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안녕? 2050년에 온 걸 환영해. 내 이름은 ‘미래’야. 우리 집에 왔으니 내가 맛있는 식사를 대접할게. 여기 곤충파스타, 배양고기, 스피루리나 주스와 3D 프린팅 후식까지 준비했어. 어때? 이만 하면 진수성찬이지? 어? 근데 다들 표정이 왜 그래? 뭐가 잘못됐어?
2050년에 식량난이 온다고?
아~, 다들 평소에 안 먹던 음식이라 놀랐구나? 너희가 사는 2015년에서 지금까지 식량은 많이 변해왔어. 나도 학교에서 배운 건데, 2050년  왜 이렇게 다른 음식을 먹게 됐는지 차근차근 알려 줄게.


사람들로 북적대는 2050년 지구


2050년엔 전세계 사람들이 먹을 식량이 부족해지는 글로벌 보릿고개가 올지도 모른대요. 지금은 지글지글 삼겹살과 맛있는 빵, 철을 모르고 계속해서 나오는 과일들이 넘쳐나는데 어째서 식량난이 생긴다고 하는 걸까요?

식량이 부족해지는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늘어나는 인구! 유엔경제사회국은 지난 7월 29일 ‘2015 세계인구보고서’를 공개했어요.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73억 명인 전세계 인구 수가 꾸준히 늘어나 2030년엔 85억 명, 2050년엔 96억 명, 그리고 2100년엔 무려 112억 명이 될 거라고 해요.

지구상에 사는 사람 수가 많아지면 사람들이 먹는 음식도 더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요. 실제로 2050년이 됐을 때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굶지 않으려면 식량 생산량을 지금보다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계산 결과도 있답니다.

식량을 늘리기 위해선 농사를 더 많이 지어야 하고, 가축도 늘려야 해요. 하지만 그러기엔 물과 땅이 부족해요. 지금도 지구의 땅 중 30%가 소, 돼지, 닭 등을 기르는 데 사용되고 있거든요. 무작정 농·축산업에 땅을 이용하다가는 우리가 살 땅도 부족해질지도 몰라요.

또 이미 우리가 사용하는 물 중 70%는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는 데 사용되고 있어요. 그런데 2050년 96억 명의 인구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89%의 물을 농·축산업에 써야 한답니다.

그래서 우린 먹을 거리가 부족해질 2050년을 대비해 지금 우리가 먹는 곡물이나 소, 돼지, 닭고기를 대체할 무언가를 찾아야만 하는 거예요.


인구가 약 1.3배 늘어나요!
2015년 현재 지구엔 약 73억 명이 살고 있어요. 이후 인구가 점점 늘어 2050년엔 96억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요.

고기가 약 1.7배 더 필요해요!
인구가 늘어나면 우리가 흔히 먹는 고기의 양도 전체적으로 더 늘어야 해요. 또 늘어난 인구와 가축 때문에 곡물 생산량도 함께 늘려야겠죠.

식량이 2배 더 필요해요!
전체적으로 2050년엔 현재 식량 생산량의 약 두 배를 생산해야 모두가 굶지 않을 수 있어요.

물도 더 필요해요!
인구가 늘면 필요한 물의 양도 늘어나요.

땅도 더 필요해요!
우린 이미 곡물을 키우고, 가축을 키우기 위해 육지의 38% 정도를 사용하고 있어요. 식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무작정 농작지나 가축 농장을 늘릴 수는 없답니다.

출처 : 국제식량농업기구(FAO)


미래식량 후보1 곤충

왜 우리가 미래의 식량을 고민해야 하는지 잘 알았지? 그럼 지금부터 내가 준비한 미래의 요리를 하나하나 소개할게. 첫 번째 요리는 바로 ‘곤충피자’야. 에이~, 다들 인상부터 찌푸리지 말고 고단백 영양식이니 한 번 먹어 봐!

 

미래식량 유망주, 곤충

2013년 5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곤충을 유망한 미래식량으로 꼽았어요. 곤충을 먹으면 굶주리는 사람들이 줄어들 수 있고,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아는 곤충은 머리, 가슴, 배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 몸에 다리 6개와 날개 2개를 달고 있는 자그마한 생물체예요. 매미, 귀뚜라미, 메뚜기 등 우리 주변에서도 곤충을 아주 흔히 볼 수 있지요. 하지만 흔하다고 해서 무시할 수 없어요. 역사도 깊고 개체수도 어마어마하게 많거든요.

이 작은 동물들은 우리보다 더 오랫동안 지구에 살아남았어요. 학자들은 곤충들이 약 3억 5000만~4억 년 전부터 지구에 살았을 거라고 보고 있어요. 또 알려진 것만 80만 종 이상, 그리고 개체수는 1000경 마리 정도일 거라고 해요. 이렇게 강한 생명력과 번식력은 곤충이 미래식량 유망주가 된 이유이기도 해요. 언제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가 될 테니까요.

