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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심하고 멍청한 남자와 도저히 살 수가 없어요!”
“이 사람은 스스로 근심 걱정을 만들면서 내가 하는 일마다 사사건건 간섭이에요!”

필자의 상담실을 찾은 남편과 아내의 대화다. 이들의 말 속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배어있고, 코웃음과 냉소 섞인 표정이 난무한다. 사랑한다고 믿고 결혼했을텐데, 무엇이 이들의 관계를 이렇게 변하게 했을까.

설문조사 결과 이 부부는 모두 우울증을 갖고 있고 감정이 매우 불안정하며 예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는 우선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난 후 다시 상담을 하자고 권했다.

"이 사람이 맘에 안 드는 건 여전하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짜증이 덜 나네요"
"어쩜 그렇게 이핼 못해주나 하는 답답함이 좀 덜해졌어요"

두사람 사이에 부정적인 감정과 충동성이 많이 수그러들었다. 이는 부정적인 감정을 지나치게 유발하는 뇌 안의 화학반응을 약물치료로 먼저 안정화시켰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과 행동에 뇌의 화학반응이 전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은 아니다. 남녀관계는 당연히 심리적, 사회적 요인들을 바탕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하지만 이 두가지 요인만으로 전부 설명되지 않는 것들도 많다. 특히 부부관계에서 반복적으로 심하게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날 때는 혹시 뇌에서 불안정한 생화학 반응이 일어나고 있지 않은지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우울함이나 불안함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연관이 많은 영역으로는 뇌 중앙의 변연계와 그 안쪽의 기저핵을 들 수 있다. 변연계가 안정되면 마음이 밝아지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과도하게 활동하면 우울해지고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 성향을 보인다. 부부의 경우 성적인 관심도 많이 줄어들어 성관계를 회피하게 된다. 기저핵은 신체에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의 긴장감과 불안감의 수준을 설정하고,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그러나 이곳이 과도하게 활동하면 불안, 공포, 긴장감을 느끼고, 미래에 대해 부정적이 된다.

변연계와 기저핵을 안정시키는 행동처방
 

변연계와 기저핵을 안정시키는 행동처방


·두 사람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라.
·파트너가 좋아하는 향수를 사용하라. 변연계는 후각에 예민하다.
·좋았던 기억을 늘려라. 그와 연관된 좋은 감정이 되살아난다.
·자주 신체적으로 접촉하라. 친밀감을 유발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는 부정적인 생각을 차단하라.
·미래를 미리 나쁘게 예측하는 습관을 버려라.
·심호흡과 명상을 하라. 자신의 감정을 이완시키고 나서 이야기해야 갈등을 좀더 원만하게 풀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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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김준기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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