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기후 위기가 이어지면 사과를 먹기 더 힘들어지겠는걸.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사라지는 게 사과뿐만이 아니라고?
꽃눈도, 열매도 적게 맺혔다
올해도 사과는 적게 생산될 걸로 예상됩니다. 사과나무에 꽃눈이 적게 생겼기 때문이에요. 꽃눈에서는 꽃이 피고, 꽃이 있던 자리에 사과 열매가 맺혀요. 꽃눈이 많을수록 열매도 많이 맺히지요. 그런데 사과연구센터에 따르면 올해 부사 품종 사과나무의 꽃눈이 형성된 비율은 54%로, 보통의 비율인 60%보다 낮았어요. 사과나무에서 꽃눈이 적게 생긴 건 지난해 여름 사과나무의 병해 때문입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센터 박종택 박사는 “갈색무늬병 등으로 사과 잎이 많이 떨어지면 그 다음해에 꽃눈이 잘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어요.
꽃눈이 있어도 꽃이 일찍 피면 꽃샘추위에 꽃이 얼어버려요. 농촌진흥청은 올해 사과 꽃이 피는 시기가 보통 사과가 날 때보다 최대 11일 빨라져 이번에도 꽃샘추위를 견뎌야 할 예정이에요. 사과연구센터의 이영석 박사는 “꽃눈에 싸여 있으면 꽃이 보호되지만, 꽃이 피면 그러기 어렵다”고 전했죠.
사과, 어디서 자랄 수 있을까
온대과일인 사과는 기온이 15~18℃ 정도로 선선할 때 재배하기 좋아요. 그런데 사과 주산지인 경상북도 포항, 경주 등 동해안 지역은 지난해부터 아열대기후로 바뀌었어요. 아열대기후는 월평균 기온이 10℃ 이상인 달이 한 해에 8개월이 넘는 기후를 말해요.
박 박사는 “날씨가 계속 따뜻해져 평균 기온이 20℃가 넘는 적도와 날씨가 비슷해지면 우리나라 사과 재배량의 61%를 차지하는 부사 품종은 재배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어요. 2022년 4월 농촌진흥청은 기후 위기에 따라 과일 재배에 적합한 곳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한 결과를 발표했어요. 사과뿐 아니라 배, 포도, 복숭아의 재배지가 바뀌고, 재배할 수 있는 땅 면적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지요. 반면 제주에서 자라는 감귤 같은 아열대과일의 재배 지역은 남해안과 강원도 해안까지 넓어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