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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 흑점 관측하는 요령

새해에 뜬 태양얼굴에서 까만 점을 세어보자

2001년 새해에도 어김없이 태양이 떠오른다. 새해에 맞는 태양은 언제나 푸근함과 함께 큰 포부를 갖게 한다. 새해를 맞아 한창 활동적인 태양의 얼굴을 살펴보자. 거의 매일 맨얼굴을 보일 때가 없이 항상 흑점으로 치장하고 있다.

우주에는 약 1천억개의 은하가 있으며 은하 하나에 보통 1천억개의 별이 모여있다. 결국 우주 전체로는 1천억에 1천억을 곱한 만큼의 별이 있다는 얘기인데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어쨌든 이렇게 많은 별 중 하나가 지구를 포함한 아홉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우리 태양이다.

밤하늘을 수놓는 많은 별은 아주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 커다란 망원경을 쓰더라도 바늘 끝 같은 점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현재로선 우리와 가장 가까운 별, 태양만이 그 표면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모습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별이다.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이 흑점이다. 흑점을 쉽게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흑점을 보면 어떤 사실을 알아낼 수 있을까.

맨눈으로도 본다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한강에서 별을 본다? 바로 우리의 별, 태양을 볼 수 있다. 서울 하늘을 뒤덮고 있는 오염이 나쁘긴 해도 두꺼운 먼지층이 때론 멋진 일몰을 보여준다. 요즘처럼 태양활동이 활발해 커다란 흑점이 자주 생겨날 때 눈으로 보아 부담되지 않을 정도로 빛이 약해진 태양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흑점을 볼 수 있다. 해질 무렵 서쪽지평선 위로 낮게 깔린 붉은 태양에서, 또 아침 짙은 안개 뒤로 하얗게 빛나는 태양에서 눈여겨보면 흑점을 만날 수 있다.

맨눈으로 태양흑점을 볼 수 있는 또하나의 방법은 사용하다 고장난 CD를 이용하는 것이다. CD로 태양을 가리면 CD 위에 태양의 모습이 동그랗게 나타나는데 자세히 보면 흑점을 관찰할 수 있다(이때 CD의 가운데 구멍으로 태양을 보면 안된다). CD는 태양으로부터 위험한 빛을 거의 대부분 차단하므로 눈에 유해하지 않다. 물론 많은 빛이 차단되기 때문에 큰 흑점이 나타난 경우에만 흑점이 희미하게 보인다.

한때 촛불에 그을린 유리판, 용접용 유리, 플로피 디스크, 필름 등으로 태양을 관측할 수 있다고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들 방법은 눈에 유해한 태양빛이 상당부분 투과돼 들어오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쌍안경을 통해 들어온 태양을 흰 도화지에 투영한 모습. 투영된 태양면에 나타난 흑점을 스케치하 거나 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다.


태양자전주기를 구한다

쌍안경으로 흑점을 며칠 간 관찰해보면 흑점이 이동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천체망원경을 이용해도 동일한 관측을 할 수 있다). 흑점 자체가 태양 위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태양이 자전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진과 같이 쌍안경을 들고 매일 같은 장소에서 흑점의 위치를 그려보면 태양의 자전을 확인할 수 있고, 같은 흑점을 꾸준히 관찰해 한바퀴 돌아 다시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면 대략적인 태양의 자전주기도 구할 수 있다.

태양을 관찰할 때는 쌍안경을 아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렌즈는 큰 돋보기와 같아 태양을 맞춘 초점 부분은 종이에 쉽게 불이 붙을 정도로 뜨거우므로 눈으로 직접 들여다보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직접 눈으로 관측하고 싶은 경우에는 시판되는 금속 코팅 태양필터를 쌍안경이나 망원경 앞부분에 설치해야 한다.

