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튀기는 에어프라이어를 비롯해 간장, 식초, 밀가루 반죽 등 온갖 조리 도구와 음식 재료들이 가득한 실험실에 들어갔습니다. 이곳은 라면을 연구하는 라면 연구실이에요. 풀무원의 라면 연구실에서 건면을 연구하는 이의찬 선임연구원을 만났습니다.
Q.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출근을 하면 가장 먼저 파일럿 테스트실이라는 곳으로 들어갑니다. 실제 라면 공장에서 라면을 제조하려면 대량 생산을 하기 때문에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어갑니다. 공장에서 생산하기 전에 연구실에서 라면을 소규모로 만들어 보면서 어떻게 라면을 만들지 방향을 잡는 거죠.
Q. 평소 라면 시식도 많이 하나요?
라면 시식만 하다가 하루가 끝나버릴 때도 있어요. 면 연구팀이라고 면만 만들면 되는 게 아니라, 스프와 면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자주 시식을 하며 맛을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지요. 풀무원 라면만 시식하는 게 아니라 다른 회사의 라면 신제품이 나오면 바로 구매해서 면에 무엇이 들어갔는지 성분을 확인해 보기도 합니다.
Q. 일반 라면과 건면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기름에 튀겨 만드는 ‘유탕면’과 달리, 건면은 따뜻한 바람을 쏴서 건조시킨 면이에요. 건조 과정에서 면 안에 있던 물이 면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면에 작은 구멍들이 생겨 유탕면과 비슷한 식감을 내지요. 유탕면보다 지방이 적게 들어 있어 열량이 낮아요.
면 한 가닥을 꺼내 잘라 보면 유탕면은 단면이 동그랗습니다. 그런데 건면은 단면이 네모나요. 건면은 유분기가 있는 유탕면보다 면발이 딱딱해 면적을 넓혀야 물을 많이 머금어 빨리 익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유탕면과 식감이 달라 건면을 먹으면 어색하다는 의견이 있었죠. 그래서 건면 연구원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건면의 단면을 원형으로 바꾸고, 더 빨리 익게 하기 위해 전분을 더 많이 넣어 면을 부드럽게 만들었어요. 결국 유탕면과 비슷한 건면을 만들 수 있었지요.
Q. 라면 연구자로서, 라면을 가장 맛있게 끓이는 꿀팁이 있으시다면?
라면 포장지 뒷면에 나와 있는 조리법을 지켜 끓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연구원들이 100℃ 기준으로 실험을 한 뒤 설정한 조리법이기 때문에, 조리법과 달리 물이 끓기 전(100℃가 되기 전)에 면을 넣어버리면 연구원들이 계획해 놓은 맛과 달라질 수 있어요. 본인만의 조리법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적어도 한 번은 정식 조리법대로 먹어 보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