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상대를 만날 확률도 계산해본 경제학자가 있다. 2010년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경제학 강사로 일하던 피터 배커스는 3년 동안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자, 진정한 짝을 찾을 확률이 얼마인지 ‘드레이크 방정식’을 이용해 따져보고 ‘나는 왜 여자친구가 없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드레이크 방정식은 미국의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가 외계인을 찾을 때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지 과학자들과 논의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한 외계인의 수가 얼마나 있을지를 추정하는 방정식이다. 실제로 그는 1961년 미국 그랜뱅크에서 열린 외계 지적생명체 탐색(SETI) 회의에서 이 방정식을 발표하고 회의에 참석한 과학자들과 각 변숫값에 대해 논의했다.
배커스는 드레이크 방정식의 각 변수를 자신의 이상형에 관한 여성의 수와 비율로 바꿨다. 예를 들면 통신이 가능한 외계인의 수를 운명의 상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의 수로, 행성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확률을 런던에 거주하는 24~34세 여성의 비율로 나타냈다.
그 결과 배커스와 운명의 상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영국 여성은 고작 26명뿐이었다. 특히 배커스가 사는 런던에서 한 번의 외출로 진정한 짝을 만날 확률은 0.00034%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배커스는 솔로들에게 짝이 없는 이유는 수학적으로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며, 결코 자신의 탓만은 아니니, 적극적으로 짝을 찾아 나서면 언젠가 짝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논문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