실제로도 이미 곤충은 세계 곳곳에서 식량으로 이용되고 있어요. 약 20억 명 정도가 1900종의 곤충을 먹으며 살고 있죠. 그 중에서도 딱정벌레 종류가 전체 식용곤충의 31%를 차지해 가장 많이 먹는 곤충으로 꼽힌답니다.


 인터뷰 

"거부감 없는 곤충요리를 만들 거예요.” 김용욱(식용곤충연구소장)


Q 어떻게 곤충요리를 시작하셨나요?

2012년에 영국에서 열렸던 ‘세계식량농업기구’ 세미나에서 처음으로 미래식량 후보 중 하나가 곤충이란 걸 듣게 됐죠. 그 당시엔 굉장히 충격적이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일리 있는 말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데리고 있던 학생들과 함께 곤충요리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함께 ‘빠삐용의 키친’이라는 곤충요리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어요.


Q ‘빠삐용의 키친’ 곤충쿠키엔 곤충이 보이진 않네요?

제가 개발한 모든 메뉴에는 곤충을 곱게 빻아 가루로 만든 파우더가 들어가기 때문에 곤충을 찾아보긴 힘들 거예요. 그런데 곤충 파우더는 키틴 성분 때문에 밀가루와 잘 섞이지 않아요. 그래서 곤충 파우더를 아주 곱게 만드는 특허기술을 개발했죠.

키틴 : 곤충의 단단한 외피와 게, 새우 등의 딱딱한 갑각을 이루는 물질.


Q 정말 곤충이 미래식량 유망주라고 생각하시나요?

세계식량기구에서 미래식량 유망주로 스피루리나와 곤충을 꼽았어요. 그런데 저는 곤충이 훨씬 유용할 거라 생각해요. 세계 어느 곳에서도 키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혐오감이 가장 큰 문제예요. 곤충 요리를 개발하는 저에게도 가장 큰 숙제죠. 앞으로도 사람들이 두려워하지 않을 만한 곤충 요리를 계속해서 개발 할거예요.


다양한 곤충요리를 볼 수 있는 ‘곤충요리경연대회’

곤충이 아무리 영양이 풍부하고, 빨리 기를 수 있다고 해도 곤충이 올라간 쿠키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인상부터 쓰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은 곤충을 먹게 될 미래에 대비해 다양한 곤충 요리를 개발했어요. 여러 가지 맛있는 곤충 요리를 개발해 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서지요.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이런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곤충요리경연대회’지요. 지난 7월 14일, 과천 렛츠런파크에서 제2회 곤충요리경연대회가 열렸어요. 요리사 모자에 하얀 앞치마를 두른 사람들이 진지하게 곤충을 튀기고 볶고 있었죠. 그 앞에는 고소애 짜장면과 소시지, 꽃벵이 핫도그, 모듬곤충김밥 등 다양한 곤충 요리들이 놓여져 있었답니다.

곤충요리경연대회는 2014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렸어요. 곤충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어요. 하지만 곤충 재료엔 제한이 있답니다.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서는 곤충들의 영양 성분을 파악하고, 독성을 분석해 먹어도 되는 식용 곤충을 지정하거든요. 곤충요리경연대회에선 이 식용 곤충들만 이용해서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거예요. 현재 메뚜기, 누에 번데기, 백강잠, 고소애, 꽃벵이가 식용 곤충으로 지정 됐고 올해 하반기엔 곧 귀뚜라미가 지정될 예정이랍니다.

요리대회장 옆에는 곤충요리 시식과 체험 행사장도 마련됐어요.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이 직접 곤충 요리를 만들어 보거나 곤충 솜사탕, 슬러쉬, 단백질 바 등을 먹어볼 수 있었어요.

박철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양한 곤충 요리 레시피가 개발 돼 곤충의 다양한 가치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미래식량 후보2 배양고기

곤충요리 못지않게 주목 받는 미래 식량이 또 있지. 바로, 이 소고기 패티야. 이게 무슨 미래 식량이냐고? 평범해 보이는 이 패티엔 사실 신기한 비밀이 숨겨져 있거든. 그게 뭐냐면….


소고기, 이젠 실험실에서 키운다!


“고기 맛이 나요!”

2013년 영국의 한 방송에서 소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사람이 한 말이에요. 고기를 먹고 고기 맛이 난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이 사람이 먹은 햄버거 패티는 바로 ‘배양고기’로 만들어졌어요. 배양고기는 실제 가축에서 얻은 고기가 아니라 실험실에서 키운 고기를 뜻해요. 네덜란드 마흐트리히트 대학교 마크 포스트 교수가 처음으로 자신이 개발한 배양고기를 세상에 공개했죠. 소의 근육조직을 떼어내 근육 줄기세포를 분리한 다음, 실험용 접시에서 다시 근육조직으로 키우는 거예요. 근육 줄기세포는 근육을 이루는 다양한 세포를 만들어내며 근육조직이 될 수 있거든요. 그런 다음 만들어진 근육조직들을 뭉치면 햄버거 패티로 쓸 수 있는 고기 덩어리가 돼요.

