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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교실에서 입에 담기도 힘든 거친 욕들이 마구 흘러 나오고 있어! 개XX, 새○○○, 돼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저렇게 험한 욕을 하다니…, 가만, 그러고 보니 왜 우리가 욕을 먹는 거지?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어라라, 그런데 욕하는 아이들 중에 몽이도 있잖아? 우리가 아는 몽이가 아닌 것 같아…!
몽이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걸까? SOS 구조대, 욕에 중독된 몽이를 구하러 출동~!




 

세 명 중 한 사람은 욕을?
일단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욕을 쓰는지부터 파악해 보자고. 내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초중고전체 학생의 73%가 욕을 사용한다고 해(한국교육개발원, 2010년). 이중에서 ‘자주’ 또는 ‘습관적으로’ 욕을 사용한다고 대답한 친구들이 32%나 되더라고. 세 명 중 한 명은 욕을 입에 달고 다닌다는 이야기지. 가만히 살펴보니 몽이도 저기 포함될 것 같은데?



 


 
선생님, 멀쩡하던 우리 몽이가 왜 저렇게 된 걸까요?
몽이처럼 초등학교 고학년 때가 되면 많은 아이들이 욕을 배우기 시작해요. 욕을 할 줄 아는 아이들 중 58%가 이 때 욕을 배운다고 답했으니까요. 그리고 저렇게 심한 욕을 쓰는 건 몽이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예전보다 점점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욕이 많아지고 있어요. 아이들이 욕으로 쓰는 단어만 봐도 2002년 148개에서 2011년 207개로 늘어났답니다.  김태경 (한양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교수)



그런데 아이들이 욕을 왜 이렇게 많이 쓰는 거야?

원인은 여러 가지야. 우선 TV와 영화 등에서 욕을 쉽게 접할 수 있고, 그런 말이 유행어가 되곤 하는 환경의 영향이 커. 또 친구들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욕을 사용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욕을 배우기 쉽거든. 주변 친구한테서 욕을 배운다는 아이들이 전체의 48%나 된다고 해.




 



 
인터넷과 게임, 언어습관 해치기 쉽다

인터넷에서는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어 심한 욕을 써도 피해가 직접 돌아오지 않죠. 이런 환경이 우리 언어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한양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평균적으로 욕을 더 많이 한다고 해요.


욕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잠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어. 욕이 항상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잖아. 욕은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 줘서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수도 있어. 눈물이 날 만큼 억울한 일이 생겼을 때 친구한테 주먹을 휘두르거나 속으로 끙끙 앓는 것보다는 시원하
게 욕 한 번 내뱉고 화를 푸는 게 낫잖아?

그래서 나한테 새대가리라고 욕 한 거야?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아야지!

‘언어적 배설’에 대한 욕구는 사람의 기본적인 본능이에요. 용변이 마려운 걸 오래 참으면 병이 나는 것처럼, 하고 싶은 말을 내뱉지 못하면 심한 병에 걸릴 수도 있다고 해요. 삼국유사에도 나온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는 다들 잘 알고 있지요? 욕은 내면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통쾌하게 표현하는 한 방법이랍니다.


애정이 듬뿍 담긴 욕

욕이 친근감과 애정의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는 사실! 색다르고 재미있으면서 애정이 묻어나오는 욕은 사실 욕이라고 부르기 애매한 면도 있어요. 욕쟁이 할머니의 국밥집에는 욕을 듣고 싶어 온 손님들로 항상 붐빈다고 해요. 좀 이상하죠?


그럼 욕을 사용해도 괜찮다는 거야?

아니야! 절대 그렇지 않아. 시원하게 소리를 질러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까진 좋은데, 문제는 욕에 중독성이 있다는 거야! 강한 욕을 내뱉었을 때 짜릿함을 느끼는 건 ‘도파민’이라 는 신경전달물질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거든. 그런데 도파민에는 술이나 담배, 마약처럼 중 독성이 있어서 한 번 맛을 들인 사람은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계속 욕을 사용하게 된대.


잠깐!  욕 내성, 몸의 균형 파괴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욕을 들었을 때 교감 신경이 활성화 되어야 하지만, 평소에 욕을 많이 하는 사람은 반대로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된다고
해요. 욕을 들을수록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지도록 몸이 반응한다는 뜻이에요. 욕을 많이 하는 사람의 몸에 ‘욕 내성’이 생겨서 몸의 균형이 깨지는 거죠.


