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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로봇 조종, 벽지환자까지 원격수술

대용량의 컴퓨터가 지원되는 PACS(Picture Archiving Communication System) 기억장치
 

원격의료진료가 활성화되면 산간벽지에서도 대도시 종합병원의 고급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의학영상정보시스템(PACS)에서 원격 로봇수술까지 원격진료의 실태를 알아보자.
 

의사를 대신해 뼈에 구멍을 뚫고 있는 로봇의사. 정형화 돼 있지만 정밀함이 요구되는 수술에는 로봇의사가 적격.


요즘 국내에도 의학영상정보시스템(PACS)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개원한 삼성의료원은 환자의 상태를 찍은 필름(X선사진이나 CT, MRI사진)을 의사가 수초만에 컴퓨터 영상으로 띄워 진료에 이용할 수 있는 PACS 시설을 갖추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진단방사선과의 업무 효율을 대폭 향상시키고 있다.

기존 병원에서는 의사가 촬영소견서를 써 주면 환자가 CT 촬영 장소에 가서 접수한 후 촬영을 마치고 일단 집에 돌아간다. 촬영결과가 나오면(보통 며칠 후) 간호원이 필름을 의사에게 가져가야 진단을 할 수 있다. 다른 과의 의사가 봐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필름을 일일이 들고 다니면서 진단을 맡는다. 또한 진료가 끝난 다음에는 필름은 창고에 처박히게 되는데 워낙 양이 많기 때문에 몇개월만 지나도 찾기 힘들다.

PACS는 이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과정을 완벽하게 컴퓨터화 했다. 환자가 CT 베드에 누워 촬영을 마치면 곧바로 담당의사의 모니터 화면에 영상이 뜬다. 필름이 사라지고 영상만 이 컴퓨터에서 저 컴퓨터로 옮겨 다닐 뿐이다. 만약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의 경우 응급실 의사와 방사선과 의사는 화면을 보며 의견을 나눌 수도 있다.

PACS의 위력은 영상을 임의대로 가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장의 사진만을 가지고 명암 등을 조절해 원하는 병변 부위를 두곳 이상 살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교통사고를 당해 여러 곳이 다친 환자는 X선 사진을 다친 곳마다 여러장을 찍어야 한다. PACS는 이러한 번거로움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해상도를 크게 손상시키지 않는 선에서 확대 축소도 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것이다.

보통 CT나 MRI는 뼈의 평면사진이나 장기의 종단면 횡단면 사진은 여러 장 얻을수 있으나 3차원 입체 사진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PACS의 컴퓨터그래픽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영상도 얻을 수 있다. 3차원 CAD 프로그램으로 화면 속에서 건물의 3차원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꿈의 통신망'이라 불리는 PACS가 처음 실용화된 것은 92년 미국 육군병원과 일본 북해도병원에서다. 이후 빠르게 보급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의료원을 시작으로 중앙병원 등에서 PACS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PACS란 결국 컴퓨터통신을 병원진료시스템에 적용한 것이다. 이를 조금 발전시키면 원격의료진료가 가능하다. 한국통신이 지난 10월부터 울진 보건의료원과 경북대학병원, 구례 보건의료원과 전남대학병원 간에 서비스를 개시한 초보적인 단계의 원격진료도 바로 이러한 예다.

원격의료진료가 활성화되면 지역간 의료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TV화면을 통해 환자의 상태나 병력 등을 듣고 진찰하는 간접진료는 초보적인 단계이고, 내시경 X선 초음파등을 이용한 의학영상정보를 컴퓨터통신을 통해 대학병원에 보내 종합진단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확보되면 원격진료가 일정 수준에 이른 것. 진단장치를 어느 정도 갖추면 보건소 단위에서도 대학병원의 진단을 받을 수 있다.

국토가 넓고 인구가 널리 산재돼 있는 호주에서는 홈닥터시스템이 실용화되고 있다. 가정에 체온 혈압 혈당계 외 간단한 간이 심전도 측정기를 구비하고 측정결과를 대도시 종합병원에 컴퓨터통신으로 전송하면, 전문의료진의 검진 결과가 집으로 전송된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진단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발전하면 의사가 원격지에서 로봇을 조정해 간단한 수술을 수행할 수 있는 '로보닥 시스템'이 등장한다. 로봇의사는 임기응변에는 약할지 모르나 정형화된 수술에서의 정확성은 인간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
 

PACS의 가장 큰 장점은 사진을 가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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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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