약 2만 개의 근육섬유와 약간의 지방을 함께 섞으면 소 한 마리에서 얻은 근육조직으로 약 1억 7500만 개의 햄버거 패티를 만들 수 있다고 해요. 일반 고기로 패티를 이만큼 만들려면 소 44만 마리가 필요한 데 비해 아주 효율적이죠.

하지만 아직은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답니다. 하나의 배양고기 패티를 만드는 데 무려 3억 원 정도가 들거든요.

포스트 교수는 “10~20년 안에는 이런 배양고기를 시장에서 사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조금씩 커지는 배양고기 시장

이어 미국의 ‘모던 메도우’라는 회사에서도 배양고기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조직공학 기술을 이용해 배양고기를 만드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어요. 줄기세포를 따로 분리하지 않고 근육 조직 자체를 배양액 안에서 키우는 거죠. 이 방법으로 5년 안에 배양가죽을, 10년 안에 배양고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랍니다.

배양고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배양고기를 이용한 상상의 레시피 책이 나오기도 했어요. ‘배양고기 요리책(In vitro meat cook book)’이라는 제목의 이 책에는 배양고기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가 소개돼 있지요. 배양고기는 세포 배양액에서 키운 근육 조직을 합쳐서 만들기 때문에 모양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 책은 배양고기의 이런 특징을 이용해 꽃 모양, 학 모양 등 재미있는 모양의 고기들을 소개하고 있답니다.
 

3D 푸드 프린팅

미래엔 요리 재료뿐만 아니라 조리하는 방식도 변할 거예요. 바로 3D 프린팅 음식처럼 말이에요. 이미 피자를 비롯해 다양한 후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3D 프린터가 개발됐답니다.

한 예로, 미국의 ‘푸디니’사는 5가지 음식잉크를 조합해 피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3D 프린터를 개발했어요. 3D 프린팅 한 뒤 오븐에서 굽기만 하면 되죠. 또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부터 3D 프린터로 초콜릿을 만들 수 있게 됐답니다. ‘로킷’이라는 3D 프린터 회사에서 초콜릿 3D 프린터인 ‘초코스케치’를 팔기 시작했거든요. 초코스케치는 일반 3D 프린터처럼 초콜릿을 층으로 쌓아 입체 초콜릿을 만들어요.

로킷의 이민재 마케팅본부장은 “아직은 시작단계지만 가까운 미래엔 우리 부엌에 3D 프린터를 한 대씩 둘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어요.


미래식량 후보3 스피루리나

곤충 요리와 배양고기까지 먹었으니 이제 후식으로 이 스피루리나 주스를 먹어 봐. 단백질에서 풍부한 미네랄까지 어디 하나 빠진 영양 성분이 없는 슈퍼 디저트야.

남세균을 먹는다?!


곤충요리와 배양고기 말고도 또 다른 미래식량 후보가 있어요. 오래 전인 1974년부터 ‘최고의 미래식량’으로 지목돼 온 ‘스피루리나’죠.

스피루리나는 남세균의 일종이에요. 남세균은 식물처럼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만드는 세균이에요. 그 중 스피루리나는 나선 모양(Spiral)으로 생겼다고 해서 ‘스피루리나’라는 이름을 얻게 됐죠. 주로 아프리카, 동남아, 하와이 등 30~35℃ 사이의 온도와 적은 강수량, pH9~10,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춘 곳에서 잘 자라요.

스피루리나의 가장 큰 특징은 세균이면서도 풍부한 단백질과 다양한 비타민, 미네랄까지 골고루 포함하고 있다는 거예요. 덕분에 ‘슈퍼푸드’라는 별명까지 얻었지요. 그래서 유엔 국제식량기구(FAO)에서 약 40년 전인 1974년에 스피루리나를 미래 식량으로 지정했답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건강식품으로 스피루리나 가루나 캡슐을 이용하고 있죠.

그런데 스피루리나가 속한 시아노박테리아는 독성물질을 만들어낸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아직 논란이 남아 있어요. 독성 물질들이 소화기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거든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도 오염 위험 때문에 스피루리나에 대해 ‘안전할 것이다’ 정도로 판단을 애매하게 내렸답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아직 독성이 보고된 적은 없다고 밝혔어요.
 

미래에 먹게 될 음식들을 미리 본 소감이 어때? 아직은 생소하겠지만 가까운 미래에 곧 먹게 될 음식일지도 몰라. 그러니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오늘 먹은 음식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지켜봐 줘.

따라해 봐요!
내가 어과동 곤충요리왕!


곤충요리를 먹어 보고 싶어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막하다고요? 그런 여러분들을 위해 올해 곤충요리경연대회 학생부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전진욱 학생의 ‘Healing&Cure’ 레시피를 공개할게요. 짜잔~!

이 요리엔 고단백 영양식인 곤충과 카로틴이 풍부한 단호박, 엽산이 풍부한 시금치 등 몸에 좋은 재료가 다양하게 들어가요. 어과동 친구들도 부모님과 함께 만들어 보세요~.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5년 1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수빈 기자
  • 김영수
  • 도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 도움

    김용욱 소장
  • 도움

    박영숙 대표
  • 사진

    신수빈 기자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식품학·식품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