여럿이 함께 볼 수 있는 투영법은 가장 안전하고 자주 쓰는 방법이다. 하얀 도화지로 만든 투영판에 쌍안경으로 들어온 태양빛을 비추는 방법인데 먼저 쌍안경의 그림자를 살피면서 태양빛을 쌍안경에 들어오게 한다. 투영판에 비춰진 태양빛의 초점을 잘 맞추어보면 흑점의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투영법으로 관찰할 때도 30초에 한번 정도는 쌍안경을 돌려놓아 과열되지 않도록 식혀준다.하얀 도화지에 투영된 흑점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꽤 커다란 하나의 흑점은 크게 두부분으로 나눠진다. 즉 가운데부분과 가장자리부분의 진하기가 틀리다. 가운데부분이 더 까맣게 보이는데 이 부분을 ‘암부’라 하고, 이보다 덜 까만 가장자리부분은 ‘반암부’라 부른다. 물론 작은 흑점의 경우에는 암부만 나타나기도 한다.

흑점의 이동을 쉽게 알아내기 위해서는 흰 도화지 한장에 지름 10cm 정도의 원을 그리고 흑점을 스케치한 후 그 다음 날의 관찰에도 같은 종이를 쓰는 방법이 좋다. 흑점에 따라 서서히 커지면서 발달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며칠 사이에 갑자기 작아지면서 없어지는 것도 있다. 태양의 자전주기를 알아보려고 한다면 처음 크기는 작아도 서서히 발달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사진촬영한 태양 흑점의 모습. 흑점은 따로 떨어져 나타나기보다 여럿이 무리지어 흑점군을 이룬다. 비교적 큰 개개의 흑점은 가운데 진한 암부와 주위가 희미한 반암 부로 이뤄진다.


흑점 이야기

흑점은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자기폭풍과 관련있다. 흑점이 까맣게 보이는 이유는 강한 자기장이 에너지 흐름을 막아 주변(평균 5천8백도)보다 온도가 약 2천도 낮아져서 상대적으로 어두워 보이기 때문이다.

만일 흑점만 따로 떼어 하늘에 띄워 놓는다면 보름달보다도 밝을 것이다. 흑점 중에는 지구가 수십개나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 것도 있다. 흑점은 하나로 나타날 때도 있으나 대개 여러개의 쌍으로 무리를 짓는다. 보통 태양의 적도를 중심으로 상하 30° 지역에 주로 생긴다.

표면이 딱딱한 고체로 된 지구와 달리 기체로 된 태양은 위도에 따라 자전속도가 다르다. 태양의 극지방에서는 회전속도가 느려 35일에 한바퀴를 돌며, 적도지방에서는 25일이 걸린다. 따라서 태양 표면에서 함께 자전하는 흑점은 태양 뒤로 사라진 뒤 약 2주일 가량 지나면 반대편에서 되돌아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흑점은 생겨났다 없어지기도 하는데 수명이 짧은 것은 수일, 긴 것은 몇개월 동안 남아 있다. 1843년 독일의 ‘슈바베’는 흑점의 수가 11년을 주기로 많아지고 적어지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태양의 활동이 활발할 때 흑점이 많이 나타난다는 점도 알게 됐다.

태양의 활동은 지구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흑점이 생기는 양에 따라 태양 표면의 온도도 조금 달라지는데 이에 따라 지구의 기후가 변하기도 한다. 1645년에서 1715년까지 70년 동안은 흑점이 거의 보이지 않았는데 이때 유럽에서는 큰 추위가 몰아치고 미국 서부에서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요즘도 태양에서 갑작스럽게 강한 X선이나 자외선이 생기면 통신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흑점수 세는 요령

흑점은 태양의 활동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자료 가운데 하나이므로 그 수를 정확히 관찰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흑점수를 세기 위해서는 우선 흑점군을 결정해야 한다. 보통 몇개의 흑점이 모여 하나의 흑점군을 형성한다. 흑점군 하나는 독립된 흑점에 비해 열배 가량 더 활동적이다. 따라서 흑점수는 확인된 흑점군에 10을 곱하고 다시 개개의 흑점을 세어 더한 값인데, 이를 상대흑점수라 부른다.

상대흑점수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첨가해야할 요소가 더 있다. 변수 k가 그것이며 그 값은 사용한 망원경, 관측조건, 관측자의 경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즉 상황에 따라 상대적 값이 얻어지므로 상대흑점수라는 이름이 붙었다. 초보자일 경우 k값은 1로 한다.

상대흑점수 = [ ( 흑점군 X 10 ) + 개개 흑점의 수 ] X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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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김지현 아마추어 천문가
  • 사진

    박승철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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