욕의 영향 ❶ 욕을 쓰면 뇌에는 무슨 일이?
선생님! 몽이처럼 욕을 많이 쓰면 몸에 무슨 변화가 생기나요?

욕을 많이 쓰는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이해하려면, 우선 우리 뇌 안쪽 깊숙한 곳에서 원초적인 감정을 만들어 내는 ‘변연계’를 알아야 해요. 동생이 과자를 뺏어 먹을 때 화가 나는 것도, 혼자 밤에 화장실을 갈 때 겁이 나는 것도 바로 이 ‘변연계’ 때문이에요. 동물적인 본능과 관계있다고 해서 ‘동물의 뇌’ 또는 ‘본능의 뇌’라고도 하죠. 동물의 뇌? 욕을 많이 하면 나처럼 멋있어지는 거야?

하나도 멋있지 않다고!



 

"변연계를 자동차의 엑셀, 전두엽을 브레이크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변연계의 명령에 따라 우리 몸이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걸 전두엽에서
적절히 막아 줘야 하는데, 10대는 아직 전두엽이 덜 완성되어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쉬운 시기예요.”
천근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사람이 동물과 다른 이유, 이성의 뇌 덕분!

본능의 뇌 위쪽으로는 ‘이성의 뇌’가 있어요. 이곳이 튼튼해야 ‘본능의 뇌’가 멋대로 행동하는 걸 막을 수 있어요. 이성의 뇌에서도 가장 중요한 전두엽은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주로 성장하는데, 이 때 폭력적인 욕설을 마구 사용하다보면 이성의 뇌가 위축되면서 본능의 뇌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게 된답니다. 그러면 ‘이성’보다는 ‘본능’이 앞서게 돼 어른이 되어서도 함부로 행동하게 되는 거죠.


실제로 욕을 많이 사용하는 아이들에게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이 관찰되었어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은 욕을 사용하지 않 는 아이들과 습관적으로 욕을 사용하는 아이들을 비교해 보았답니다. 그 결과 욕을 많이 쓰는 아이들이 인내심과 계획성이 부족하고 자기 제 어능력도 떨어지는 특징을 보였어요.
한양대학교 김정선 교수팀의 조사에서도 욕을 많이 사용하는 아이들에 게서 자아존중감과 자기 통제력, 공감능력이 낮다는 사실이 확인됐어요. 언어는 사람 사이에 소통의 도구일뿐만 아니라, 생각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또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욕 만드는 시냅스로 머리 속이 가득 찬다!

우리 뇌 속에는 1000억 개나 되는 뇌세포가 있어요. 정말 많다고요? 그보다 1000배나 더 많은 수의 ‘뇌세포 연결선(시냅스)’들이 우리 뇌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걸요. 뇌세포들을 서로 이어 주는 이 연결선을 따라 정보가 흐르고, 기억이 저장되는 거예요. 그런데 초등학생 때는 이 시냅스가 한창 만들어지는 중요한 시기라는 사실! 욕을 많이 사용하면 우리 뇌가 욕설과 관련된 시냅스들을 많이 만들어 내는데, 어릴 때 만들어진 이 시냅스들은 평생 간다고 해요.



욕 많이 쓰면 국어 실력 떨어진다!

욕의 부작용은 또 있어요. 평소에 욕을 많이 사용하는 아이들의 어휘력이 욕을 사용하지 않는 아이들보다 떨어진다고 해요. 욕이 문장 안에서 형용사, 부사 등을 대체하는 만능 단어로 쓰이기 때문에, 욕을 쓰지 않을 경우 말을 이어가는 데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거예요. 더
심각한 점은, 욕이 우리의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거예요. 폭력적인 언어를 쓰고, 충동적으로 욕을 내뱉다보면 그만큼 생각도 폭력적이고 충동적이게 된답니다.



 

욕의 영향 ②  뇌에 상처 주는 무기 욕!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욕은 쓰는 사람에게도 안 좋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더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요.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마틴 타이커 교수는 학창시절 또래집단에게서 언어폭력을 당한 사람들의 뇌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조사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언어폭력을 당했던 사람들의 뇌는 보통 사람들과 비교해 볼 때 뇌량과 해마, 전두엽이 상당히 쪼그라 들어 있었다는 것!




선생님, 뇌에 왜 이런 손상이 생긴 거예요?

