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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공지능이 사투리를 배운다

오! 마침 나처럼 사투리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사투리를 구매하고 있어. 전국 각지의 사투리를 모으고 있다는데, 사투리를 왜 사냐고?

 


“가쉬기(칼국수) 맹그는(만드는) 법 알려줘.”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걸 도와드릴게요.”
인공지능 스피커에 사투리로 명령을 내리자 돌아온 대답이에요. 인공지능은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명령을 이해해요. 그런데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된 대부분의 언어 자료가 표준어라 사투리는 알아듣지 못하지요. 하지만 곧 사투리를 알아듣는 인공지능이 탄생할 예정이에요.


지난해 11월부터 인공지능(AI) 기업 솔트룩스는 ‘당신의 사투리를 삽니다’라는 포스터를 내걸고 인공지능 학습에 이용할 한국어 방언 정보를 대규모로 수집하고 있어요.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인공지능은 앞으로 각 지역의 사투리도 알아듣게 될 거예요.


솔트룩스는 사투리를 말하는 ‘화자’, 소리를 글로 바꿔줄 ‘전사’, 제대로 작성됐는지 확인하는 ‘검수’ 등 3가지 분야에서 참가자를 모았어요. 참가 자격은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에서 10년 이상 살아왔고, 사투리를 사용하는 20~70대지요. 


먼저, 화자는 제시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고, 이를 녹음해요. 전사자는 이 녹음 파일을 들으며 사투리를 사전에 적힌 표준어로 바꿔 글자로 입력하지요. 이후 검수자는 녹음과 파일에서 잘못 바뀐 것은 없는지 확인해요. 그 뒤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는 파일로 저장하지요.
이 과정을 모두 거쳐 정리된 사투리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서 운영하는 ‘AI Hub’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공개될 예정이에요. 덕분에 지역과 연령에 상관없이 AI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게 되는 거랍니다.

 


이 사업을 계기로 사라져가는 사투리도 지킬 수 있을 거예요. 사투리는 그 지역의 역사와 전통, 문화가 깃든 소중한 문화 자원이에요. 하지만, 표준어 교육이 일반화되고 TV와 인터넷의 영향으로 사투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2015년 국립국어원이 진행한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에 따르면, 일상에서 사투리 사용 비중이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에 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요. 사투리를 모으는 솔트룩스는 “이 사업을 통해 사투리가 사라지는 속도가 늦춰지길 바란다”고 말했답니다.

 

 

 

●인터뷰 "사투리가 있어야 표준어도 있는 거예요."

김덕호(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Q사투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사투리는 지역의 정서가 깃든 소중한 문화유산이에요. 다양한 갈래로 나뉘고, 옛말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사투리가 사라진다는 건 우리말의 뿌리가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랍니다. 그런데 점점 사라지고 있어 매우 안타까워요. 저는 사투리를 지키기 위해 그동안 국립국어원과 꾸준히 사투리를 모았고 이번엔 솔트룩스와 함께 사투리를 모으고 있답니다. 

 

 Q인공지능이 사투리를 배우는 이유는요? 


지역과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인공지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사투리를 배운 인공지능이 사투리를 쓰는 노인분들과 대화하고 사투리를 모르는 어린이들과 소통하게 하는 다리가 되길 바라요. 그리고 사투리로 지역성을 듬뿍 담은 작품까지 창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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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연수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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