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홍날개꽃매미를 알고 있나요? 날개 안쪽이 선명한 주홍색을 띠고 있는 주홍날개꽃매미는 나무 수액을 마구 빨아먹는 해충이지요.
2008년 경, 주홍날개꽃매미의 수가 갑자기 늘어나서 문제가 됐어요. 그런데 그 이유가 보니 놀랍게도 나무였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 주홍날개꽃매미가 좋아하는 ‘가죽나무’의 수가 확늘어났거든요. 가죽나무는 원래 따뜻한 중국 남쪽 지역에서 살던 외래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가로수로 쓰였지요. 원산지보다 추운 우리나라 기후에 잘 적응하지 못했지만, 2006년에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가죽나무 수가 늘기 시작했지요.
이처럼 외래종 식물이 늘어나면 우리가 잘 모르는 해충들이 늘어날 수 있어요. 녹지의 식물이 바뀌면, 식물을 먹고 사는 1차 소비자의 종류도 바뀌거든요. 그런데 요즘에는 가죽나무를 포함해 리기다소나무, 미국자리공, 가시박 등 외래종 식물이 마구 늘어나고 있대요. 이런 외래종 식물보다 우리나라에서 오래 살아온 ‘자생종’ 식물을 많이 심는 건 어떨까요? 자생종은 특히 꿀벌에게 큰 도움이 돼요. 꿀벌은 꽃의 꽃가루를 옮겨서 씨앗과 열매를 맺게 하는 아주 중요한 곤충이에요.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꿀벌 수가 40~45% 줄어서 문제가 되고 있어요. 우리나라 토종벌도 2010년에 약 75~80%가 사라졌답니다. 꿀벌을 죽이는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가 퍼지고, 꿀벌이 꿀을 빠는 ‘밀원식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지요.

자생종 식물의 꽃은 꿀벌이 아주 좋아하는 밀원식물이랍니다. 우리가 들국화 같은 자생종을 녹지 여러 곳에 심으면 꿀벌에게 달콤한 밥을 줄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꿀벌이 꽃가루를 옮기 때문에 식물도 좀 더 많은 열매와 씨앗을 맺을 수 있고요. 꿀벌은 한 녹지의 꽃가루를 다른 녹지로 전달하며 식물들의 유전자가 서로 섞이게 해주고, 녹지도 넓히는 소중한 존재랍니다.