.뇌가 이렇게 위축된 이유는 강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뇌에 상처를 입혔기 때문이에요. 동료들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아이들은 몸에서 코티졸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이 뇌로 들어가 시냅스가 튼튼하게 연결되는 걸 방해해요. 그 결과 정상적인 뇌 발달이 억제되는 거지요. 조장희(가천의과학대학교 뇌과학연구소 소장)



좌뇌와 우뇌의 연결통로, 뇌량

우리 뇌는 크게 왼쪽과 오른쪽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뇌량은 이 둘을 연결시켜 주는 다리예요. 양쪽 뇌의 정보가 여길 통해 오고 간답니다. 이 부분이 손상되면 어휘력과 사회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뇌량이 한창 예민한 나이는 9세에서 10세 사이로, 이때는 특히 스트레스 호르몬이 뇌에 상처 주기 쉬워요.



감성의 중추, 해마

해마는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에요. 해마에 문제가 생기면 쉽게 불안해지고 우울증이 찾아올 확률이 높아진답니다. 또한 자아분열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할 경우 자살충동까지 느낄 수 있어요. 11세에서 13세 사이에 특히 예민해요.


이성의 콘트롤 타워, 전두엽

전두엽은 우리 뇌에서 가장 중요한 ‘이성의 중추’예요. 전두엽은 뇌의 여러 부위 중 가장 늦게 발달하는 곳으로, 만 6세에 발달하기 시작해 청소년기 내내 성장한답니다. 청소년기에 전두엽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면 이성이 본능을 통제하지  못해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기 쉬워요



자가진단테스트
나는 얼마나 욕쟁이?

욕이나 비속어를 쓰는 일이 나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나도 모르게 습관이 되어서, 혹은 욕인 줄도 모르고 쓰고 있지는 않나요? 사람들이 쓰는 저속한 표현들은 듣는 이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언어 예절을 해치게 되지요. 안 좋은 언어 습관을 버리고 언어 예절을 잘 지킨다면 자신의 품격도 높이고 다른 사람들과 좋은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해 봐요관계도 유지할 수 있답니다. 나는 얼마나 욕에 중독되어 있는지 자가진단테스트를 통해 확인한 다음, 욕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해 봐요


※출처: 한양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친구의 말 한마디, 욕설 줄이는 일등공신!
테스트에서 심각한 욕쟁이로 나왔다고 너무 걱정하진 말아요. 지금부터 우리 뇌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도 늦지 않았어요. 무슨 방법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경쟁보다는 협력을 배우는 교육이 필요!

심한 욕설처럼 폭력적인 행동을 줄이는 근본적인 방법은 학생들 사이에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는 교육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해요. 지금처럼 학교에서 욕설과 폭력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학생들을 성적으로만 평가하는 입시위주 교육 때문이라는 말이죠. 치열한 경쟁과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마땅치 않아 결국 학생들 사이의 폭력으로 나타난다는 거예요. 전문가들은 단체 스포츠나 예술 활동, 자연과 함께하는 교육 시간을 늘려서 학생들의 공격성을 줄이고 친구들과의 협동 정신을 기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해요.



북유럽의 핀란드에서는 학생들 사이에 성적으로 등수를 매기지 않아요.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지 학생들 사이에 잘하고 못하는 아이를 가려내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생각이거든요. 친구들 간에 경쟁보다는 서로 어울려 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덕분인지 학교생활의 만족도도 높고 폭력과 욕설, 따돌림도 없어요.



욕’, 무슨 뜻인지 알고 쓰니?
자가진단테스트를 풀어 보면서 ‘이게 욕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 단어도 있을 거예요. 욕을 사용하는 친구들의 약 70%가 원래 의미를 잘 모르고 수식어나 감탄사처럼 사용한다고 해요. 하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그런 단어들 중에는 성(性)적으로 비꼬는 표현이나 끔찍한 병과 관련된 표현도 섞여 있답니다. 장애인과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표현들도 있고요. 이런 단어를 계속 입에 담아 좋을 리없겠죠? 내가 평소 쓰는 말이 바른 말·고운 말인지, 혹시 무심코 뱉은 말에 친구들이 상처받지 않는지 주의를 기울여 봐요. 말은 쓰는 사람의 ‘인격’을 그대로 드러낸답니다.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은 항상 따듯하고 사랑 넘치는 언어를 사용하기 바라요~!

2012년 0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사진

    변지민 기자
  • 도움

    조장희 소장
  • 도움

    천근아 교수
  • 도움

    김태경 연구교수
  • 도움

    김정선 교수
  • 도움

    전은진 교수
  • 도움

    청주 청운중학교
  • 도움

    여주 세종초등학교
  • 진행

    홍승우
  • 진행

    임성훈
  • 변지민 기자
  • 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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