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확률론의 창시자 블레즈 파스칼입니다. 얼마 전 복권 당첨 확률을 높이겠다며 과거의 복권 당첨숫자를 통해 당첨 번호를 맞힌다는 어이없는 기사를 봤습니다. 과거의 당첨 번호에 어떤 규칙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수학적인 분석을 하면 복권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확률을 조금만 알아도 그런 얘기를 꺼내지 못할 텐데 말이지요.
수학에서 ‘확률이란 어떤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수로 표현한 것’ 을 뜻합니다. 내일 비가 올 가능성, 내가 좋아하는 야구팀이 이길 가능성, 복권에 당첨될 가능성을 수로 나타낸 것이 모두 확률이지요. 확률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에 대한 특정한 사건이 일어날 경우의 수의 비로 구합니다. 예를 들어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올 확률을 구해봅시다. 동전을 던지면 앞이나 뒤가 나와 경우의수는 2가지입니다. 따라서 동전을 던져 앞이 나올 확률은 1/2이지요.
이제 복권 당첨 확률을 구해보겠습니다. 1부터 10까지 10개의 숫자 중 3개의 숫자를 뽑는 로또 복권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행운의 숫자가 1, 2, 3이라면 처음 숫자 1을 뽑을 확률은 1/10, 그 다음 2를 뽑을 확률은 1/9, 마지막 3을 뽑을 확률은 1/8입니다. 여기서 각각의 값을 모두 곱하면 1/720이 되지요. 그런데 행운의 숫자를 뽑는 데는 1, 2, 3 숫자의 순서가 상관없습니다. 1, 2, 3을 배열하는 방법은 123, 132, 213, 231, 312, 321로 이 6가지를 모두 같은 경우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1/720에 6을 곱합니다. 결국 구하려는 확률은 1/120입니다.
같은 방법으로 45개 숫자 중 6개의 숫자를 뽑는 당첨 확률을 구하면 어떻게 될까요? 경우의 수는 무려 8145060가지가 돼 당첨 확률은 1/8145060이 됩니다. 이 값은 한국의 인구가 약 5000만 명이라고 했을 때, 국민 전체가 복권을 사도 당첨자는 고작 6명이 나올 가능성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복권의 당첨 확률이 아주 작기 때문일까요? 사람들은 어떻게든 당첨 확률을 높이려고 애씁니다. 부질없는 일인데도 말이지요. 복권 당첨은 이전의 당첨이 다음 당첨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영향을 준다면 그 복권은 공정한 복권이 아니겠지요.
수학에서 이렇게 이전의 사건이 이후의 사건이 일어날 확률에 영향을 주지 않을 때 ‘확률이 독립적이다’ 라고 말합니다. 가위바위보나 주사위 던지기는 독립적인 확률의 대표적인 예이지요. 따라서 수학적으로 보면 복권의 당첨 확률을 높일 방법은 없습니다. 복권은 그냥 복불복이라는 말씀! 만약 수학적인 분석으로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면 저는 이미 복권으로 재벌이 됐을 겁니다.
아! 그런데 한 가지 방법이 있긴 있습니다. 확률을 높이는 방법 말입니다. 복권을 여러 장 사는 것이지요. 1장을 살 때와 10장을 살 때의 당첨확률을 비교해보면 10장을 샀을 때의 당첨 확률이 10배 더 큽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당첨 확률을 높이려면 복권을 굉장히 많이 사야 될 것 같군요.
tip
로또의 추첨, ‘비너스 추첨시스템’ 으로!
로또 6/45추첨은 ‘비너스 추첨 시스템’ 으로 이뤄진다. 프랑스에서 만든 기계로 세계적으로 40여 개 나라에서 쓰고 있다. 기계 내부에 들어가 있는 공기는 공이 무작위로 회전하는 것을 도와준다. 또 투명한 재질로 만들어져 바깥에서 추첨 과정을 쉽게 볼 수 있다. 추첨 공은 노랑, 파랑, 빨강, 회색, 초록으로 5가지 색이며, 지름 4.5cm에 무게는 약 4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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