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과동의 간식 지킴이 박연수 기자예요. 얼마 전, 제게 독자 제보가 하나 들어왔어요. 지난여름, 바닷가에서 갈매기에게 억울하게 과자를 빼앗겼다는 거예요. 이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갈매기로부터 과자를 지킬 과학적인 방법을 알려줄게요!
시원한 바닷가에서 맛있는 과자를 먹으려는 순간, 갈매기 한 마리가 과자를 낚아채 간다면? 억울한 순간이 아닐 수 없죠. 이런 일을 피하려면 갈매기를 째려보세요! 무슨 황당한 말인가 싶겠지만 지난 8월, 영국 엑서터대학교 생태보존연구소 매들린 고마스 연구원이 실험으로 밝혀낸 사실이랍니다.
실험은 영국 콘월의 한 해변에서 진행됐어요. 고마스 연구원은 해변 바닥에 감자튀김 250g을 두고 1.5m 떨어져 웅크리고 있었지요. 그리고는 갈매기를 쳐다볼 때와 갈매기에게 시선을 주지 않을 때의 상황을 비교했어요. 총 74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했고, 이 중 19마리가 사람의 눈치를 살폈지요.
그 결과, 갈매기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지 않았을 때는 3~167초 사이에 모두 감자튀김을 가져가려 했어요. 반면, 사람과 눈이 마주쳤을 때는 4~300초가 걸렸지요. 또, 눈이 마주쳤을 때 19마리 중 6마리는 감자튀김을 건드리지도 못했지요.
실험에 참여한 갈매기는 모두 재갈매기로 멸종위기종이지만, 시민들에겐 간식을 빼앗는 골칫거리로 여겨지기도 해요. 연구를 이끈 고마스 연구원은 “갈매기도 인간의 눈치를 보고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가 갈매기와 사람 사이의 갈등을 줄여서 갈매기를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