발현시키는 유전자를 정확히 알면, 알레르기를 줄일 수 있는 밀 품종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이어, “잘 늘어나는 성질이 있는 글리아딘과 탄성이 있는 글루테닌의 함량에 따라 빵의 식감이 달라지는데 이 함량을 조절하면 원하는 식감의 빵을 위해 밀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요.

 

2019년 1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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