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장난치지 말라고요? 에헴, 이건 엄연히 과학 실험이라고요! 곰팡이의 성장 환경을 연구하기 위해 마시멜로우의 배를 가른 과학자의 사연, 궁금하지 않나요?
동그란 실험 배지 위에 토끼 모양의 마시멜로우가 열을 맞춰 누워있어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 균류학자 매튜 카슨 박사는 이 마시멜로우 수십 마리의 배를 갈랐지요! 그리곤 배에 각각 주사기로 곰팡이를 주입했답니다.
마시멜로우의 주성분인 설탕과 옥수수시럽은 곰팡이가 좋아하는 먹이 중 하나예요. 반면 마시멜로우에는 곰팡이가 번식하는 걸 막기 위해 식품 방부제인 ‘소르빈산칼륨’도 들어있어요. 그래서 카슨 박사는 과연 마시멜로우에서 곰팡이가 번식할 수 있는지 실험해 보기로 했어요. 마시멜로우에 주입한 곰팡이는 밤나무줄기마름병균, 벼알보리버섯 등 12종류예요. 나무를 분해하는 곰팡이, 나무에 병을 일으키는 곰팡이, 항생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푸른곰팡이 등 다양한 종류의 곰팡이를 선정했답니다.
마시멜로우 배 속에 곰팡이를 넣은 지 24시간이 지난 후, 카슨 박사는 살균된 물 500μl(마이크로리터. 1μl는 백만 분의 1l)를 마시멜로우 표면에 떨어뜨렸어요. 곰팡이의 번식에 수분이 필요하거든요. 2주 후, 푸른곰팡이(Penicillium commune)를 주입한 마시멜로우 표면에서 곰팡이끼리 얽힌 균사체가 발견됐어요. 방부제가 든 마시멜로우에서도 살 수 있는 곰팡이를 찾은 거예요. 카슨 박사는 “장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곰팡이를 다양한 숙주에서 키워 보는 것은 당연하고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