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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다섯! 연금복권은 연금이 아니다!

저는 피에르 페르마입니다. 오래전 파스칼과 확률 문제를 계산했던 게 생각나네요. 그때 게임에서 이길 확률을 구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었지요. 전 뭐든 보면 직접 계산해 봐야 직성이 풀리나 봅니다.

최근에 새롭게 ‘연금복권’ 이라는 새로운 복권이 등장해 그 열기가 무척 뜨겁던데, 다들 연금복권이 뭔지 아시나요? 그 인기가 엄청나 발행한 복권이 모두 다 팔린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에 연금복권이라 하기에 연금으로 복권을 준다는 얘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니더군요.
 

지난 7월에 등장한 연금복권. 이전의 복권과는 다르게 매달 당첨금을 나눠 받는다.
 

지난 7월에 처음 등장한 연금복권은 한 번에 당첨금을 주는 이전의 복권과 다르게 당첨금을 매달 500만 원씩 20년 동안 주는 복권입니다. 20년간 매달 500만 원씩 당첨금을 받으면 그 금액의 합은 12억 원이 되지요. 연금복권은 매회 630만 장의 복권을 발행합니다. 그중 1등 당첨 복권이 매회 2장으로 정해져 있어 당첨 확률은 1/3150000이 됩니다. 1등에 당첨될 확률이 1/8145060인 로또에 비해 당첨 확률이 3배가량 큽니다.

여러분은 만약 12억 원을 한꺼번에 받는 복권과 500만원 씩 20년을 나눠 받는 연금복권이 있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어요? 저라면 둘 중에 뭐라도 좋으니 당첨되기만 하면 좋겠습니다만.

연금복권은 이름에‘연금’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실제로 지급하는 당첨금에는 연금의 핵심 원리인 복리 개념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냥 12억 원의 당첨금을 240회로 나눠 500만원씩 주는 것이죠. 복리란 쉽게 말해‘이자에 이자를 붙여주는 것’을 말합니다. 1만 원씩 매달 저축할 때 이자를 매달 10%씩 복리로 준다면, 한 달 뒤에는 11000원, 그 다음달에는 11000원에 또 10%의 이자가 붙어 11000+1100=12100원이 되는 식이죠. 단리는 매달 1만 원에 10%의 이자인 1000원을 주는 방식입니다. 짧은 기간에서는 단리와 복리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의 힘은 커집니다.

복리의 힘을 잘 나타내는 한 일화를 말씀드리지요. 네덜란드의 총독이었던 페테르 미노이트는 1626년지금의 화폐가치로 24달러를 주고 원주민에게 미국의 맨해튼을 샀습니다. 만약 총독이 그때 24달러에맨해튼을 사지 않고 은행에 맡겼다면, 24달러는 380년이 지난 지금 그 값어치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매년 8%의 단리로 380년 뒤의 가치를 계산하면 9771달러가 됩니다. 반면 복리로 계산하면 무려 95조 달러가 돼 그 차이는 엄청납니다. 결국 연금복권의 이름에 ‘연금’ 이란 말이 들어가 있지만, 실제로 복리의 원리를 적용하는 연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연금처럼 매달 지급한다는 뜻만 포함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매달 500만원씩 20년을 받는 연금복권과 12억 원을 한꺼번에 받는 것 중에 어느 것이 금액으로 유리할지는 답이 나왔나요? 이자를 전혀 주지 않고,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지 않는 연금복권보다는 한꺼번에 12억 원을 받은 뒤 복리로 이자를 받는 것이 당연히 금액으로는 유리합니다. 그렇지만 매달 일정한 금액을 받아 안정성이 크기 때문에 연금복권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네요.

tip
단리는 등차수열, 복리는 등비수열


등차수열은 일정한 수가 커지거나 작아지는 수열이고, 등비수열은 일정한 수를 곱하면서 생기는 수의나열이다. 예를 들어 1, 2, 3, 4, …는 등차수열이고, 1, 2, 4, 8, …은 등비수열이다. 매달 같은 이자를 받는 단리가 등차수열과, 이전의 값에서 이자를 계산하는 복리는 등비수열과 관련이 있다. 복리가 위대한 이유는 덧셈이 아니라‘곱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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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장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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